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 소중한 명주 원단이 있습니다.
전 기억도 가물한 어릴적에 친정 아버지께서 경북 김천에서 유기공장을 경영하셨습니다.
전 기억하지 못하지만 저 보다 10살이나 많은 언니가 이야기 하기를
보부상들이 유기그룻을 가져가서 전국을 돌아 다니며 팔고
유기그룻 물건 값으로 인삼, 명주 같은 값비싼 물품으로 가져오곤 했답니다.
그래서 안방 다락에는 값비싼 물건들이 아주 많았다고 합니다.
그렇게 그 옛날 김천에서 아주 큰 유기공장을 했지만
스텐레스가 들어와 사용이 불편한 유기그룻이 사람들에게 점점 내 몰리게 되어
유기공장을 접고 스텐레스로 바꾸었다고 합니다.
울 아버지는 그렇게 유기공장을 접게 되었지만
꼬맹이들의 여름 놀이터 냇가로 가던 방천 둑 입구에서
'징'을 제작 하시던 아저씨는 지금 <방짜유기 "징" 인간문화재>가 되셨습니다.
제 어릴적 유년의 기억을 더듬어보면 우리 동네에는 항상 시뻘건 화로에서
불덩어리를 꺼내 찬물에 담궜다가 꺼내 콩죽 같은 땀을 흘리시며 두들기기를 반복하면
쟁반 같이 둥근 징이 완성 되곤 했습니다.
꼬질한 무명저고리 한복을 입으신 아저씨가 구리빛 웃음을 지으시며
그 징을 두드리면 십리밖에 있는 신작로 옆 우리집 안골 논에서도 징소리가 들리곤 했습니다.
제 얘기가 너무 길었지요.
지금은 추억이 된 친정 아버지께서 유기공장 하던 시절에
보부상 아저씨들이 유기그릇 값으로 가져온 명주가 있습니다.
친정엄마가 베틀로 직접 짠 명주라고 하셨어요.
보기엔 초라하지만 저에겐 너무나 소중합니다.
근데 그 귀하디 귀한 명주가 그만 좀이 쓸었어요.
둘둘 말려 있으니 규칙적으로 아주 작은 구멍들이 나고 말았지요.
혹시 조각을 이어서라도 저고리와 치마를 해 입을 수 있을련지 모르겠어요.
직접 보셔야 알 수 있으실것 같아서요
제가 천을 가지고 방문해도 될련지~
언제 방문하면 좋으신지~ 문의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011-9005-5171
첫댓글 참...글이 아름답습니다....
이렇게 전통과 내력을 가진 사람은....아름다운 스토리가 있기 마련 입니다..
그...벌레먹은 명주는 세월의 흐르는 사랑이고 아픔 이기도 하지요....
그 귀한 명주가 어째.....
한해 언제인가...경북지방에 ....여름 장마에...엄청난 폭우와 침수가 있었지요..
그때...영주 소로리에 누워계신 우리 아버지 산소가 떠내려 갈까봐...밤새 가슴 졸였던 기억이 있답니다..
그때에 쳐들어온 "좀"...이란놈이 그 아까운 명주를 망춰 놨네요~~....
무엇보다도....
한복공예에서....예술로 승화 시키기 위한 작업에 불가능은 없습니다..
좀이 슬은 자욱에 더욱 깊은 세월의 도장을 찍어 줍시다......머~
유월 들어 계속 바쁘네요. 다음 주나 되어야 시간이 날 듯 합니다.
@바람개비 반가워요....언제 또 다녀 가셨군요.....이렇게 세월이 오래 되었는데도 잊지 않으시고...
게시글에 전화번호가 결번으로 나오네요.....010-7370-4488...전화 한번 주시겠어요~
@바람개비 아침에 전화 받고 게시 했던글이 생각 났어요.....이 글을 읽고 너무 아름답다 생각 했었는데...
전화 받고 나니 더욱 기억이 새롭드라는...그래서 Q&A 공지 글로 지정 했어요~
두분께~ 박수를 보냅니다~~~^^
저두요...짝짝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