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15일
겨울답지 않게 날씨가 봄날씨인지라 겨울산행이긴 하나
눈꽃을 볼 수 없어 조금은 허무한 마음이지만
아주 없는 밍밍함 보다는 나을것이란 생각으로 겨울 대둔산을 찾는다.
가는내내 하늘은 구름이 끼었고
산으로 오르기도 전에 벌써 마음이 푹 가라 앉을 태세다.
지난번엔 대둔산 호텔쪽에서부터 올랐었는데
오늘은 태고사주차장에서 출발이다.
버스가 길이 미끄러워선지 추차장까지 가질 못하고 길가에 우릴 내려 놓는다.
바람한점 없는 궂은 겨울의 아침(10:10).
조용한 눈길을 걸어 올라 몇채의 상점들 사이로 임도를 따라
긴 워밍업을 하고 나니 태고사 밑에 있는 공터 왼쪽의
눈에 덮힌 나무계단을 오른다(10:50).
3~4분 정도 오르니 작은 철다리가 나오고 본격적인 숨막히는 오름이 시작된다.
케이블카가 있는 매표소쪽만 가파른줄 알았더니 여기도 그 못지않게 빡셈에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힐 지경이다.
닳고 닳은 기차화통 저리 가라다.
힘들어도 참으면서 꾸역꾸역 오르니 낙조대 200m라고 쓴 이정표가 보여(11:16)
시금치를 먹은 뽀빠이처럼,
아니 소머즈의 첨단 기계다리로
언제 숨이 찼냐 싶게 낙조대에 당도한다(11:25).
좁은 그곳엔 다른 산악회의 사람들로 좀 붐비고 있었지만
사방을 돌아다니며 그 아름다운 경치를 눈에 담기 바쁘다.
겹겹이 겹쳐져 있는 산 사이로 운무가 끼어 있는 모습이
가히 바다인지 산인지 구분키 어렵고
운무속에 빼꼼히 얼굴을 내민 서대산과 계룡산의 자태에 온 마음을 빼앗긴다.
이런 황홀함을 어찌 표현할지 입은 다물줄 모르고
진사들의 셔터소리는 끊일줄을 모른다.
아쉽지만 그곳에서 내려와 밑에 있는 바람이 덜한 곳에서 점심을 먹는다.
밥상은 보잘것 없어도 흡입력 하난 끝내주니
음식물 분리수거의 걱정은 하지않아도 되는 먹보들의 소박하고도 완벽한 점심시간.
먹었으니 이제 슬슬 대둔산 탐방에 나설 차례.
이미 지난번에 한번 와봤으니 그때를 더듬어 살짝살짝 눈이 덮힌 바위들을 탐한다.
보통의 사람들은 우회를 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바위는 우리들 차지다~~~
라고 생각했는데 잽싼 사람들이 좋은 자릴 차지하며 먹을거릴 끓이고 있다.
완전한 흰눈을 입고 있지는 않지만
살짝 걸친 반쪽이라도 쎅쉬함이 묻어나는 바위들의 행렬에 그저 감탄사만 새어 나온다.
요기조기 쑤시고 들락거리는 동안 몇명의 사람들이 사진찍기에 열중한 곳에 당도하니
대둔산의 하일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병풍바위에 당도한다.
가히 절경이 아닐 수 없는 곳.
수억년 비바람에 제살 깎아 만든 고통이 이제사 사람들의 입에
감탄사로 오르내리는 그 천혜의 광경에 어찌 입을 다물소냐.
가을엔 총천연색 붉은 옷을 입더니 오늘은 신선의 도포자락인양 휘어감고 있구나.
추워서 겨울은 싫으나 이래서 겨울산을 좋아하게 되는 갑다.
외로운 소나무가 고풍스러운 너른 공터를 지나 드디어 마천대에 오른다(12:26).
대둔산의 정상이긴 하지만 정작 정상석은 없고 이렇게 높은 탑만 자리 할 뿐.
그러나,
이곳에서 내려다 보는 광경은 이루 다 말할 수 없는 빼어남을 자랑하는 곳이다.
삼선계단으로 이어지는 곳이 보이고,
멀리 구름다리가 조망되는 곳.
철책을 넘어 건너편의 봉우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다.
언젠가는 저쪽의 봉우리를 탐해봐야겠다.
정상에서 다시 주막이 있어 바글,시끌거리는 안부로 내려와 매표소쪽으로 하산 하기위해
다시금 가파른 돌계단을 내려온다.
태고사에서 올라올때 보다 더 경사진 곳을 내려 삼선계단 끝부분에 서니 이곳은 일방통행로다.
마침 사람들의 통행이 한적한 시간인지라 찰나의 기회를 잡아
멋진 작품을 남긴다.
무서움을 속으로 꾹욱꾹 누르면서...
삼선짬뽕은 매우 좋아 하나
대둔산의 삼선계단은 증말 무서버~~~
너울너울 매표소로 내려와 근 5시간의 산행을 완료하고(15:02),
오후 4:30분까지 도착 하라고 했으니 아직도 시간은 1시간 이상이 남았으므로
식당에서 밥을 먹기로 하는데
줄지어 늘어선 식당의 이름이 하나 같이 전주식당이다.
차림표도 어쩜 그리 다 똑같은지...
우선 버스에 배낭을 내리고 첫번째 식당으로 들어가
후미를 기다리며 맛난 전라도의 푸짐함을 경험하고
버스에 올라 이내 깊은 잠속으로 빠져든다.
첫댓글 아래에서 두번째 사진 완죤이에요예술
저 함박웃음속에 공포가 숨어 있었다는 사실...ㅠㅠ~
어~~사진이 없넹~~~뿅 사라졌어요~~
이렇게 멀쩡한디?
지난 가을 저 계단을 오르지 못하고 하산길에 올랐엇는데....
넘 무서울것 같아 다행이라고~~지금처럼 한가하면 무서워 못간다고 빼지도 못하고 울고 말았을것 같아요~
절대로 뒤 돌아보지 말라고 하던데요~~대단하셔라 뒤를 돌아다 보고요~~
지난번에 갔을땐 중간쯤에서 돌아다 봤는데 고소가 있는 저로서는 말해 뭐합니까.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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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있는 산은 언제봐도 그대로더라구요.
함박눈에 쌓였을때 다시 보고싶은 곳입니다.
지는선계단오를때 계단이 흔들릴때마다 다리가 후들거려 앞만보고 올랐는데..
혹시 속으로 떨고있지 않았나요..
무섭지만 사진 찍을땐 웃어야지요? 이를 갈면서리...ㅋㅋ~~
소머즈언니, 더젊어지신듯
기계인간이라 업그레이드 하셨남
비결좀 알려주
소머즈는 계속 업그레이드 됩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