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마대사의 9년 면벽이 일반인들의 눈에는 대단한 인내라 생각 됩니다.
깨달음을 얻기 위해 굴속에서 9년씩이나 면벽 수행을 했다니...
대단한 분들이나 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또한 동시에 불교는 각고의 고생 끝에 깨달음을 얻는 종교인가 보다 하는
다소 부정적인 선입견을 주기도 합니다.
불자 들 조차도 부족 투성이인 평범한 자신은 어렵다 생각하고,
면벽 9년이야 스님들 중에서도 정말 대단한 분들이나 하는 거고,
일반 불자들은 어차피 면벽할 여건도, 자신의 기량도 안 된다 생각하기에
면벽은 대단한 분들에게 맡기고,
나는 서원을 세워 열심히 경전 익히고 암송하고 염불하고
부처님 전 공양 올리고 구하고 그러다 보면 깨달음에 다가가도록 도와주시겠지 하는
의타적인 마음을 가지기 쉽죠.
개인적으로도 뒤를 돌아보면, 달마는 역시 출중한 인물이야, 9년씩이나 면벽을,
대단한 분이니까, 역사를 통해 이름이 이어져 오는 분이시지 하며 말입니다.
그런데 달마대사의 9년 면벽의 속뜻을 살펴보면 상황이 달라진다 싶습니다.
동안 스피커님을 통해 알게 된 진실에 입각해서 조망해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첫째 달마가 본 것은 벽이 아니고 의식(空)이었다
- 色인 벽의 정체는 의식
- 벽은 安定化된 意識
- 벽은 벽이 아니다, 그 이름이 벽이다(금강경)
둘째 달마는 自我가 사라진 無我
- 9년 면벽이라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자아가 점점 희박해졌을 것임,
- 자아가 희박해 진만큼 그 자리가 단일의식으로 드러남 현상,
- 또한 무아는 시간에 저촉 받지 않음. 앞뒤가 끊어지고 순간만 이어짐을 아니까
- 아! 달마는 매 순간 단일의식을 선택하고 있었겠구나,
그러니 9년의 긴 세월도 우리가 상상하는 그런 고통은 아니었겠네,
- 참을 것이 없는 것이 인내란 말이 있었는데, 달마는 참을 내가 없어졌겠구나.
- 자아가 작아지는 만큼, 면벽의 부담도 작아져 간 것은 아닐까?
셋째 벽과 달마가 원래 하나였다
- 단일의식 한 통속 안의 일,
- 不去不來,
- 벽과 달마가 하나였다면 면벽 9년이 힘들 것이란 생각은 기우였네~
넷째 달마라는 의식이 벽이라는 의식을 보고 있었다
- 결국 의식이 의식을 의식하고 있었다.
- 의식이 의식을 보는 데는 分離나 境界線 없음
다섯째 달마가 벽을 보는 줄로만 알았는데, 막상 벽이 달마를 보고 있기도 했었겠네?
- 벽이 달마를 본거라면 9년이 긴 세월이 될 수는 없다
- 무심한 벽에게는 시간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 일테니까.
여섯째 단일의식이 달마를 통해 벽을 보고, 단일의식이 벽을 통해 달마를 보고 있었네
- 달마와 벽은 단일의식이 자신의 자각을 위해 드러내는데 쓰이는
일종의 평등하고 동일한 일시적 도구들 이었었네,
- 달마와 벽은 연극 속의 배역과 무대장치와 같은 존재이므로,
막상 연극이 끝나고 나면 아무 일도 없었던거네.
- 9년짜리 긴 가상 연극 이었나~
일곱째 달마가 주체이고 벽이 객체라는 주객의 이원성 사라짐
- 본래 주객 없는 한바탕의 단일의식만 있었을 뿐
- 잠시 실감나게 느껴 보려고 생각이란 수단으로 잠시 주객 나눔 현상이 있는 듯했을 뿐
- 自我觀點에서 單一意識 觀點으로의 轉換
- 주객이 임시 나타났다 사라지고 나면, 남는 것은 스스로 있는 단일의식 뿐
여덟째 달마는 면벽한다고 벽 앞에 앉기도 전에 이미 깨달음을 마쳐 있었던 거네
- 9년 동안 애써 벽 앞에 앉아 있지 않았어도 자신이 이미 깨달음 자체였는데.
그 사실을 달마도 처음에는 발견하지 못했기에 면벽이라는 수단이
필요 했던 것이었나?
- 누구나 스스로 갖추고 있는 이일 하나 알자는 일이었는데,
눈 밝은이가 일러 주는 것을 믿고 이해하면 좀 더 쉬운 접근이 되었을텐데
귀뜸 해 줄만한 주변의 스피커가 당시 없었기에 9년이란 긴 세월의 수행이 필요했던 건가?
돈오돈수에 이어 돈오점수까지 염두해 둔거라면 면벽 9년이 길다고 할 수도 없지.
평생을 해야 하는 일이니까.
- 9년 동안 컴컴했던 동굴도 불 한 번 비추면 순식간에 밝아진다는데~
- 初發心時便正覺(법성게)
- 선현들의 일관성 있는 가리킴 대한 고마움,
- 스피커님의 현대적 강독에 대한 감사
아홉째 달마의 9년 면벽은
- 단일의식이 달마라는 등장인물의 9년 면벽을 통해 깨달음이라는 사랑을 느껴보고 싶었고,
그런 달마를 통해 세상 사람들에게 불법을 전파하고 싶었었나 보다~
- 달마와 9년 면벽은 단일의식의 표현방식 이었으니까. 그냥 그럴 뿐
이런 식으로 진실에 입각한 화살표를 적용해 보니
달마가 9년이란 면벽으로 크게 유명해질 필요도 없었고,
오히려 9년 면벽을 대단하다고 보는 대중들의 시각이 달마를 유명인으로 만들었다 싶습니다.
달마나 우리 모두는 單一意識으로는 同一한 하나이기에,
위 아래 없이 平等한 正等正覺임을 다시 상기해 봅니다.
이렇게 해서 달마대사의 9년 면벽이란 역사적 사건에
동안 스피커님이 가리켜 보여 주신 진실의 화살표를 적용하여
조망해 보는 시간을 잠시 가져 보았습니다.
혹시 조금 알고있는 법을 붙들고
개인적 관점에서 생각을 궁굴려
머리로 상을 내는 법상이 된 것은 아닌지 조심스럽습니다.
가리키는 화살표만 보고 가야 하는데,
화살표의 내용을 가지고 왈가왈부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얼핏 나서요.
전에는 그렇거니 하고 넘어갔던 단순한 사실들을
이렇게 시각을 바꾸어 적용해 보고
또 다시 되새겨 보고 하니, 어렵고 복잡해 보였던 일들도
단순화 되는 것 같고 문제 아니었음을 조금씩 볼 때는 흥미롭습니다.
단일의식 안에서는 늘 아무 일도 없었음을 다시 상기합니다.
그냥 달마, 9년 면벽도 잠시 나타났다 사라짐이 있었지만,
거울에 비추어진 허상처럼 있다가 사라지고,
문득 남은 것은 늘 있는 거울(單一意識)만이 如如할 뿐이라고 말입니다.
첫댓글 _( )_
그렇습니다.
참으로 그렇습니다.
오전에 영상을 올리고 나서, 벗님의 글을 보는데
올린 강독을 미리 보신 듯하니, 참으로 신묘합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