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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쉼터 스크랩 박석재의 우주 이야기 / 만 원짜리 뒤에는 `북두팔성`? . 천상열차분야지도.
ysoo 추천 0 조회 70 14.02.13 11:06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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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재의 우주 이야기

 

세뱃돈 만 원짜리 뒤에는 '북두팔성'?

 

 

경복궁 근정전의 일월오봉도가 만 원 지폐에 새겨져 있다.

경복궁 근정전의 일월오봉도가 만 원 지폐에 새겨져 있다.

 

 

우리 동양에서는 한자로 달을 ‘太陰’, 해를 ‘太陽’이라고 적었다. 오늘날 해는 태양이라고 하면서 달은 태음이라고 하지 않아 듣기에 어색하다. ‘해와 달’이 ‘태양과 달’보다 더 잘 어울리지 않는가? 이 칼럼에서도 가능하면 태양보다 해라는 말을 더 이용하겠다. ‘太陰’, ‘太陽’이 ‘五行星’과 합쳐져서 바로 ‘陰陽五行’ 우주를 이루는 것이다. 한마디로 일월오봉도는 우주가, 하늘이 우리 임금을 임명했다는 것을 상징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땅의 지도’ 대동여지도는 김정호가 어떤 고생을 해 만들었는지 소상히 아는 반면, 정작 대표적인 ‘하늘의 지도’ 천상열차분야지도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거의 알지 못하는 것 같아 가슴이 아팠다.

하지만 만 원 지폐 뒷면에 천상열차분야지도가 들어가면서 이런 고민은 한 번에 날아갔다.

 

 

한국천문연구원 세종홀 중앙의 천상열차분야지도 복제본.

한국천문연구원 세종홀 중앙의 천상열차분야지도 복제본.

 

 

만 원 지폐 뒷면 왼쪽에는 국보 230호인 혼천의가, 오른쪽에는 한국천문연구원 보현산천문대 1.8m 광학망원경이 소개돼 있다. 그리고 가운데 바탕에는 국보 228호 천상열차분야지도가 깔려 있다.

참고로 국보 229호는 자격루다. 한마디로 만 원 지폐는 우주의 섭리를 따라 연구하며 살아온 우리 민족의 과거와 현재가 총망라돼 있는 ‘과학관 화폐’다.

해와 달이 들어가 있으니 부적이나 다름없다. 온 국민이 지갑에 부적을 담고 다니니 우리나라는 앞으로 잘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보현산천문대의 1.8m 광학망원경.

보현산천문대의 1.8m 광학망원경.

 

 

나는 우리나라 지폐를 다른 나라 것들과 비교해 볼 때 정말 잘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액수에 관계없이 모두 크기가 같은 미국 달러 지폐보다 액수가 작아질수록 크기도 약간씩 작아지는 우리나라 지폐가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만 원 지폐 이외에 다른 것들도 제법 재미있는 얘깃거리가 담겨 있으니 검색해 보자.

 

다시 만 원 지폐로 돌아가자.

뒷면 혼천의 톱니바퀴 부분을 자세히 보면 북두칠성이 있다. 자세히 보면 북두칠성 끝에서 두 번째 별이 2개임을 알 수 있다. 즉 알코르(Alcor)라는 이름을 가진 흐린 별이 붙어 있는데 도시에서는 절대로 볼 수 없다. 아무리 눈이 좋아도 깜깜한 시골에 가야만 볼 수 있는 것이다.

 

 

만 원 지폐 뒷면의 북두칠성.

만 원 지폐 뒷면의 북두칠성.

 

 

‘선덕여왕’이란 TV 연속극이 있었다.

그 연속극이 바로 북두칠성 끝에서 두 번째 별 개양성이 2개라는 사실을 이용해서 쌍둥이 공주를 등장시켰던 것이다.

 

 

 

 

박석재의 우주 이야기⑧

이성계가 조선 건국후 만든 '천손(天孫) 증명서'

 

세계에서 2번째 오래된 석각 천문도

 

지난번 칼럼에서 만 원 지폐 뒷면에 나오는 천상열차분야지도에 대해 간단히 언급했다.

천상열차분야지도는 정말로 귀중한 문화재다. TV 연속극 <대장금>에서도 의녀들을 앉혀놓고 천상열차분야지도를 설명하는 장면이 나올 정도다. 이번 칼럼에서는 천상열차분야지도에 대해 상세히 알아보자.

 

1392년 고려를 무너뜨리고 새로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는 백성들이 하늘의 뜻으로 받아들여주기 바랬다. 그러던 중 고구려 성좌도 탁본을 얻게 되자 그는 뛸 듯이 기뻐하며 이를 돌에 새길 것을 명한다. 그리하여 태조 4년, 즉 1395년에 완성하니 이것이 현재 경복궁에 보존되고 있는 국보 제228호 천상열차분야지도이다. 나중에 만들어진 세종본과 숙종본이 더 있는데 앞엣 것은 전해지지 않고 뒤엣것은 보물 837호로 지정됐다.

 

천상열차분야지도를 만들기 위해 개국공신 권근은 글을 짓고 류방택은 천문계산을 했으며 설경수는 글씨를 썼노라고 비문에 적혀있다. 글을 짓고 글씨를 쓰는 일은 선비라면 누구나 할 수 있었지만 고구려 탁본을 바탕으로 그 동안 모양이 변한 별자리를 보정하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없었다. 고려 말 천문대장이었던 금헌 류방택이 태조 측으로부터 협박을 받아 이 일을 하게 됐다.

 

천상열차분야지도는 1247년에 만들어진 중국의 순우천문도의 뒤를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석각천문도이다. 하지만 천상열차분야지도의 별자리들은 순우천문도의 그것들과 모양이 틀린 것이 많아 연관이 없어 보인다. 결정적 사실은 천상열차분야지도 오른쪽 아래 부분에 당초 조선 태조에게 바쳐진 탁본의 고구려 원본이 전란 중 대동강에 빠졌다고 새겨져 있다는 점이다. 즉 그 원본은 순우천문도보다 최소한 7백 년 전에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천상열차분야지도

천상열차분야지도

 

 

류방택은 멸문지화를 면했지만 고려의 신하로서 조선 건국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에 대해 몹시 자책했다. 그리하여 그는 계룡산에서 고려 말 충신들에게 제를 지내게 됐고 이것이 효시가 되어 동학사의 ‘삼은각’이 세워졌다고 한다. 류방택은 정작 자신의 무덤에 비석을 남기지 말라고 유언하는 등 아무 것도 남기지 않았다. 그래서 후손들이 그의 얼굴을 복원하기 위해 무척 고생했다.

 

호가 ‘은’으로 끝나는 고려의 세 신하, 즉 야은 길재, 목은 이색, 포은 정몽주를 기리는 사당이 바로 삼은각이다. 계룡산에는 삼은각 이외에도 수많은 충신들이 모셔져 있다.

즉 계룡산은 ‘귀신의 산’인 것이다. 그래서 계룡산 동학사는 다른 절들과 달리 홍살문을 가지고 있다.

이런 이유로 뱀 장사가 전국의 명산을 다 제치고 제일 먼저 ‘계룡산에서 30년……’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동학사의 홍살문

동학사의 홍살문

 

 

금헌류방택기념사업회 김현구 회장의 노력으로 류방택의 초상을 복원하는 사업이 한국천문연구원 등의 후원을 받아 추진됐다. 조용진 얼굴연구소장은 류방택의 후손인 서산(서령) 류씨 100명의 얼굴을 치밀하게 분석한 끝에 공통 인자를 찾아내 초상을 복원할 수 있었다. 동양화임에도 불구하고 해부학적인 얼굴을 가진 이 초상은 명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복원된 금헌 류방택의 초상. ⓒ조용진

복원된 금헌 류방택의 초상. ⓒ조용진

 

 

금헌류방택기념사업회는 서산시, 한국천문연구원과 함께 2006년부터 류방택 별 축제를 매년 실시하고 있다. 한국천문연구원은 류방택의 업적을 기리고자 보현산천문대에서 발견한 소행성의 이름을 ‘류방택’으로 명명하고 첫 별 축제에서 기증행사를 가졌다. 특히 2007년 대전 KBS는 창작뮤지컬 <류방택 별을 보았네>를 최초로 제작해 호평을 받았다. 이러한 노력이 이어진 끝에 서산시는 2010년 류방택 천문기상과학관을 준공하기에 이른다. 류방택을 기리는 사업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대전 KBS가 제작한 창작뮤지컬 <류방택 별을 보았네>

대전 KBS가 제작한 창작뮤지컬 <류방택 별을 보았네>

 

 

대동강 물 속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천상열차분야지도 원본은 광개토태왕비 못지않은 우리 문화유산이다. 왜냐하면 광개토태왕비가 우리 민족의 힘을 보여준 것이라면 그것은 우리 민족의 문화를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천손, 즉 ‘하늘의 자손’이라는 사실을 증명해주는 귀중한 문화재이기 때문이다. 가까운 장래에 천상열차분야지도 원본이 하늘을 볼 수 있기를 충심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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