2020 충무공 이순신 백의종군길 도보 대행군 기행록(14)
14. 이백면 거쳐 운봉에 이르다(남원 향교 – 운봉초등학교 20km)
8월 20일(목), 아침 7시 반에 숙소 근처의 기사식당에서 소박한 아침을 들고 8시에 이백면방향으로 향하였다. 걷기 13일째, 후반부에 들어선다. 법원과 검찰청사, 시외버스터미널 등 중심가를 거쳐 남원 시내를 가로지르는 하천 요천 길로 접어드니 멀리 웅장한 지리산이 시야에 들어오고 넓은 하천으로는 맑은 물이 힘차게 흐른다.
춘향로 따라 한 시간여 걸으니 이백교에 이른다. 그곳의 편의점에서 음료수 파티, 사흘간 함께 걷고 올라간 강호갑 단장 대리의 부인이 당부한 음료제공이다. 아침식사는 오늘로 걷기를 마감하는 박해룡 대원이 부담하였고. 금일봉을 비롯하여 식사와 차, 음료를 대접한 모든 분들께 감사!
이백교 건너서 이백면이 시작된다. 보도가 잘 닦여진 도로가 면소재지까지 한 시간 넘게 이어지는 편안한 도로, 가는 길목에는 남원시 농업기술센터, 남원시문화센터 등의 반듯한 문화시설들이 산뜻하게 지어져 있다. 어느 마을 지나며 들은 확성기 방송, 남원 시내 일원에 폭염특보가 발효 중이니 외출을 삼가고 물을 자주 마시는 등 건강관리에 유념하라는 내용이다. 오전부터 따가운 햇살, 폭염 속에 걷는 일행도 체력관리에 유의하여라.
오전 10시 반에 이백면사무소에서 스탬프 휴게, 조영섭 지리산권 마실 대표와 양순철 면장 등이 청사 암에 나와 일행을 맞는다. 면장에게 물으니 주민은 2,300여 명이고 농업이 주업인데 지역특산으로 부각 공장이 여럿 들어섰다는 설명, 아무쪼록 풍요로운 고장으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코로나 때문에 청사 안 출입은 자제, 환담 후 기념사진을 찍고 냉수 한 병 씩 챙겨 운봉으로 향한다.

이백면에서 운봉 가는 길은 백두대간의 여원재(해발 470미터)를 넘어가는 난코스, 여원재 초입까지 2km쯤 완만한 경사의 마을길을 지난다. 도중의 평촌리에 이르니 제기 등을 만드는 장인 이덕형 씨가 얼린 물을 한 병씩 제공하며 더운 날 체온조절 잘 하기를 당부한다. 잠시 더 올라가니 목가마을회관 앞 경로정에서 휴식하던 동네어른들이 무사완보를 기원하며 쉬어가기를 권한다.
산길 초입에 있는 양가저수지를 지나 한 시간 반 남짓 오르는 여원재 길은 조용섭 대표가 개발한 백의종군길, 3km 남짓의 오르막길이 잡초가 무성하게 우거지고 길이 사라져 애먹었던 코스다. 날씨는 무덥고 토사가 무너져 내렸다는 이야기도 들은 터라 단장에게 미리 이 코스를 우회하겠다고 양해를 구하였다. 저수지 옆의 좁은 길까지 따라가 사진을 찍고 지원차량에 탑승, 여원재에 이르러 충무공 이순신 백의종군로의 설명문과 여원치의 개략을 살폈다.

여원재 초입의 양가저수지 옆을 지나는 일행
여원재에서 살핀 충무공 백의종군로의 설명 내용,
‘1592년 임진왜란 발발 이후, 명나라와 일본 간의 강화 협상이 결렬되자 일본은 1597년 1월 정유재란을 일으킨다. 이때 왜군의 거짓 정보를 접한 선조는 이순신 장군으로 하여금 부산포로 가서 왜군을 맞아 공격하라고 하나 장군은 불가한 이유를 들어 왕명을 따르지 않다가 의금부에 투옥되고 4월 1일에야 다시 풀려나게 된다. 이때 조정은 경남 초계(지금의 합천) 권율 도원수 휘하에서 계급 없이 전쟁터에 임하라는 백의종군을 명하는데 이로부터 120일 후인 1597 년 8월 3일 이순신 장군이 다시 삼도수군통제사로 제수받기 전까지 움직인 동선을 ‘충무공 이순신 백의종군로’라고 한다. 서울을 출발한 장군은 경기도, 충청도, 전라북도의 여산, 삼례, 전주, 임실을 거쳐 남쪽으로 향하는데 4월 24일부터 25일까지 남원과 운봉에서 이틀을 머문다. 이때 권율 도원수가 순천에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합천으로 가려던 계획을 바꿔 구례를 거쳐 순천으로 향하게 된다. 남원의 백의종군로는 장군이 남원에서 구례로 가는 2박 3일간의 여정을 담은 것 이다. 이순신 장군의 고독한 발자취를 경건한 마음으로 걸어보자. 오수교차로 - 월평정류소(2.5km) - 사매교차로(2.7km) - 오리정휴게소(1.5km) - 뒷밤재(2.6km) - 축천교(5.6km) - 동림교(2.4km) - 월락삼거리(2.1km) - 이백초등학교(5.0km) - 양가저수지(2.2km) - 여원재(3.0km) - 운봉초등학교(3.5km) - 주천외평마을(13km) - 밤재(7.0km) - 구례(남원구간 53.1km)’
여원재에서 1km 거리에 점심장소가 있다. 그곳으로 가서 대기하는 동안 오전에 걸었던 행로를 노트북에 정리하니 한 시간여 지난다. 일행을 맞이하러 다시 여원재로 걸어가 반갑게 조우, 여원재 오르막길이 많이 훼손되어 예상보다 더 힘들었다고 말한다. 험한 길 걷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여원재 넘어 걸어오는 일행들
일행과 함께 식당에 도착하니 두 시가 가깝다. 점심메뉴는 한식 뷔페, 식성 따라 맛있게 들고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최종목적지인 운봉초등학교 거쳐 오후 3시 반에 숙소에 도착하였다. 박해용 대원은 걷기를 마치고 자택이 있는 부산으로 떠나고. 그간 수고하셨습니다. 다시 만납시다.
숙소는 민박집, 저녁과 아침을 숙소에서 제공한다. 저녁 메뉴는 닭백숙, 힘들게들게 걸었으니 영양보충하고 편히 쉬세요.
* 걷는 동안 각 지역의 벼농사가 풍년이어서 흐뭇한 기분이었는데 남원에 이르니 곧 수확해도 될 것같이 여문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운봉에 들어서니 사과도 크게 자라 결실이 멀지 않아 보이고. 수확과 결실의 계절이 다가오는데 우리는 무엇으로 열매 맺을까, 하루하루 소중한 날들이다.

이백면 초입의 잘 익은 벼, 온 땅에 풍년가 울려라
첫댓글 오늘은 기행록이 일찍 올라왔군요~
들판은 어느새 가을 풍경으로 교수님덕분에 눈호강합니다.모처럼 일찍 쉬실수 있음을 축하드려요.
힘든 코스 너무 수고하셨습니다. 무사 완보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