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캡) 어제밤 백년만에 최대의 달이자 완벽한 보름달이라는 슈퍼문을 보았는가? 어떻던가?
까마귀들) 참으로 장대했습니다....원더풀입니다...그 멋짐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습니다...소원을 빌어야겠는데 그 멋진 모습에 매료돼 소원 비는 것도 잊어버렸습니다.
까마귀캡) 그렇구만. 참 멋지더라구. 그래서 엄청난 보름달에 소원을 빌기도 했으리라 생각이 들어. 오늘밤도 슈퍼문은 계속되니 어제 못본 까마귀들은 오늘 보시기 바라네.
까마귀1)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세상을 떠난 뒤에도 이런 저런 소식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워낙 오랫동안 권좌에 있었기때문이며 태양이 지지 않는 대영제국의 여왕이었으니 더욱 그리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칭송하는 그룹과 폄훼하는 그룹들로 나뉘어지는 것 같습니다. 과거 영국의 오랫동안의 식민지생활로 이런 저런 어려움을 겪은 나라들의 사람들은 대체로 무덤덤 내지는 그다지 슬퍼하는 분위기가 아닌 것 같은 반면 영국의 강한 영향을 받은 나라들에서는 추모의 분위기가 확연히 느껴집니다.
까마귀2) 여왕이 서거한 뒤 첫 주말 영국 전국에서 추모객이 모여들며 버킹엄궁 주변은 인산인해였습니다. 아침 일찍부터 버킹엄궁으로 향하는 지하철안은 조화를 든 승객들로 빈자리 없이 가득 찼다고 하네요. 후계자인 찰스 3세는 이제 킹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여왕에 대한 추모는 오는 19일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엄수되는 장례식에서 최고점에 이를 것으로 보입니다. 영국에서 왕의 존재 즉 군주제의 존속은 언제나 뜨거운 논쟁거리일 수밖에 없습니다. 비록 지금 추모의 열기라고 해도 영국인들이 군주제와 관련해 모두 한마음일 수는 없는 것이겠지요.
까마귀3) 영국에서 모든 행사가 스톱됐습니다. 여왕의 타계와 관련된 것이지요. 스포츠도 예외가 아닙니다. 영국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10일에서 12일에 있을 경기를 치르지 않는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에대한 찬반논란도 뜨겁습니다. 은퇴한 영국출신 유명 축구선수인 피터 크라우치는 경기중단이 능사가 아니라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추모를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고 경기를 치르면서 추모하는 것이 더욱 가치있는 추모방식이 아니겠냐는 것이지요. 무턱대로 중단하는 것이 더욱 권위주의적 압박으로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타계한 여왕도 결코 바라지 않는 방식이라는 말이지요. 하지만 영국에서 대부분 행사는 중단됩니다.
까마귀4) 영국 여왕의 타계에 샴페인을 터뜨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아르헨티나 텔레비젼 프로그램 진행자이자 기자인 산티아고 쿠네오는 생방송 도중 여왕의 서거 소식에 샴페인을 터뜨리면 축하해 논란을 빚고 있습니다. 아르헨티나와 영국은 여왕 재임 시기였던 1982년 영국과 포클랜드 전쟁을 벌였습니다. 아르헨티나의 포클랜드 제도는 지금까지 영국령으로 남아있으며 이 지역을 둘러싼 두 국가간 영토분쟁은 계속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와관련해 아르헨티나인들의 반응은 분명하게 갈리고 있습니다. 자신은 아르헨티나 사람이지만 쿠네오의 행동을 찬성하지 않는다는 반응도 있지만 일반적인 아르헨티나인들은 쿠네오의 태도를 이해하고 적의 수장의 죽음에 애도할 이유가 없다는 태도입니다. 한국 누리꾼들도 일본의 왕이 죽으면 한국인들도 애도를 해야하는 것인가...아르헨티나는 포클랜드 전쟁으로 많은 희생자가 났다 그런데 왜 그들이 적국의 수장 죽음에 애도해야 하느냐...그래도 방송에서 대놓고 하는 것은 좀 그렇다...등등의 반응입니다. 영국의 식민지를 경험했던 국가들의 느낌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까마귀5) 이런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은 오는 19일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의 장례식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윤 대통령은 이달 중순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에 참석하는데 이에 앞서 영국을 방문해 장례식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고 하네요.
까마귀6) 윤 대통령의 부인인 김건희 여사에 대해 더불어 민주당이 추진하는 김건희 특검에 국민 62.7%가 필요하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32.4%였습니다. 김 여사의 허위 경력 의혹 등에 대한 경찰의 무혐의 처분에 대해서는 불공정한 수사 결과라는 응답이 64%, 공정한 수사 결과라는 응답이 24%로 나타났습니다. 대통령에 대한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평가는 30.4%, 부정 평가는 63.6%로 각각 집계됐다고 하지요.
까마귀7)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넉 달이 지났지만 교육부장관은 아직 공석입니다. 아직도 보건복지부와 교육부는 장관이 없습니다. 복지부의 경우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1차관이 장관에 내정됐지만 교육부 장관후보자 내정에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교육부 장관의 경우 김인철 후보자와 박순애 전 장관은 이런 저런 구설에 올라 후보자를 사퇴하거나 경질된 것이죠. 교육부장관의 경우 후임 장관 인선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저런 후보자가 거론되지만 또 낙마하거나 문제가 생겨 경질될 경우 그 파장은 이루 말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하지만 이래서는 백년지대계가 아니라 백일대계도 안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까마귀캡) 얼마 있으면 일본의 전 총리인 아베의 국장이 있을 예정인데 일본 분위기가 심상치않은 것 같은데. 어떤가.
까마귀8) 이제 2주뒤인 오는 27일 아베의 국장이 있습니다. 지금 일본은 국장 반대 목소리가 찬성 여론보다 훨씬 앞서면서 기시다 총리가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습니다. 한때 아베의 국장에 찬성하는 의견이 많았지만 지금은 반대하는 여론이 60%에 달하고 있습니다. 임기동안 한 것이 없는데 무슨 국장이냐 그리고 아베가 통일교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는데 그의 장례식을 왜 국민들의 세금 166억원으로 치뤄야 하는냐는 것입니다. 또한 국회 동의도 없이 정부가 일방적으로 국장을 결정한 것도 반감의 중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일본인들은 왠간해서는 대규모 집회를 열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번 아베 국장과 관련해서는 일본인들이 집회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까마귀9) 4.16 세월호 참사의 원인과 진상 그리고 안전사회를 위한 권고안을 담은 종합보고서가 발간됐습니다. 세월호 참사후 8년만의 일입니다. 이 보고서의 핵심은 배는 위험했고 정부는 무능했다입니다. 이 보고서는 참사 당시 책임을 다하지 못한 국가 시스템의 실태를 구체적으로 담아냈다고는 하지만 유족들이 기다려 온 침몰 원인 등이 제대로 규명되지 못한 점은 숙제로 남게 됐습니다.
까마귀캡) 이런 엄청난 재난은 짧은 시간안에 구체적인 원인들이 규명되기는 힘들겠지. 하지만 세월호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앞으로도 계속해서 꾸준하게 규명하려는 마음과 각오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 추석 연휴라고 우리 까마귀들의 생활에 변화가 있겠는가. 그날이 그날 같은 것이 우리네 삶 아닌가. 우린 그냥 인간사를 내려다 보면서 느낀 것을 서로 이야기할 뿐이지. 까마귀는 원래 외로운 것이다 그래서 까마귀다라는 것을 생각하고 집으로 돌아가자고. 고생들 하셨네.
2022년 9월 11일 화야산방 까마귀 대화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