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립국악단
-국악칸타타 어머니-
작품 의도
한국적 정한의 대표적 이미지 중 하나가 ‘어머니’ 임은 그 누구도 부인하기 힘들 것이다. 동서고금을 통틀어 인류의 역사 속에서 어머니라는 존재는 늘 숭고하고 헌신적인 사랑의 상징이 되어온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이 땅의 어머니는 유독 더 많은 정감을 불러일으키는 존재였다. 아마도 그것은 우리가 살아왔던 시대, 우리 민족이 걸어왔던 길이 그만큼 급격한 변화 속에 있었고, 또 그 변화의 가파른 경사만큼이나 상처받고 고통 받는 일이 더욱 많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시대의 격랑을 강인한 생명력으로 이겨 내온 어머니, 굴욕과 고난의 시대를 넘어 새로운 시대를 만드는 사람들을 길러낸 어머니, 논리적이진 않지만 직관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따뜻한 감성으로 자식을 사랑해온 이 땅의 어머니는 그 어느 어머니에 비해서 더욱 더 애틋한 이름이 되어 왔다. 그리고 시공을 떠나 가장 아름답고 완전한 사랑의 대명사였으며 많은 예술작품의 극적인 소재로도 활용되어 왔다.
이제 우리는 최근 급격한 가족 해체의 시대를 맞고 있다. 가족의 해체는 어머니의 존재 자체도 희미하게 만든다. 또한 사회구조와 남녀의 역할 등의 변화로 전통적인 어머니의 모습은 능력 있는 커리어우먼으로 대체되어 있기도 한다. 과거로의 회귀가 능사는 아니겠지만 자식들이 돌아오기를 문기대어 기다리는 어머니, 또 그 어머니가 차려놓은 밥상과 함께 아랫목 이불 속에서 따뜻하게 주인을 기다리는 밥그릇이 그리워지는 시대다.
이 작품은 우리가 살아온 시대의 어머니를 그리며, 앞으로 우리가 살아갈 시대에도 여전히 절실한 어머니의 사랑을 위해 만든 것이다. 진실로 위대한 모성이 우리 사회의 감성습도를 유지 시켜주는 보습 제 역할을 하리라 믿기 때문이다
program
1.희미해진 어머니
오늘이 어제 같고 내일 또한 오늘 같아 무엇이 그리 바쁜지 왜 이다지 부산하지
그렇게 보낸 시간 속에 희미해지는 꿈이여 낡아버린 기억 속에 희미해진 어머니여....
2.도창
내 기억 속에 언제나 작은 집 하나 있습니다. 기와집이래야 고래 등 같은 집이 아니요.
겨우 열평도 채 안되는 집에서 용케도 육남매가 뒹굴며 자랐습니다.
3.나라 없는 땅에서 혼인 가약
뿌리 없이 떠도는 배 발에 차이는 길가 돌맹이 하나
4.해방이다 해방
내가진 것이래야 몸뚱이 달랑 하나 그래도 금수강산이 모두 내 땅이다-만세만세만만세-
4-2.영상편지 (남편)
5.이 눈보라 그치면
얼음 계곡 사이로 칼날 세운 눈보라 통증까지 얼린 동상 천근만근 발걸음이 삼팔선을 넘는다. 두려움을 넘는다.
6.도창(2) 세상이 어디
살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던 아버지 젊은 나이 폐병 얻어 홀연히 눈감으시니 홀로 된 어머니...
7.사부곡
앙상한 겨울 산 흰 눈 내리는 날에 서리어 있는 나무숲 속 작은 오솔길...그 길
바라보면 님 그림자 떠오네
8.너희는 나의 희망
땡볕도 좋다 소낙비도 좋다.
가물면 어떠랴 홍수난들 어떠랴 돌아서면 자라는 옥수수 대 마냥 누가 하늘 높다 더냐 그저 쑥쑥 자라 거라
9.내 두부가 생명이다
식품 위생법 위반이다. 콩밥 먹어야 한단다.
단속이다 도망쳐라 나 먹을 것 더 만들어 네 이웃에 파는데 무엇을 잘못 했나 무슨 죄가 그리 크나...
휴식 - 10분
9-2.영상편지 (너희는 나의)
10.대학생 우리 아들
동네 사람들 우리 아들 대학 갔소. 지 에비 빼다 박아 머리 하나 좋더니만 갔소
갔소 드디어 갔소 우리 아들 대학 갔소
11.서울오신 어머니
서울서 직장 다니는 딸내미 행여 밥 굶을세라.
머우대에 토란대 총각김치 마른 고사리 바리바리 이고 지고 오신 어머니
12.칠순 날
어머니 어머니 가시고 싶은 나라 없나요. 어머니 가시고 싶은 나라 없나요.
말씀만 하시라니까요. 저희가 보내 드릴께요
13.불! 불! 불이야
불이야!불이야! 코 끝 맵쌀하더니 불길하나 치솟았다.
청상에 과부된 오수댁네 집인 갑다.
14.도창(3) 돌아가신 어머니
그런 어머니가 가셨습니다. 세상의 온갖 풍파 아무 소리 없이 이겨낸 어머니. 아니 어쩌면 어머니가 풍파 그 자체였습니다.
어머니가 돌아 가시고, 그제야 우리는 알았습니다.
14-2.마임 (구름처럼 내 마음속으로)
15.어머니
어메요 저승가면 어머니로 살지 마소 바보같이 주기만 하는 어머니로 살지 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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