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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들의 서평 스크랩 [성인용] [일열(방누수)의 독서경영] 아웃라이어
방누수교수 추천 0 조회 69 10.02.16 13:03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아웃라이어-성공의 기회를 발견한 사람들

말콤 글래드웰 지음, 노정태 옮김, 최인철 감수, 김영사, 2009. 1. 20.


저자의 글 솜씨가 놀랍다. 너무 재미있다.


이 책은 무척 재미있다. 지난 이야기들을 ‘여행기’이나 ‘동물의 왕국’처럼 현재에서 보듯이 풀어내는 저자의 글 솜씨 덕분이다. 가보지 않은, 평소 생각해 보지도 못한 일들을 이야기하는데도 현장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데, 한 예로 추락한 비행기의 추락 전 조정실을 묘사한 부분을 읽다가 나도 모르게 ‘저런. 바보 같으니...야! 더 크게 외쳐!’라는 소리를 지를 뻔했다. 당시 상황의 답답함이 그대로 전달되었기 때문이다.

 

또 책을 읽다 하마터면 울 뻔 했는데, 내용이 감동스러워서가 아니라 어떻게 이렇게 글을 쓸 수 있는지, 나는 왜 못쓰는지 답답한 마음이 들어서였다. 글쓰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지만 너무나 뻔한 주제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저자의 글 솜씨가 놀라울 따름이다. (예전에 ‘티핑포인트’를 봤을 때는 그저 잘 썼다는 느낌만 받았는데..) 어떤 분의 서평처럼 책을 읽다보면 다음 내용이 궁금해서 빨리 읽지 않으면 안 되도록 만드는, 대단한 글 솜씨다.


베스트셀러 특징 중 하나는 간단한 주제를 집요하게 풀어나가는 것.


대부분의 베스트셀러 책처럼 이 책도 간단명료한 주제를 갖고 있다. 사람들이 전혀 모르는, 생각지도 않은 새로운 사실을 증명하기보다 누구나 어렴풋이 알고 있는, 그러나 조금씩 다른 견해를 갖고 있는 ‘성공’이란 주제를 다양한 증거와 논리를 통해 일목요연하게 증명해 나간다. 물론 논문처럼 딱딱하지도 않고, 여행기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저자는 이 책에서 ‘성공이 개인적인 것인가? 아니다. 재능은 기본요건이고, 한 인간이 성공하려면 적절한 시기에 태어나야 하고, 오랜 시간(1만여 시간) 훈련해야 하며, 문화적으로 적합한 환경에서 자라나야 하고, 또 성공으로 이끌어주는 주변 여건이 조성되어 있어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독자로 하여금 ’아! 그렇구나‘ 하지 않을 수 없도록 말이다. 책을 읽어보면 아무리 좋은 재능을 가졌어도 활용할 시간과 공간이 없으면 말짱 헛일이고, 성공에 필요한 핵심능력을 오랜 시간동안 배우고, 익혀 자기 것으로 만들지 못하면 남들보다 앞설 수도 없다는 것을 인정하게 된다.

 

그리고 저자 역시 이 책에 나온 논리의 증인이기에, 자신의 경험을 통해 사회구조적인 상황논리를 확신했는지도 모르겠다. 그 역시 자신의 재능을 키워주고, 훈련시킬 환경(가정환경, 학교, 직장업무 등)속에서 살았으며, 기자로써 훈련받은 글쓰기, 게다가 시기적으로 딱딱한 논리보다는 쉽게 읽을 수 있는 스토리중심의 책이 인기를 얻을 때니까 말이다. 만약 그가 1980년, 90년대 초반에 이런 책을 썼다면 지금과 같은 인기를 얻었을까? (당시에는 나이가 어려 글을 쓰기도 어렵겠지만...)

 

다만, 저자를 비꼬는 것이 아니라, 이 책에 나와 있는 내용 역시 ‘성공’에 대한 설명으로는 완벽하지 않다고 본다. 설명요인의 일부분이라는 의미다. 만약 역으로 누군가가 저자에게 동일한 시대에 태어나 유사한 환경 속에서 자란 사람 중에서, 또 오랜 시간 동안 한 가지 일을 파고든 많은 사람들 중에서 왜 특정인만 성공했는가라고 물으면 저자는 뭐라고 답변할까. 역시 대답하기 어려울 것이다. 따지고, 따지면 결국엔 원점, 즉 개인의 성향과 그가 갖고 있는 재능(재능의 의미에는 개인적인 관심과 가치도 포함되어 있다)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오랜 시간동안 한 가지 일만을 파고든다는 게, 눈앞에 놓인 일을 자기 것으로 승화시킨다는 게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필자는 이 책을 보면서 몇 가지 내용을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저자의 생각을 실제 상황에 적응해 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아직 정확한 해답을 찾지는 못했다.

 

우선 ‘성공 시기’ 면에서 현 세대의 승자는 누구일까?

 

저자는 성공하려면 ‘세상이 새롭게 변화하는 시절’에 젊음을 맞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앞 선 사람(나이든 사람)들은 고정관념과 안정추구의식 때문에 변화에 다가가기 어렵지만, 신세대(젊은이)는 호기심과 창의력으로 변화에 도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미국의 경우, 철도가 개설되고 월스트리트가 생긴, 가내수공업에서 공장생산으로 바뀌는 1860년에서 1870년이, 또 퍼스널컴퓨터라는 개념이 정립되고 실리콘밸리의 윤곽이 자리잡아가는 1975년 전후가 변혁기였다고 한다.

 

저자의 논리에 따르면 당시 이 시기를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은 어리지도, 나이가 많지도 않은 혈기왕성한 대학생이었을 것이고, 이를 후기 변혁기(1975년 전후)에 적용하면 1954년, 1955년 출생자가 된다. 즉 이 시기의 출생자인 빌 게이츠, 폴 알랜, 스티브 발머가 승리자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떠한가? 현대사회는 과거처럼 하나가 아닌, 좀 더 복합적인 트렌드를 특징으로 한다. 간단히 정리해보면 베이비붐 세대를 중심으로, 역사적으로 처음 생기는 시니어시장 출현(초기진입), 여성을 중심으로 한 싱글족의 확대(성숙시장), 상호경쟁보다 개인중심적인 내면 탐구욕구 증가(초기진입), 이성, 논리보다는 창의력에 대한 관심 증대(성장시장), 그리고 IT쪽에서 나타난 컨버전스 시장(아이팟, 스마트폰, 아이패드 등)의 타 업종으로의 확장(초기진입)등이다. 변혁의 모습이 어떤 것인지 한 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변혁이 일어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 상황을 저자의 논리에 대입하면 IT분야에서는 20대 초나 중반의 나이로 1978년 전후 3년 정도 시기에 태어난 사람이고, 베이비붐 세대를 대상으로 한 시장은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의 사람들로 1960년 전후 3년 정도의 사람들이 아닐까 싶다. 일단 신시장의 고객들을 이해하면서 동시에 활동성과 변화에 대한 대응력을 갖고 있어야 하니까 말이다.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 이 나이에 해당되는 사람이 있다면 곰곰이 생각해보길 바란다.

 

또 하나는 태어나고 자란 환경에 따른 사회적응력 문제다.

 

저자는 성공한 사람의 출생 집안, 자라난 환경을 무척 세심하게 표현했는데, 이유는 이런 것들이 사람의 환경적응력과 표현력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저자는 ‘IQ’를 단순한 분석지능일 뿐 성공지표는 아니라고 한다.(요즘엔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다). ‘성공’을 위해서는 'IQ'보다 자신의 생각과 의사를 잘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한데(정서지능과 유사한 표현이다), 문제는 이런 표현, 전달능력을 단 시간에 습득할 수 없다는 점이고, 따라서 이를 체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가정환경이 무척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점에 대해서는 필자도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주 느끼는 것으로, 학생들 중에는  자신의 감정, 욕구, 의문점을 대해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교수가 결정한 것이니까’, ‘그가 그렇게 말했으니까’ 하면서 넘어가는 사람도 있다. 한쪽은 자신의 의사표현을 분명히 함으로써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길 원하는 학생인 반면, 후자는 권위에 대한 맹목적적인 복종일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교수의 생각과 결정에 심정적으로 동의하지도 않으면서 말이다. 

 

이런 경우(권위에 대한 복종이나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줄 모르는 경우) 학생의 행동은 둘 중의 하나다. 하나는 자신이 원치 않는 것이기에 실행 자체를 포기하고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 또 하나는 자신의 불만을 다른 대상을 찾아 해소하는 것이다. 어쩌면 이런 상황일 때 비정상적인, 때로는 극단적인 행동(극도로 화를 낸다거나, 거칠게 반항하는 것)이 나올 여지가 많은 것 같다.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상황에서 답답함과 불만을 어디선가 풀긴 풀어야 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런 상황을 생각하며 가정에서 배우지 못한 자아 표현방법을, 권위에 의문을 제시하는 자세를 학교에서는 가르칠 수 없을까 생각해 봤다. 자신의 생각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되 이를 상대방이 편하게 들을 수 있도록 말하는 방법 같은 것 말이다. 내가 너무 욕심이 많은 건가?

 

마지막으로 학생에 대한 학교와 교사의 책임감 이야기다.

 

뉴욕시에서 가장 가난한 사우스 브롱크스에 자리잡은 ‘키프(KIPP) 아카데미‘라는 공립학교(초등학교)는 신입생을 입학시험 없이 지원한 학생들을 추첨해서 뽑는다. 그러다보니 절반에 가까운 학생이 흑인이고, 나머지는 히스패닉이며, 그들 중 4분 3이 편모 혹은 편부슬하에서 자라고 있다. 또 이들 중 90퍼센트가 집이 가난해 연방정부의 도움을 받아야만 점심을 먹을 수 있다.

 

하지만 이 학교는 주변학교와 남다른 게 몇 개 있는데, 하나는 복도에서 한 줄로 조용히 걸어 다닌다는 점, 또 하나는 수업시간에 떠드는 학생에게 학생들 스스로 주의를 준다는 점, 그리고 벽에 키프 졸업생이 다니는 명문학교들의 깃발이 수백 개나 걸려있다는 점이다. 선생들은 학생들이 학교를 졸업하면 모든 것을 다 잘하지만 않지만 ’수학‘ 하나만큼은 타의 주종을 불허한다고 자랑한다.

 

저자는 키프의 성공요인을 커리큘럼이나 교사, 교육자원, 제도문제보다 이 학교의 문화적 유산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이곳의 수업상황과 학습문화가 어떤 지는 12살 먹은 마리타 학생의 말을 들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아래 내용을 보면 알겠지만 무척 고된,  특히 12살 먹은 학생의 하루 일과치고는 더욱 고된 하루다.

 

“저는 새벽 다섯 시 45분에 일어나요. 늦지 않으려면 할 수 없어요. 이 닦고 샤워하고...늦으면 학교에서 아침을 먹어요. 늘 꾸물대서 한 소리 듣고 가는 편이고요...할 일이 너무 많을 때는 잠을 포기하기도 해요. 음. 열두 시 넘어서 잘 때도 있는데 그러면 다음 날 오후쯤 졸려요...그래도 배워야 하니까 어떻게 해서든 깨어 있어야 해요.”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마리타는 학교와 거래를 하고 있다. 새벽 다섯 시 45분에 일어나고 토요일에도 학교에 가며 밤 열한시까지 숙제를 한다. 대신 키프 프로그램은 가난의 수렁에 빠져있는 마리타같은 학생들에게 그곳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 과정은 정말 효과를 발휘해서 키프 학생들 중 90퍼센트는 브롱크스의 낙후된 고등학교가 아닌 사립 고등학교나 가톨릭 교구에서 설립한 고등학교에 장학금을 받고 입학한다. 그리고 키프 졸업생 중 80퍼센트 이상이 대학에 가는데, 대부분의 경우 그들은 가족 중 최초의 대학생이 된다. 이것을 어떻게 나쁜 거래라고 할 수 있을까?” 

 

필자는 이 내용을 보며 엉뚱한 생각을 해 봤다. 우리나라 대학의 자율성에 대한 것이다. 학생 스스로가 학과목을 신청하고, 그들이 수업하기 편한 시간에 수강신청하고, 수업참석여부는 학생이 알아서 하는 것, 교수는 ‘네가 한 만큼 성적 받는 거야. 너는 이제 어른이니까 이래야 저래야 간섭받는 것 싫지?’ 하는 자율성 말이다.

 

필자는 이런 학교와 교수의 태도에서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느끼는데(과거 대학 시절을 되돌아봐도), 교수가 학생들의 교육, 태도를 다구 치지 않는 것에는 ‘나는 너를 책임질 수 없어’라는 의미가 담겨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누군가를 힘 있게 이끌고, 또 누군가를 따라갈 때는 서로에게 무언의 약속이 있다. ‘내가 너를 책임질 테니까 너는 내가 시키는 대로 따라와‘하는 약속. 하지만 누군가를 책임지지 않겠다면 당연히 지시할 것도, 강요할 것도 없다. ’네가 알아서 해. 그리고 책임도 네가 져‘이니까 말이다.

 

‘세상이 원래 그렇다’고 인정하면, ‘교수는 부모가 아닌, 전공분야의 짤막한 지식 하나를 전달하는 사람일 뿐이다’라고 말한다면 할 말은 없지만, 12살밖에 안 된 어린 학생을 하루 12시간 뛰게 만들고, 그 대가로 그들의 미래에 책임감을 느끼는 키프의 선생님들을 보면서 ‘나는....’이란 생각을 해 본다. 우리는 어떨까?

 

이 책에 대한 저자의 결론 부분이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성공은 예측 가능한 통로를 통해 달성된다고 배웠다. 가장 똑똑한 사람이 성공하는 게 아니다. (만약 그렇다면 머리 좋은 사람만이 성공해야 한다), 그렇다고 성공이 우리 스스로 만들어 낸 결정과 노력의 산물로만 이뤄진 것도 아니다. 성공은 주어지는 것이다. 성공하는 사람은 기회를 얻었다. 물론 그들에게는 그 기회를 움켜잡을 힘과 마음자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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