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ear side of PCB
2007 Daniel's Digital Artworks(2010)
Original Image size 5000 x 4000 Pixel(57.2M) Resolution 300dpi, RGB Mode, JPEG Format.
원래 PCB란 전자제품의 회로기판(Printed Circut Board)의 약자인데 복잡한 컴퓨터등의 회로
기판은 정밀하기 말할 수 없는, 그야말로 전류의 흐름이자 전자두뇌의 신경망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이 회로기판은 설계에 따라 부품을 조립하기 위한 '스테이션' 역할도 하는데 수많은 부품
들을 '솔더링'(납땜)으로 이어주는 그야말로 '메인보드'로 모든 전자제품의 밑그림이기도 하다.
1 or 0 로 이루어지는 연결과 차단의 컴퓨터 회로에서는 그 신경망이 더욱 복잡하고 압축되어
'기가바이트'를 넘어 '테라바이트'로 용량이 커지고 그에 따른 전류의 통과를 '콘트롤'하는 회
로는 상상을 초월할만큼 복잡하기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러한 디지털을 에워싸고 있는 제품의 '케이스', 즉 '하드웨어'는 언제나 '아나로그'다.
'하드웨어'없는 '소프트웨어'가 존재할 수 없듯이 '아나로그'가 없는 '디지털' 역시 그 존속이
불가능한, 상호 필수불가결의 조건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신구의 조화라던가 인간과 문명, 또는
기계의 적절한 조화는 우리들 생활을 보다 윤택하고 편리하게 하지만 어느 한 쪽만 고집하거나
무게의 중심이 극단적으로 기울면 삶의 질이 저하되고 윤기를 발하기 일쑤다. 빛의 속도로 확산
되는 디지털 문명이나 인터넷 세상을 외면하고 유교봉건 사회를 고집해서도 안 되지만, 지나친
디지털 만능 풍조가 갖는 허구성에 중독되거나 빠져서도 안 된다는 얘기다.
<디지털아트>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가치의 기준은 소멸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한다. 그리고 그 변화의 물결은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 인위적으로 물길을 바꿀 수도, 바꿔서도 아니 되는 자연의 순리이고 시대적 '트랜드'다.
아무리 '컴퓨터를 사용하여 그리는 그림은 그림이 아니다'라고 외치고 싶어도 그것은 이미 문화
예술의 한 '장르'로 연착륙하였다. 어쩔 것인가? 그리고 그것이 무엇이 잘 못 되었단 말인가?
도무지 아나로그에서 꿈 꿀 수도, 흉내낼 수도 없는 장점을 수 없이 가진 것이 <디지털아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약하여 말한다면 그것이 디지털 일색이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진정한
예술의 본질은 조화로움을 기초로 한다. 그 조화로움을 잃으면 예술로서의 품격을 잃는 것이다.
내가 디지털 작품을 창작하면서도 <디지로그>를 강력하게 표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