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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이란 무엇인가
암별 다양한 성질
암이 생기는 원인과 부위
암의 진행상태-병기
암이 생기는 원인과 부위
암은 원래 정상이었던 세포가 암세포로 돌연변이를 일으키면서 발생된다. 정상세포를 암세포로 변화시키는 원인은 담배, 환경오염, 중금속, 자외선, 방사선, 바이러스, 면역체계 이상, 유전적 요인 등 매우 다양하다. 그 중에서도 특히 암을 유발할 수 있는 물질을 가리켜 우리는 발암물질이라고 부른다. 발암물질은 우리 생활 속에 매우 다양하고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햇빛, 방사선의 일종인 감마선, 타르와 매연, 비소, 중금속, 석면, 벤젠이나 염료 등 화학물질, 아플라톡신 등 식품 속에 생기는 독소. 거기에 각종 곰팡이와 바이러스 등 일일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발암물질이 우리와 공존하고 있다. 고도의 물질문명을 이룩한 현대인은 발암물질 속에 둘러 쌓여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발암물질이 여러 이유로 우리 몸 속으로 들어와 정상 세포의 염색체에 돌연변이를 일으키면 악성종양, 즉 암이 발생한다.
지속적인 자극, 잘못된 식습관, 스트레스… 암을 부르는 손짓들
대부분의 발암물질은 환경적 요인에 의해 몸에 들어온다. 경우에 따라서는 외부의 지속적인 자극으로 약해진 부위에 발암물질이 직접 침투해서 암을 일으키기도 한다. 예를 들어 충치로 상한 이빨 끝에 혀가 자꾸 다친다든가, 의치가 잘 맞지 않아 혀에 자주 상처가 나는 것을 오랫동안 방치해서 설암(혀에 생기는 암)이 생길 수 있다. 손 끝에 생긴 작은 티눈을 오랫동안 내버려 두었다가 피부암으로 발전한 예도 있다. 또 파이프 담배를 즐기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구순암(입술 부위에 생기는 암)이 생길 확률이 높고, 씹는 담배를 즐기는 인도인들은 다른 나라 사람보다 구강암(입안에 생기는 암)이 더 잘 생긴다. 이렇게 몸의 일정 부위에 오랫동안 끊임없이 자극을 주어 괴롭히면 그 부분의 세포가 이상을 일으켜서 암세포로 변한다. 이것을 ‘만성 자극설’이라고 부른다.
몸에 나쁜 음식이나 잘못된 식습관도 암을 불러오는 원인이다. 음식 속에 포함된 발암물질이 소화기관을 통해 몸 속으로 들어와 암을 일으킬 수 있다. 음식이 원인이 된 암은 보통 입이나 식도, 위, 대장 등 소화기관에서 많이 발생한다. 하지만 유방암, 비뇨기계통의 암, 생식기암 등 소화기관이 아닌 부위에서도 식습관에 의해 암이 발생할 수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나치게 짠 음식은 위암, 식도암, 구강암을 유발할 수 있고 육류를 비롯한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는 사람은 대장암이나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
발암물질이 몸으로 들어오는 또 하나의 경로는 음식이다. 음식 속에 포함된 발암물질이 소화기관을 통해 몸 속으로 침투하는 것이다. 음식을 받아들이는 입, 식도, 위, 대장 등 주로 소화기관에 생기는 암은 주로 음식에 의해 생긴다. 꼭 소화관이 아니더라도 유방암, 비뇨기계통의 암, 생식기암 등 여러 부위에 생기는 암도 음식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스트레스나 유전 등과 같은 내적 요인도 암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내적 요인은 "내가 얼마나 쉽게 암에 걸릴 수 있는가" 혹은 "암에 걸리면 얼마나 쉽게 나을 수 있는가"에 영향을 미친다. 길어진 수명, 환경 오염 등 발암물질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진 현대에는 어쩌면 발암물질보다 더욱 주의해야 하는 암의 주범일 수 있다. 특히 현대인들의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암의 큰 적으로 자주 지목되고 있다. 아직 스트레스가 직접 암을 일으킨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음에도 많은 암 전문가들은 스트레스를 암의 주적으로 손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스트레스가 많을수록 흡연이나 음주 등 암을 부르는 습관에 노출되기 쉽기 때문이다. 물론 스트레스 그 자체가 인체에 직접 미치는 악영향도 만만치 않다. 면역력이 떨어지고 자연치유력이 약해지는 등의 스트레스 증상은 암의 발생과 치료, 예방에 결코 좋다고 할 수 없다.
암세포는 손상을 입은 정상 세포들, 변이를 막아야…
암세포는 정상세포가 변해서 생긴다. 무시무시한 암세포도 원래는 우리 몸 속에서 제 기능을 다하던 착한 세포였던 것이다. 하지만 앞서 설명한 여러 요소 때문에 세포는 손상을 입는다. 그 중에서도 세포 내 유전물질을 담당하는 DNA가 손상되면 세포는 스스로 복구 시스템을 돌리며 원래대로 돌아가고자 한다. 예를 들어 신경세포는 성인의 경우 손상을 받으면 재생이나 복귀가 안 된다. 하지만 복구과정에서 원래대로 회복할 수 없다고 판단되면 세포는 스스로 사멸의 길을 선택하는데, 드물게 DNA가 원래와 다른 형태로 복구되기도 한다. 이것을 ‘변이’라고 한다. 이런 변이세포 중 비정상적인 성질을 가지고 사멸하지 않은 채 계속해서 불필요하게 분열을 거듭하는 세포가 바로 암세포다.
정상세포의 DNA에는 암 억제물질과 암 유발물질들이 잘 균형잡혀 있지만, 변이가 일어나면 이런 균형이 무너진다. 그래서 암 억제물질의 기능이 약화되고 암 유발물질이 강해지면서 암세포로의 변환을 지속해서 유도하게 된다. 다행히 세포 속에는 암세포로의 변환을 제어하는 장치가 단계별로 설치되어 있다. 구역마다 방어장치가 설치된 셈이다. 덕분에 한 두 번의 세포 변이로 금방 암세포가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따라서 대부분 수 년 또는 수 십 년 동안 지속적인 변이 후에 암세포로 변환된다.
암과 정기검진
우리가 암에 걸릴 확률은 얼마나 될까? 놀랍게도 남자가 평균수명인 77세까지 살 경우 5명 중 2명이, 여성이 평균수명인 83세까지 살게 될 경우 3명 중 1명이 암에 걸린다고 한다. 세명 중 한 명이 암에 걸리는 셈이다. 너무나 빈번히 발생해서 어떤 의미로는 친근하기까지 한 질병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 친근한 질병이 결코 쉬운 질병이 되어주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현재 우리나라 국민들의 제 1의 사망원인 역시 암이다. 의학기술의 발달로 사망률이 낮아지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매년 7만여명의 사람들이 암으로 인해 목숨을 잃고 있다.
다행히 의학의 발달로 암환자의 5년생존율(암이 5년동안 재발하지 않은 것)은 날로 늘어가는 추세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의 발표에 따르면 최근 5년(2006~2010년)간 암환자의 5년생존율은 64.1%로 지난 2001~2005년(53.7%)에 비해 10.4%나 올라갔다고 한다. 하지만 이를 바꿔 말하면 여전히 환자의 절반 가량이 5년 안에 죽음을 맞이한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암 치료법은 쉬지 않고 개발되겠지만, 당장 암에 획기적인 효과를 보일 수 있는 치료법이 나타나리라 기대하는 것도 어렵다. 하지만, 현재로서도 암종에 따라 90% 이상의 5년생존율 예후를 보이는 기적적인 치료방법은 존재한다. 바로 ‘조기에 발견해서 치료하는 것’이다.
암을 치료할 때 병기에 따라서 예후가 무척 다른데, 예를 들어 1기 이하의 병기에서 치료할 경우 위암은 90%, 유방암과 자궁경부암처럼 80% 환자가 5년 이상 생존율을 보인다. 물론 암종에 따라 간암처럼 23.3%(자료: 2004~2008 주요 암의 5년 상대생존율추이)의 낮은 5년생존율을 보이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 병기가 높아질수록 생존율은 급격하게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암 검진이 중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 주기적인 암 검진으로 암을 미리 발견해서 치료하는 것. 그것이 암으로 인한 비극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인 것이다.
암 검진은 언제 받는 것이 좋을까?
암종에 따라 다르지만 상당수 암들이 초기에는 자각증상이 거의 없다. 스스로 이상증상을 느껴서 병원에 왔을 때는 이미 주변조직으로 암이 침투해서 치료과정이 어려워지거나 심지어는 손 쓸 수 없이 심각한 지경에 이른 후이기도 하다. 그래서 암 검진은 자각증상을 느끼기 전 스스로 건강하다고 느낄 때 주기적으로 받는 것이 원칙이다.
특히, 호발연령에 있는 사람, 가족력이 있는 사람들은 검진주기를 놓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검진주기는 암의 종류와 검진자의 상황에 따라 다르다. 각 학회나 의료기관 별로 각 암에 맞는 암 검진 권고안을 내놓고 있으므로 참조하면 좋다. 특히 국가에서는 국민들이 잘 걸리는 5개의 암종에 대한 암종별 검진 권고안을 내놓은 바 있다. 위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5종의 암에 대한 검진주기와 검진방법, 그리고 검진에 신경써야 할 검진대상을 지정한 암종별 검진 권고안으로 우리나라 국민이면 받아야 하는 최소한의 보편적인 암 검진들이다.
[5대암 검진 권고안]
검진대상
검진방법
검진주기
위암 40세 이상 남녀 위장조영검사 또는 위내시경검사 2년
간암 30세 이상 남성, 40세 이상 여성으로 간경변증이나 B형 간염바이러스 항원 또는 C형 간염바이러스 항체 양성으로 확인된 자 복부초음파검사+ 혈청알파태아단백검사 6개월
대장암 50세 이상 남녀 대장내시경검사 또는 대장이중조영검사 + 에스결장경검사 5-10년
유방암 30세 이상 여성 유방자가검진 매월
35세 이상 여성 유방임상진찰 2년
40세 이상 여성 유방촬영+유방임상진찰 2년
자궁경부암 20세 이상 여성이면서 성경험이 있는 여성 자궁경부세포검사 1년
(출처 : 국가암정보센터)
이에 따르면, 위암은 40세 이상 남녀기준으로 2년에 한번 이상 검진을 받는 것이 좋고, 간암은 간염바이러스에 양성반응을 보인 이들을 기준으로 6개월에 한번씩 검진받을 것을 권한다. 또 50대 이상인 남녀는 5년에 한번씩 대장암 검진을, 35세 이상 여성은 2년에 한번씩 유방임상진찰을 포함한 유방암 검진을, 성경험이 있는 20세 이상 여성은 1년에 한번 자궁경부암 검진을 받을 것을 권장하고 있다.
암 검진이 아무리 중요하다고 할지라도 암 종류에 맞춰 검진들을 일일히 챙겨서 실시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여러 암종을 검진받기에는 비용적인 부담이 만만치 않다. 때문에 국가에서는 암 검진이 필요한 호발연령자를 대상으로 권고안에 제시된 5대암에 대해서 암 검진을 지원하는 ‘국가암검진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대상자에게는 연초에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검진확인서가 발송된다. 확인서의 안내를 따라 근처 병원에서 검진을 예약한 후에 신분증과 검진확인서를 지참하고 검진을 받으면, 본인부담금 10%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국가에서 보조해준다. 연초에 검진확인서를 받지 못했다면, 거주지의 보건소나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콜센터(1577-1000)와 홈페이지(http://www.nhic.or.kr)를 통해 대상자인지 확인한 후 검진확인서를 다시 발송 받을 수 있다.
조기 암 발견을 위한 상황별 추천검진
위내시경에서 위축성 위염과 장상피화생 발견 : 추적 검사
위염이 만성이 되어 위 점막이 얇아지고, 주름이 지는 것을 '위축성 위염'이라고 하고, 여기서 더 발전해서 위축된 위 점막에 장 점막의 상피세포가 생기는 것을 '장상피화생'이라고 한다. 이 위축성 위염과 장상피화생은 흔히 위암으로 발전하는 전단계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위내시경 검사에서 위축성 위염 혹은 장상피화생 소견이 있는 사람은 2년에 한번씩 검사를 반드시 받는 것이 좋다. 또한 위에 양성종양이 발견되거나 위축성 위염과 장상피화생의 소견이 심한 사람은 담당의사의 판단에 따라서 검사 간격을 줄일 수 있다.
폐암이 의심스럽다면 : 저선량 흉부 CT촬영
폐암은 검진 프로그램으로 정해진 것이 없기 때문에 흡연자 등 폐암 고위험군은 스스로 폐암 검진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일반적인 흉부 X-선 촬영으로는 2cm 이하의 작은 종양을 발견하기 어렵고, 또 조기 발견해도 완치율을 높일 수 있느냐에 대한 우려가 있기 때문에 조기 검진 방법으로 적당하지 않다. 40세 이상이면 저선량 흉부 CT 촬영을 이용해 검진하고, 흡연을 하거나 경력이 있는 사람이 폐암이 의심되는 증상이 있으면 즉시 정밀 검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유방암이 걱정되는 20대 여성: 유방초음파 검사
유방암 검진에 사용되는 유방촬영술은 유방암을 확인하는데 매우 효과적이고 뛰어난 검진이지만, 방사선이 조사되므로 유방암 호발연령이 아닌 아닌 젊은 여성들에게 권하지 않는다. 특히 20대 여성들은 생리주기에 의한 유선의 팽창으로 정상 유방임에도 멍울이 만져지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젊은 여성이라면 유방초음파 검사를 먼저 해 볼 것을 권한다. 하지만 유방초음파 검사는 자칫 작은 종양을 놓칠 수도 있기 때문에 호발연령인 40대 이상의 여성은 매년 꼭 유방촬영을 통해 조기에 암을 발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인유두종 바이러스 백신을 맞으려는 성경험이 있는 30대 여성: 인유두종바이러스검사
자궁경부암의 주요 원인인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을 맞았다면 자궁경부암 위험에서 어느 정도는 벗어날 수 있다. 하지만 백신 주사에 앞서 인유두종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았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 특히 성경험이 있는 여성은 자신도 모르게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 수 있으므로 꼭 확인하도록 하자.
스트레스와 암 예방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다’라는 말은 현대 의학에 있어서 일종의 성어 혹은 지침 비슷하게 인용된다. 그만큼 스트레스는 현대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주적이다. 스트레스가 일으키는 만병 중에는 당연히 암도 포함되어 있는데, 아직 스트레스가 암 발생에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는 증거는 없다. 그러나 지속적인 스트레스는 전반적인 신체 기능을 떨어뜨리고 무엇보다 면역력을 약화시켜 암에 대한 방어력을 잃게 한다. 때문에 스트레스를 만성으로 느끼는 사람들은 그만큼 암에 취약하다. 암을 예방하는 데 있어서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
스트레스에 대한 몸의 반응
일반적으로 스트레스는 사람들이 정신적, 신체적, 혹은 정서적 압력을 받고 있을 때의 느낌으로 설명할 수 있다. 스트레스는 일상적인 활동 외에도 외상, 질병 혹은 이혼이나 사별 등과 같은 갑작스러운 사건 등에 의해 생겨날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양한 이유로 수시로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 일정량의 스트레스는 정신적인 자극이 되어 활동력을 높이고, 활력을 주는 등 긍정적인 역할을 하지만, 아주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를 겪거나, 혹은 오랜 기간 동안 반복적으로 스트레스를 경험한 사람들은 정신적 혹은 신체적인 건강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 신체는 여러가지 형태로 반응을 한다. 먼저 부신수질에서는 에피네프린과 노르에피네프린, 즉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시키는데, 이 호르몬의 영향으로 혈압이 증가하고, 혈당의 수치도 낮아진다. 또한, 감각들이 주변의 반응에 매우 예민해지는데 이는 위기 상황으로부터 빨리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즉, 우리 몸은 스트레스 상황을 위기나 위협으로 인식하고 거기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몸을 긴장시키는 것이다.
문제는 이 스트레스 상태가 오랫동안 만성으로 지속되었을 때다. 스트레스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이에 대한 부작용으로 위기 극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 신체의 다른 기능, 예를 들어 소화 능력, 임신 능력, 비뇨기 능력 등 각 신체 기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여기에 더해서 면역 기능도 약해진다. 만성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이들 중 상당수는 독감, 감기, 두통, 불면증, 우울증 등을 앓고 있으면 바이러스에 의한 질병에 쉽게 노출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다양한 방법으로 암을 키우는 스트레스
그러나 스트레스가 건강에 적신호를 보낼 수 있다고 하더라도 암을 일으킬 수 있다는 증거는 약하다. 일부 연구에서는 다양한 심리적 요인, 즉 스트레스와 압박감이 암 발생을 증가시킨다는 통계적 결과를 얻었지만, 스트레스가 직접적으로 암을 일으킨다는 강력한 증거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그럼에도 의학계에서는 스트레스를 암의 주요 원인으로 포함시키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스트레스가 암을 발생시키는 여러 원인들과 깊은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첫째, 스트레스는 건강하지 못한 생활 습관을 부른다. 만성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이들은 다른 이들보다 흡연, 과식 혹은 잦은 음주 등 암과 직접적인 관련이 높은 생활 습관을 가지고 있을 확률이 매우 높다. 스트레스가 이런 발암 요인들을 끌어내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이들이 암에 걸릴 확률 역시 높아진다고 볼 수 있다.
둘째, 만성 스트레스로 인한 면역성의 약화도 암 발생의 간접적인, 그러나 강력한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일시적인 스트레스는 도리어 체액성 면역력을 강화시키지만, 스트레스가 장기적으로 이어지면, 몸의 면역기능이 현격하게 떨어진다. 특히 세포의 면역기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발암 물질과 발암 요소에 의한 세포의 변이에 대해 면역력이 충분히 방어하지 못하는 것이다. 셋째, 스트레스는 종양의 성장을 돕는다. 스트레스가 암 발생에 간접적인 원인 역할을 했다면, 암이 발생한 후에는 스트레스는 암에 보다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실험쥐를 이용한 실험에서 지속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은 쥐의 종양이 그렇지 않은 쥐의 종양보다 빨리 성장하고 전이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 다른 예로 유방암 세포를 가진 쥐가 오랜 시간 스트레스에 노출되자 림프절과 폐로 암 세포가 전이되는 속도가 높아졌는데, 이 과정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의 하나인 노르에피네프린(norepinephrine)이 종양으로 연결되는 신생 혈관을 만드는데 기여를 했다.
마지막으로 스트레스는 이미 암에 걸린 환자의 생존율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오래된 스트레스가 불러올 수 있는 우울증과, 무기력함은 암환자의 치료 예후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며, 나아가 생존 가능성도 낮아지게 한다. 우울증을 앓는 환자는 치료를 성급하게 포기하거나, 적극적인 치료를 거부하는 등, 치료 결과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우도 많다.
스트레스는 그때그때 풀어내자
지금껏 정리한대로 스트레스 자체가 암세포를 만들어 내지 않는다. 그러나 스트레스는 암이 발생하기 좋은 토양을 만든다. 그리고, 이미 발생한 암세포의 성장을 돕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앞으로 스트레스와 암의 명확한 관계를 밝히기 위한 연구와 노력은 계속 이어지겠지만, 지금까지 밝혀진 것만으로도 스트레스가 결코 암 예방에 유익하지 않은 존재라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스트레스는 흡연이나 음주, 식습관처럼 스스로 고칠 수 있는 생활습관이 아니며, 예방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일상 생활 속에, 그리고 예기치 못한 사건 사고에 대한 반응이 바로 스트레스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스트레스를 덜 받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받은 스트레스를 건강하게 풀어내는 것이다. 스트레스를 쌓아두면 자칫 흡연, 음주, 과식 등 건강하지 않은 방법으로 발산될 수 있기 때문에 쌓이는 스트레스는 즉시 적극적으로 풀어내야 한다. 스트레스를 받는 기간이 짧을수록 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량도 감소하고, 스트레스로 인한 부작용도 줄일 수 있다. 자신의 기호에 맞는 취미생활을 개발하고, 가벼운 운동을 통해서 에너지를 발산하고, 적극적인 의사 표현을 통해 감정을 드러내는 등 일상에서 스트레스를 가볍게 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암 예방을 위한 식사 지침
생활 속의 작은 습관을 바꾸는 것부터 암 예방은 시작된다. 특히 식품은 각종 암 발생과 밀접한 연관을 가지기 때문에 식습관을 바르게 바꾸는 것은 암 예방의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비단 암뿐만 아니다. 각종 성인병과 만성질환도 식생활 습관을 어떻게 바꾸느냐에 따라 철저하게 예방할 수 있다. 여기 암을 예방할 수 있는 몇 가지 식사 지침을 소개한다.
적정 체중과 적정 체지방량을 유지한다
어떤 질환이든 비정상 체중일 때 더 발생하기가 쉽다. 암 역시 마찬가지. 정상 체중과 정상 체지방량을 유지하는 것은 몸의 면역성을 키우고 암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특히 중년기 이후에는 복부비만을 주의해야 한다. 복부비만은 대장암과 유방암, 전립선암 등을 비롯한 각종 암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조리 시 가급적 기름과 설탕을 적게 사용한다.
패스트푸드를 피하고 섬유소가 많은 자연식품으로 대체한다.
총 에너지 섭취량을 조절해서 자신의 정상 체중과 체지방량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전곡류와 콩류를 많이 먹는다
도정이나 가공이 덜 된 전곡류에는 면역력을 키워주는 영양소가 풍부하며, 식이섬유의 함량도 높아서 대장 운동도 원활하게 도와준다. 특히 쌀겨를 포함한 현미가 암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콩 속에 풍부한 이소플라본과 안토시아닌 등도 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데, 암 중에서도 유방암과 전립선암의 발생을 줄일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암 예방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매일 25.3g의 이소플라본을 섭취해야 하는데 이는 검은콩 90g에 해당한다. 두부나 된장 등 콩으로 만든 식품은 이소플라본 섭취에 도움이 된다.
백반보다는 잡곡밥과 현미밥을 주식으로 한다.
다양한 곡류와 콩류로 만든 식단을 꾸민다.
곡류는 건조하고 시원한 곳에 보관하고 오래 저장하지 않는다.
여러 가지 채소와 과일을 먹는다
1997년, 이전 연구 결과들을 토대로 한 세계암연구재단의 코호트 연구에서는 매일 일정량의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먹을 경우 위암, 유방암, 대장암의 발생 위험이 낮아진다고 발표했다. 2007년 세계암연구재단의 2차 보고서에서는 암 예방을 위해 과일과 채소를 하루 400mg 이상 섭취할 것을 권하고 있다. 특히 녹황색 채소는 암 예방에 도움이 되는 카로티노이드가 풍부해서 도움이 된다. 하지만 녹황색 채소만을 먹는 것보다 다양한 종류의 채소를 신선하게 먹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매일 다섯 가지 색상(빨강, 초록, 노랑, 보라, 하양)의 과일과 채소를 챙겨 먹는다.
매끼 김치 이외 서너 종류 이상의 채소 반찬을 먹는다.
채소와 과일은 가공되지 않은 신선한 것을 구입하여 바로 사용한다.
과일은 매일 1회 이상 먹는다.
붉은색 육류를 적게 먹는다
세계암연구재단은 1997년 보고서에서 붉은색 육류가 대장직장암의 위험을 높인다고 경고했다. 또 과도한 육류 섭취가 전립선암의 발생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특히 불에 직접 익히면, 고기가 불꽃에 닿을 때 발생하는 헤테로사이클릭아민류(HCA) 등과 질소화합물이 발암물질을 생성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육류를 먹을 때 섭취하게 되는 과도한 지방과 동물성 지방 및 포화지방산은 유방암 등의 위험도를 높이게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붉은색 육류는 1회 1인분 일주일에 2회를 넘기지 않도록 한다
햄, 소시지 등 가공육을 가능한 삼간다.
육류 조리 시에는 직화구이를 피하고 탄 부분은 먹지 않는다.
눈에 보이는 지방은 제거하고 먹는다
닭, 오리 등 가금류는 껍질을 벗기고 먹도록 한다.
염분을 줄이고, 싱겁게 먹는다
세계암연구재단의 보고서에 의하면 염분은 위암과 영향 관계가 있다고 한다. 대부분의 연구들에서도 염분이 위벽을 자극하여 위 점막층을 깨고 이를 통해 발암 인자들이 침투한다는 주장이 보편적이다.
음식을 만들 때는 소금, 간장의 사용을 줄인다.
국물은 짜지 않게 만들고, 양 또한 적게 먹는다.
김치는 싱겁게 저염으로 담가 먹는다.
저지방 우유를 매일 한 컵 마신다
우유의 섭취와 암의 직접적인 연관성에 대한 연구는 아직 부족하다. 하지만 우유는 우리나라 식단에서 부족되기 쉬운 영양소인 칼슘을 보충해줄 수 있는 좋은 급원 식품으로 성인의 경우 하루 한 컵(200ml) 정도 마시는 것이 좋다. 여성의 경우 꾸준히 우유를 섭취하면 골다공증, 대장암, 유방암, 난소암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그러나 남성의 경우에는 과량의 우유를 섭취하면 동물성 지방의 작용으로 도리어 전립선암의 위험을 높인다는 주장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럴 땐 저지방 우유를 선택해 보자, 칼슘 보충 등 우유의 장점을 얻으면서도 동물성 지방 섭취에 따른 위험에서는 자유로워질 수 있다.
유제품을 구입할 때는 저지방 제품을 선택한다.
특히 성인 여성은 가능한 하루 한 컵의 우유를 마시는 습관을 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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