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10. <옥천 천상의 정원을 거닐다.>
여행을 계획하다보면 지역마다의 관광지거나 명승지를 다녀와서도 공부가 되지만 떠나기 전 자세히 알아보지 않으면 여행의 진행이 순조롭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있게 된다. 그래서 여행지의 경로랄지 그곳의 정서를 미리 알아보려 인터넷을 이용하다 보면 “아이들과 가볼만한 곳”으로 검색되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것은 어른들의 볼거리와 아이들과 함께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며 의미와 즐기는 방법에 어른들은 대부분 아이들에게 맞추어야 하기 때문이리라. 역시 이번 추석, 가족여행을 계획하면서 아이들과 보령에서의 여행을 끝내고 우리는 남편과 아들이 따로 충북 옥천여행을 계획했다. 특히 이번 명절은 임시공휴일로 인하여 연휴가 길어지다 보니 기간 내내 가족 모두가 함께 움직이기에는 서로에게 번거롭거나 가족이지만 출가한 딸아이와 각자의 가정이 있다 보니 불편함 또한 없지 않으리라 여겨졌다. 보령에서의 2박 3일 마지막 날 딸아이의 가족들을 보내고 우리는 미리 계획했던 옥천의 숨은 비경으로 알려진 천상의 정원, 수생식물학습원으로 출발하였다. 충북 옥천 여행은 처음일뿐더러 거리가 워낙 멀다보니 쉽게 나서기가 어려웠던 곳이다. 또한 이곳 수생식물학습원은 사전 예약제로 운영 중이라 단단히 계획하고 준비해서 오게 된 곳이다. 천상의 정원이라 불리는 이곳은 우리나라에서 3번째로 큰 대청호 한복판에 아름다운 호수정원에 자리 잡고 있으며 가장 뛰어나고 아름다운 경관이 곳곳에 펼쳐 있는 곳으로써 2003년부터 5 가구의 주민들이 손수 수생식물을 재배하고 번식하여 보급하는 관경농업의 현장으로 시작되었다고 한다. 변성 퇴적암과 대청호수에 둘러싸여 있는 천상의 정원은 우리나라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호수 정원으로 평가를 받는 곳이니 만큼 대단한 기대와 함께 둘러보기로 하였다. 대청호의 숨은 비경 천상의 정원을 보려면 일단 허리를 굽히고 좁은 문으로 들어가야 한다. 어쩌면 겸손함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 아닐까 싶다. 그곳에 들어서면 대청호 뷰가 있는 아름다운 호수 정원으로 걸음걸음마다 신선함과 놀라움이다. 잘 가꾸어 놓은 산책로를 따라 예쁜 꽃구경을 할 수 있으며 이국적인 카페 건물 및 호수를 배경으로 멋진 인생샷을 남길 수 있는 여행이다. 사진 찍기를 즐기는 나는 이미 움직일 때마다 남편과 아들아이가 말하지 않아도 휴대폰 카메라를 들이대고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고도 나의 움직임은 여러 가지 포즈를 나도 모르게 취하고 있다. 그리고는 혼자서 씨-익 웃어본다. 천상의 정원 길은 어디든 쌍방이 아닌 일방통행 길이다. 데크 길이 좁아 한 사람씩 천천히 걸어야 할 정도로 길이 놓여 있으니 이런 멋진 곳에서 누가 빨리빨리 걸음을 재촉할 것인가. 사방으로 탁 트인 대청호를 바라보며 쉼터마다 물멍도 때려보고 가다가 뒤돌아 다시 인증샷도 남기고 그렇게 정상에 올라보면 세상에서 가장 작은 예배당이 턱 하니 자리하고 있다. 남편과 나는 마주하고 두 손을 모아본다. 한 몸으로 산다는 부부도 심장은 각자의 몸에서 뛰고 있으니 서로가 무엇을 간절하게 기도하였는지는 알 수 없으나 십자가 아래서 기도하는 모습만큼 아름다운 그림이 또 있으랴. 예배당에서 내려오다 보이는 수국이 지고 지나간 계절 꽃이 진 자리에는 노랑 코스모스와 가지런히 피어오르는 수련이 아름다워 남편과 아들은 꽃 한 송이를 함께 마주보며 카레라에 담고 나는 부자의 보습을 담고자 멀리서 내 카메라를 열어 둔다. 이렇게 천상의 정원은 수생식물과 꽃과 대청호의 물빛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다. 이곳을 거니는 가족과 연인들의 힐링을 충전하고 만끽할 수 있으니 여기 저기 시원한 강바람에 몸을 맡기고 모두 물멍을 하거나 담소를 하며 9월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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