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초엽, 김원형의 『사이보그가 되다』

[이병헌]

김초엽, 김원형의 『사이보그가 되다』

사이보그가 무엇일까? 『표준국어대사전』에 의하면 사이보그(cyborg)에 대한 사전적 의미는 “생물 본래의 기관과 같은 기능을 조절하고 제어하는 기계 장치를 생물에 이식한 결합체. 생물체가 일하기 어려운 환경에서의 활동을 위하여 연구하였는데, 전자 의족이나 인공 심장ㆍ인공 콩팥 따위의 의료 면에서도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이다.

그렇다면 생물 나는 여기서는 인간이라고 생각한다. 장애인이란 무엇인가를 먼저 생각해봐야 한다. 글자 그대로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말한다. 장애인은 “신체의 일부에 장애가 있거나 정신 능력이 원활하지 못해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서 어려움이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 장애는 “신체 기관이 본래의 제 기능을 하지 못하거나 정신 능력에 결함이 있는 상태.”를 말한다. 지제장애인, 정신장애인 그리고 시각장애인 등이 있다. 사실 지체 장애인이나 시각장애인은 육체에 발생하는 장애인이다.

나는 김초엽 작가의 SF소설을 좋아한다. 장편소설인 『지구 끝의 온실』과 단편집인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을 읽었다. 소설을 읽으면서 정말 어떻게 SF소설을 잘 쓰나 생각해 보았다. 그녀의 전공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을 하였다. 그녀는 소설을 쓰기 전에 수 많은 SF소설을 읽었다고 말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내면에 그리기 시작한 소설은 제2회 한국과학 문학상을 받으면서 대뷔했고 2019년에는 오늘의 작가상을 2020년에는 젊은 작가상을 수상했다.

내가 김초엽 작가가 후천적 청각장애인이라는 것은 이책을 통해서 처음 알았다. 이책은 김초엽 작가와 작가이자 변호사 그리고 배우인 김원영과 함께 집필하였다. 저서로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등 여러 권이 있다. 김원영 작가가 먼저 김초엽 작가에게 함께 글을 엮자는 제안을 하였고 그들은 그렇게 글을 썼다. 이책에 있는 것들은 2019년 주간지 『시사인』에 연재한 ‘김초엽・김원형의 사이보그가 되다’에 기고했던 글을 수정하고 보완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김초엽 작가는 청각장애인으로 귀에 보청기를 사용하고, 김원영 작가는 휠체어를 타고 있다. ‘나무위키’에 의하면 우리나라에 장애인이 2020년 말 기준으로 대한민국 인구 중 263만 3000명(전체 인구대비 5.1% 즉 무려 20명 중 1명)이 등록 장애인이라고 한다. 하지만 등록을 꺼리는 사람들도 있다. 특히 청각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 같은 경우는 등록을 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고 한다. 심하지 않은 경우도 등급에 따라서 다를수 있지만 장애인이다. 국가에서 장애인에 대한 복지는 어떠할까? 복지국가로 가는 길에 중요한 요소가 바로 장애인들에 대한 국가의 대처라고 생각한다. 장애인들이 필요한 기구나 도구 등을 사용해 사이보그가 되는데 좀 더 유연해 질 수 있는 정책과 도움이 필요하다.

이 책에서 두 작가는 장애인들이 겪는 어려움 물론 물리적인 면과 정신적인 면을 포함하지만 그것만은 아니다. 보청기도 몸에 부착된 이물질이다. 보청기의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일반 가게에서 사는 것과 대학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그곳에 대기 중인 업자에게 사는 것은 가격 차이가 난다. 물론 그 차액은 대학교수에게 넘어갈 수도 있다.

두 사람은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사회적으로 볼 때 성공하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변호사와 작가로서 성취를 이루고 있는데 그렇게 되기까지 숱한 노력이 필요했으리라 생각한다. 김초엽 작가는 그래도 이동을 하는데 큰 불편은 없지만 휠체어로 이동하는 김원영 작가는 많은 불편함이 따를 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에도 사이보그에 대한 편견은 여전하다. 누군가에게 자신이 장애인이라고 고백을 한다면 그 다음부터는 선입견을 가지고 바라볼 수 밖에 없고 직장에서는 승진을 하지 못하거나 퇴사를 강요당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사회적인 편견을 없애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들에게 말을 할 때 스티븐 호킹 박사를 예를 든 적이 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가 그 정도의 단계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그가 가지고 있었던 혹은 그를 멋진 사이보그로 만든 장비도 한 몫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휠체어를 예를 들어 생각해보아도 일반 휠체어와 전동휄체어의 가격차이는 엄청나다. 경제력이 있거나 경제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전동휠체어를 사용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손으로 밀면서 가거나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수동 휠체어를 사용해야 할 것이다.

김초엽 작가는 “장애인은 세계의 수용자이거나 세계에 의해 형성되는 이들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세계를 재창조하는 사람들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188쪽) 우리나라에서도 환경을 생각하면서 ‘빨대 퇴출’을 주장하는데 이것이 장애인들에게는 맞지 않는 경우이다. 물론 예외로 할 수 있지만 생각을 하면서 출발점 행동에서 장애인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몽골에서 장애인 관련 모임이 있을 때 일본에서 온 활동가가 자신은 장애를 고치는 약이 나와도 먹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을 기술하고 있다. 사실 장애인 스스로도 자신의 모습을 수용하고 몸과 정신의 다양성을 긍정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 즉 장애권리이념을 장애를 무리하게 치료하려는 것을 벗어난 행동에서 벗어나는 것도 중요하다.

끝 부분에 두 사람의 대담이 이어진다.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공감하면서 책을 쓰는 과정과 장애인들의 나아가야 할 방향, 사회적인 변화 등등 귀를 기울이면서 읽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