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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부가가치율 높여 원산지 기준 충족
자동차 부품 G사는 자동차 무빙 파트와 시트류 등 차체 부품을 제조해 중국의 해외법인에 직수출하거나 국내 완성차업체에 공급하는 업체다. 2001년에 싱글PPM 대통령상 수상을 비롯해 2004년 기업혁신대회 국무총리상 수상, 2015년 7000만 불 수출 탑 수상에 이어 2017년에는
‘월드클래스 300 기업(글로벌 히든 챔피언)’으로 선정된 기업이다. ‘월드클래스 300’은 매출이 400억~1조 원인 중소·중견기업이 대상으로 직전 5년간 연평균 매출 증가율이 15% 이상이거나 최근 3년간 지출한 연구개발 투자비가 연매출의 2% 이상이라는 기준을 충족한 업체 중 선정된 기업이다. 월드클래스 300에 선정된 기업은 정부로부터 연구개발비의 절반 이내에서 연 최대 15억 원을 3~5년간 지원받게 된다.
이 회사의 주요 생산품은 힌지류(후드 힌지, 트렁크 힌지, 테일게이트 힌지 등)와 시트류(프론트 시트백 프레임, 리너 시트백 프레임, 프론트 쿠션 프레임 등), 섀시류(엠보싱, 더스트 커버 등), 차체류(후드레일 어셈블리, 일체형 도어빔), 전기차 부품 등이다. 힌지(hinge)는 예컨대 상자와 뚜껑의 결합부분에 붙여서 뚜껑이 자유로이 회전하도록 하는 부품으로 경첩 등을 이르는 말이다.
이 회사는 특히 한-중 FTA 발효 이후 매출액이 상승 가도를 달리고 있다. 내수보다 수출이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를 보여주는 것이 수출 탑이다. 2012년 2000만불 수출탑을 수상했던 이 회사가 2015년 7000만불 수출탑을 거머쥔 것이다. 수출 급신장의 비결은 중국에 대한 투자 진출과 한-중 FTA의 활용이었다.
FTA 활용률 단숨에 90% 상회
G사는 주거래 기업인 현대자동차의 북경 진출에 따라 지난 2011년 북경에 현지공장을 설립했다. 현지공장에 대한 원자재 및 부품 공급은 수출 증가로 직결되었다. 2015년 12월에 발효된 한-중 FTA는 이 회사에게 순풍 역할을 하고 있다.
이 회사의 FTA 활용률을 부품(브라켓류) 기준으로 보면 2015년 0%에서 2016년 84%, 2017년 95%로 높아졌고 2018년에는 96%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설비(지그류) 분야의 활용률은 2015년 0%에서 2016년 60%, 2017년 88%로 높아졌으며 2018년에는 9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G사의 FTA 활용이 처음부터 원활했던 것은 아니다. 이 회사는 제법 규모가 있지만 FTA 활용 초기에 몇 가지 장애 요소가 있어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C사의 수출가 인상을 통한 원산지 충족]
첫째, 한국과 중국 간 적용되는 HS코드가 서로 달랐다. 예컨대 브라켓류의 품목분류가 한국은 HS 8302.30인데 비해 중국은 HS 8708.29로 서로 달랐다. 지그(JIG)에 대한 품목분류 역시 상이했다. 한국은HS 8479.89인데 중국은 HS 8466.10으로 분류했다. 지그는 공작물을 부착 또는 공작물에 부착되어 가공부분의 위치를 정하고 동시에 가공을 안내하는 특수 공구로서 드릴 기계, 보링 기계, 나사절삭기 등에 사용된다.
둘째, 한중 양국의 PSR(원산지판정 기준)역시 달랐다. HS코드 간 상이한 PSR이 적용되어 원산지 관리의 이원화가 필요했고 이에 따라 관리 비용이 증가했다. 브라켓류의 한국 PSR은 CTH(4단위 세번변경기준)이었고 중국은 RVC(역내부가가치 함량) 50% 기준이 적용되었다. 이 회사가 생산하는 브라켓류는 원재료(72류) 철판을 프레스 작업을 통해 가공(87류)하는 것으로 한국의 기준을 충족했으나 중국의 RVC 50%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었다. 원가를 따져 계산해 본 RVC는 기준치 50%에 다소 미치지 못하는 47%였다.
세 번째 고민은 협력업체의 원산지 관리 능력이었다. 설비 분야 2차 협력업체는 종업원이 평균 9명, 자본금이 평균 1억 원, 종업원 평균 근무 연수 1.5년으로 원산지 관리 역량이 부족했다. 게다가 가이드핀, 포스트, 하드웨어 등 부자재는 원산지 미상의 물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고 일부 기업은 원자재를 구입하여 가공하는 대신 수입품을 그대로 납품하는 상태였다. 특히 납품 가격의 하락, 동일 경쟁사로의 기술 유출 등을 우려한 나머지 원가정보, 제조 BOM 공개에 소극적인 자세를 나타냈다.
수출단가 인상으로 기준 충족
G사는 이러한 장애요인 극복을 서둘렀다. 먼저 브라켓류에 적용되는 중국의 원산지 판정 기준 RVC 50%를 충족시키는 일이 급했다. G사가 찾아낸 방법은 필수 부품으로 원산지 미상인 너트를 중국산 수입으로 대체하여 누적기준을 적용하고, 중국 현지공장과 협의하여 수출단가를 5%가량 인상하는 것이었다. 이를 통해 당초 47%였던 역내 부가가치를 60%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다.
지그류의 경우는 부자재인 클램프, 가이드핀 등을 수입하거나 단순 가공하여 충당하는 대신 원산지 확인이 가능한 MCT(머시닝 센터)가공업체를 지정해 원자재를 구입하여 절삭, 밀링 등의 고부가가치 가공공정을 거쳐 생산케 함으로써 역내 부가가치율을 높이는 동시에 중국의 원산지 판정 기준 RVC 45%를 충족했다.
G사는 협력업체의 원산지 관리 능력 향상을 위해 협력업체들이 사용할 수 있는 전산시스템(에코 베이직)을 개발하여 자사 시스템에 연동시켰다. 시스템 연동을 위한 별도의 시스템도 개발했다. 설비분야의 FTA를 활용하기 위해 시스템을 주요 협력사(2차 협력업체 16개사, 부자재 협력사 26개사)에게 무료 배포하고 지속적인 교육을 실시했다.
[HS코드 상이 사례]
협력업체들이 제출하기를 망설이는 BOM 등의 민감 자료에 대해서는 등록 여부를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했다. 에코 베이직과 협력사 ERP 연동 기능을 추가하여 데이터의 정합성을 확보했다. 베이직 시스템 내 자체 판정기능을 도입하여 민감한 자료를 활용한 판정을 해 볼 수 있도록 했다. 판정 결과에 따라 발행되는 원산지확인서와 소명서를 온라인으로 제출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협력업체들의 호응을 끌어냈다.
‘매출증가 + 관세절감’ 효과 연 5.6억 원
이런 노력은 큰 효과를 가져왔다. 우선 브라켓류의 경우 원산지 기준을 충족시킴에 따라 본사와 현지법인 모두 이익을 보게 되었다. 현지법인은 연 7000만 원의 관세 절감 효과를 누리게 되었고, 본사는 수출가격 인상으로 매출을 연 3억5000만 원 가량 늘릴 수 있게 되었다.
매출 증가가 외화 획득과 채산성 개선에 직결됨은 두말할 나위 없다. G사는 이로 인한 향후 10년간 매출액 및 관세 절감 효과가 42억 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JIG류 RVC 45% 충족에 따른 관세 절감 효과는 연 1억4200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지그설비 수출액이 50억 원이고 중국에서 2.84%의 관세 혜택을 보는 효과다. 향후 10년으로 환산한 관세 절감액은 14억2000만 원에 달한다.
G사는 2018년 중국 제2의 공장인 충칭공장의 가동을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G사가 한-중 FTA를 통해 얻게 될 혜택은 이 같은 추정액을 크게 웃돌 것으로 보인다. 2016년 15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던 이 회사는 충칭공장이 본격 가동에 들어가는 2018년 매출이 1900억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16년 94명, 17년 85명 신규 고용 창출
국내 고용증대 효과도 생겼다. 수출 활성화와 해외법인 확대로 신규 고용이 창출됐다. 자사의 경쟁력 강화로 신규 고용이 늘어나는 선순환 효과가 생긴 것이다. 해외이익 증가 → 국내 환원 → 투자 확대 → 고용창출이라는 선순환 구조다. 신규 고용은 2016년 94명, 2017년 85명에 이른다. 이는 생산과 사무직을 합친 숫자다. 2년간 창출한 양질의 일자리가 179명에 이르고 앞으로 10년간 890명을 고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회사와 거래하는 협력사의 FTA 활용 및 원산지 관리 능력이 크게 향상되기도 했다. FTA 활용에 최적화된 시스템을 개발하고 이를 무료 배포하는 동시에 교육을 실시함으로써 협력사의 원산지 대응 능력이 향상됐다. G사는 협력사와 함께 원산지 관리 공동 대응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사후검증에 따른 추징 방어 태세를 완벽하게 구축했다.
이 회사는 2017년 6월 23일 FTA 원산지 공동대응 컨소시엄 발대식을 열었다. FTA 활용은 자체적인 대응도 중요하지만 협력업체와 공동으로 대응해야 효과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단체 줄다리기에서 혼자 열심히 한다고 이기는 것이 아니라 함께 힘을 모아야 이길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한국무역협회 FTA활용지원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