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물망 뚫고 다시 돌아온 부캉이… 수로가 집처럼 편해졌을까
이다인 기자
입력 2026.10.22. 17:28
요약
초등 저학년 이상부캉이 수로 밖으로 내보내도 그물 뚫고 돌아와
한 달 넘게 지내며 수로에 적응… 안전하게 여겨
수온 현재 22℃… 추워지면 스스로 떠날 수도
지난 21일 부산 북항 친수공원 인공 수로에서 ‘부캉이’를 먼바다로 유도하는 모습. 이번 3차 시도에서는 바다에 둥둥 뜬 폰툰에 그물을 매달았지만, 부캉이는 이번에도 그물을 넘어 수로로 돌아왔다. / 연합뉴스
부산 북항 친수공원. 이곳에 한 달 넘게 머무르고 있는 부캉이를 돌려보내기 위한 작전이 펼쳐졌어요. 지난달 29일, 1차 작전과 지난 2일 2차 작전은 부캉이가 수로를 나가지 않거나, 수로로 되돌아와 실패로 돌아갔어요. 이후 날이 추워지고 수온도 많이 내려갔어요. 부캉이가 수로에 더 머무르면 건강이 염려되는 상황이었죠. 결국 21일 다시 한번 부캉이를 먼바다로 돌려보내기 위한 작전이 펼쳐졌습니다. 물 위에 둥둥 뜨는 도구인 ‘폰툰’에 대형 그물을 걸어 수조 바닥까지 늘어뜨리고, 양끝에서 그물을 끌어당기며 부캉이를 천천히 바다 쪽으로 몰았죠. 잠수사들은 물속에서 부캉이의 상태를 확인했어요. 9시간에 걸친 작업 끝에 저녁 6시 무렵 부캉이는 수로 밖으로 나갔답니다. 시민들도 부캉이에게 손을 흔들며 작별 인사를 건넸죠. 그런데 다음 날 오전, 부캉이가 돌아오지 못하게 막아둔 그물을 통과해 또다시 수로로 돌아왔다는 소식이 전해졌어요.
부캉이는 왜 자꾸 수로로 돌아오는 걸까요? 전문가들은 몇 가지 추측을 내놓았어요. 우선 부캉이가 수로에 적응했을 것으로 보고 있어요. 부캉이는 멸종 위기종인 흑상어예요. 흑상어는 평소에 여러 지역을 오가며 활발하게 이동하지만, 먹이·수온·안전 등 만족스러운 장소를 찾으면 오래 머무르거나, 멀리 떠났다가도 되돌아오죠. 강원대 수의과대학 샤크랩 김상화 교수는 “부캉이가 한 달 넘게 지내면서 수로에 익숙해졌을 것 같다”며 “지금 수로 물 온도는 22℃ 안팎으로, 흑상어가 사는 데 무리가 없어서 굳이 떠나야 할 만큼 불편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어요.
또 수로 밖 환경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요. 부캉이가 머무는 수로 밖에는 크루즈 터미널이 있어 많은 선박이 오가고 있어요. 배들이 움직이면 소음과 진동이 발생하죠. 김상화 교수는 “출구 근처의 배 소리, 그물, 사람들이 내보내려고 했던 경험 때문에 부캉이가 수로 출입구 쪽을 꺼리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어요. 그래도 부캉이처럼 한곳에 한 달 넘게 머무는 것은 거의 없는 일이에요. 결국, 수로에 머무는 이유는 부캉이만 알고 있는 셈이죠.
부캉이가 수로를 안 나가고 계속 버티면 어떻게 될까요? 흑상어는 따뜻한 바다에 살기 때문에, 수온이 18℃ 아래로 내려가면 따뜻한 바깥 바다를 찾아가려 하죠. 전문가들은 수온이 더 떨어지면 부캉이가 스스로 수로를 떠날 수 있다고 봐요. 하지만 한 달 넘게 먹이를 먹는 모습이 관측되지 않았고, 몸에 상처도 난 상태죠. 부캉이가 하루빨리 넓은 바다로 돌아가기를 바라는 이유랍니다.
부캉이의 오른쪽 지느러미에 난 상처(빨간 원). 부캉이는 눈가와 주둥이에도 상처가 났고, 먹이도 제대로 먹는지 확인되지 않는 상태다. 수온이 더 내려가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세균에 감염되면 지느러미가 썩어 들어가는 패혈증에 걸려 목숨이 위험해질 수 있다. / 연합뉴스
5학년 2학기 과학 2단원생물과 환경
멸종 위기 흑상어
부캉이는 처음에 무태상어로 추정됐어요. 하지만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 6일 부캉이가 ‘흑상어’라고 최종 발표했어요. 두 상어는 생김새가 비슷해 눈으로 구별하기 어렵거든요. 차이점은 등에 있는 선이에요. 흑상어는 등지느러미 사이에 볼록하게 솟은 ‘융기선’이 있지만, 무태상어에게는 없거든요. 흑상어는 몸길이가 최대 4.2m까지 자라는 대형 상어예요. 등은 짙은 회색이나 갈색, 배는 흰색에 가까워요. 날카로운 삼각형 이빨로 물고기와 오징어 등을 잡아먹죠. 또 따뜻한 바다를 좋아하며, 먹이를 찾아 멀리 이동하기도 해요. 하지만 성장과 번식이 느리고 어부들이 많이 사냥하면서 개체 수가 줄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