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대장동게이트 진상규명 범시민연대 회원과 시민들이 故이병철씨 유해가 안치된 서울1 양천구 신월동 메디힐병원 장례식장에서 추도식겸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석구 기자
지난 11일 서울 양천구의 한 모텔에서 숨진채 발견된 고(故) 이병철 변호사는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전국을 순회하며 ‘이재명 쌍욕 녹음파일 방송’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변호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녹취파일을 처음 공개한 인물이다.
13일 자유일보가 단독입수한 대장동게이트진상규명범시민연대(상임대표 장기표, 공동대표 이병철) 비공개 회의록에 따르면 이 변호사는 지난 6일 여의도 한 카페에서 모임을 가졌다. 이 모임에는 장기표·이호승·이민구 대장동부패수익환수국민운동본부 상임대표, 이호선 환수단 실무단장, 친문단체인 ‘문(文)사랑’ 관계자를 비롯해 12명의 인원이 참석했다
대장동부패수익환수국민운동본부 상임대표, 이호선 환수단 실무단장, 친문단체인 ‘문(文)사랑’ 관계자를 비롯해 12명의 인원이 참석했다.
특이한 점으로는 장기표 상임대표 등 야권쪽 인사 뿐만 아니라 친문단체 관계자 등 여권 지지 인사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는 점이다. 고 이병철 변호사 본인도 문재인 대통령 지지 단체인 ‘깨어있는시민연대당’을 통해 변호사비 대납 의혹 녹취파일을 공개했다. 대장동 특혜에 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는 공감대 위에서 정치 성향과 지지정당을 초월해 지난해 12월 결성된 이 모임은 ‘대장동게이트 진상규명 범시민연대’(대진범)이라 명명됐다.
이날 대진범 모임에서는 대장동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방안이 논의됐다.
대진범은 먼저 1월 14일 오전 11시,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가 위치한 한양빌딩 앞에서 약 20개 단체, 299명이 참여하는 집회를 열기로 했다. 이들은 민주당을 향해 대장동게이트 진상규명에 협조할 것과 대장동 특검 수용을 촉구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대장동 의혹 진상규명 외에도 이재명 후보의 낙선운동 실행안도 논의됐다.
첫 번째로, 고 이병철 변호사가 ‘이재명 후보의 형수쌍욕’ 녹음파일을 확성기를 통해 방송하는 차량을 몰고 전국을 순회하는 안이 가결됐다. 구체적 실행 계획으로는 차량과 방송장비를 장기표 상임대표가 구입해 이병철 변호사에게 명의 및 소유권을 이전하고 활동에 필요한 경비는 대진범에서 지출하기로 했다.
두 번째로, 대진범 산하에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공) 개발사업본부장, 김문기 전 성남도공 개발사업1처장 사망 진상조사위원회를 두기로 했다. 이 위원회는 유 전 본부장과 김 전 처장의 석연치 않은 사망에 대한 의혹을 집중적으로 파헤칠 예정이었다.
이렇게 구체적인 활동 계획을 세워놓고 계획을 실행에 옮기려던 상황에서 고 이병철 변호사가 8일부터 연락이 끊기는 일이 일어난 것이다. 불과 이틀 전까지만 해도 대진범 회의에 참석해 활동계획을 세웠고, 바로 며칠 뒤 방송차량을 몰고 전국을 순회하려는 계획을 세울 정도로 건강에 문제가 없었던 이 변호사였기에, 이 변호사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대진범 측은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