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윳따 니까야(각묵스님 옮김), 제1권 게송을 포함한 가르침, 제1주제 천신 상윳따(S1),
제2장 난다나 품 - 사밋디 경(S1:20) 』
사밋디 경(S1:20)
Samiddhi-sutta
4. 그러자 그 천신은 땅 위에 내려와 사밋디 존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비구여, 그대는 젊고 청춘이고 활기차며 머리칼이 검고 축복 받은 젊음을 구족한 초년의 나이에
감각적 욕망을 즐겨보지도 못한 채 동진(童眞)으로 출가하였습니다.
비구여, 인간에게 풍족한 감각적 욕망을 누리시오. 목전에 분명한 것을 제쳐두고 시간이 걸리는
것을 추구하지 마시오."
"도반이여, 나는 절대로 목전에 분명한 것을 제쳐두고 시간이 걸리는 것을 추구하지 않습니다.
도반이여, 나야말로 시간이 걸리는 것을 제쳐두고 목전에 분명한 것을 추구합니다.
왜냐하면 세존께서는 감각적 욕망이란 시간이 걸리는 것이고 괴로움과 절망이 가득하며 거기에는
많은 위험이 따른다고 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법은 세존에 의해서 잘 설해졌고, 스스로 보아
알 수 있고, 시간이 걸리지 않고, 와서 보라는 것이고, 향상으로 인도하고, 지자들이 각자 알아야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96)
5. "비구여, 그러면 어째서 세존께서는 감각적 욕망이란 시간이 걸리는 것이고 괴로움과 절망이
가득하며 거기에는 많은 위험이 따른다고 하셨습니까?
그리고 어째서 이 법은 세존에 의해서 잘 설해졌고, 스스로 보아 알 수 있고, 시간이 걸리지 않고,
와서 보라는 것이고, 향상으로 인도하고, 지자들이 각자 알아야 하는 것입니까?
"도반이여, 나는 출가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근래에 이 법과 율에 들어온 신참입니다. 그래서 나는
자세하게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지금 그분 세존ㆍ아라한ㆍ정등각자께서는 라자가하에서 따뽀다(온천)
원림에 머물고 계십니다. 그분 세존께 다가가서 이 뜻을 질문 드리십시오. 그래서 세존께서 그대에게
성명해 주시는 대로 마음에 지니십시오."
6. "비구여, 우리가 그분 세존께 다가가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분은 큰 위력을 가진 다른 천신들에게
에워싸여 계십니다.97) 비구여, 그러므로 만일 그대가 그분 세존께 다가가서 이 뜻을 질문해 주시면
우리도 역시 법을 듣기 위해서 가겠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도반이여."라고 사밋디 존자는 그 천신에게 대답한 뒤에 세존께 다가갔다. 가서는
세존께 절을 올린 뒤 한 곁에 앉았다. [10] 한 곁에 앉아서 사밋디 존자는 세존께 이렇게 말씀드렸다.
7. "세존이시여, 저는 밤이 지나고 새벽이 되어갈 때 일어나 온천으로 목욕을 하러 갔습니다. 온천에서
목욕을 하고 나와 옷 한 벌 만을 입고 몸을 말리고 있었습니다.
그때 그 밤이 지날 즈음 어떤 천신이 아주 멋진 모습을 하고 온 온천을 환하게 밝히면서 저에게
다가왔습니다. 다가와서는 허공에 서서 게송으로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천신]
'비구여, 누리지도 못하고 그대 걸식하고 있으니
누린 뒤에 걸식할 줄 그대 모르는구려.
비구여, 누린 뒤에 그대 걸식 행하시오.
세월이 그대를 지나치게 하지 마오." {44}
[사밋디 존자]
'세월이라 하는 것을 나는 아예 모르나니
세월이란 감춰져서 보이지 않는다오.
그래서 누리지 않고 나는 걸식한다오.
세월이 나를 지나치지 않게 한다오.' {45}
··· ··· [11]
8. "이렇게 말하자 그 천신은 저에게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비구여, 우리가 그분 세존께 다가가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분은 큰 위력을 가진 다른 천신들에게 에워싸여 계십니다. 비구여, 그러므로 만일
그대가 그분 세존께 다가가서 이 뜻을 질문해 주시면 우리도 역시 법을 듣기 위해서 가겠습니다.'라고.
세존이시여, 만일 그 천신의 말이 사실이라면 그는 이 근처에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말씀드리자 그 천신은 사밋디 존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비구여, 질문을 하십시오. 비구여, 질문을 하십시오. 나는 이미 도착하였습니다."
96) 이 구절은 법에 대한 정형구로 정착이 되어 여러 경들에 나타나고 있다. 이 정형구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청정도론』 Ⅶ.68 이하를 참조할 것.
97) "'큰 위력을 가진 다른 천신들(mahesakkhā devatā)'이라는 것은 각각의 신들의 왕은 10억이나
100억의 측근(parivāra)을 거느리고 있다. 그들은 자신들의 가장 큰 자리(ṭhāna)에 서서 여래를 뵙는다.
그러므로 나와 같은 위력이 적은 여성으로 태어난 천신은 세존을 뵐 기회를 가질 수 없다는 말이다."(SA.i.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