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대유행으로 시끄럽습니다. 당장 이곳 대구 도심만 해도, 며칠 전부터 유동인구나 차량통행이 자취를 감춘 것이 사실이고요.
정말 재난영화와도 같은 분위기의 요즘, 우리 WKBL도 코로나 사태의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아니 ‘철저한 예방과 대비’라는 표현이 더 적절하겠네요. 지난 21일, 하나은행 대 BNK의 맞대결부터 ‘무관중 경기’가 결정되었습니다. 우리 선수들과 관계자 여러분의 건강과 안위가 여전히 걱정됩니다만. 일단은 그들을 응원하는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이네요. 이렇게 우울한 시기를 잠시나마 잊을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오늘은 지난 2월 22일에 있었던 WKBL 신한은행 대 KB스타즈의 5라운드 맞대결을 리뷰해보겠습니다. 역시 무관중으로 펼쳐졌고, 저는 네이버를 통해 ‘전체 다시보기’를 했습니다.
오늘 경기, 양팀의 스타팅라인업 소개
■ Today's 게임 리뷰
1쿼터. 신한은행에서는 (여러 우여곡절 끝에 이제는 정규직이 된?) 서덜랜드만이 4득점. 원정팀 KB는 심성영의 3점포와 쏜튼 선수를 앞세워 초반 리드를 잡았습니다(4분만에 4대15까지).
쿼터 중반에 신한은행 이경은 선수가 3점포, 그리고 서덜랜드를 살려주는 어시스트까지 기록하며 추격에 나서기도 했습니다(13대15까지). 하지만 종료 2분 40초를 남기고 터진 김민정 선수의 3점포가 KB의 오랜 침묵을 깼고, 이어 김수연 선수의 수비를 달고도 과감히 올려준 드라이브인 득점도 참 인상 깊었습니다(16대22).
2쿼터는 ‘2019-20년도 신인 드래프트 전체1순위’ KB스타즈 허예은 선수가 단연 돋보였습니다. 심성영과 교체로 투입된 허예은 선수는 3분 27초 지난 시점에서 깨끗한 미들슛(18대28)을 시작으로 박지수 선수에 어시스트(18대30). 또 보다 나은 찬스의 염윤아 선수에게 찔러준 어시스트(18대32), 속공상황에서 김민정 선수의 3점을 만들어준 패스(18대35 시점)까지... 눈에 띄는 장면이 많았습니다.
쿼터 4분 남은 시점에서, 박지수 선수의 패스를 받아 득점에 성공했던 장면(21대37)도 예뻤고. 전반전, 팀에 확실한 리드를 가져다 주었네요(27대44).
1분만에 서덜랜드의 골로 시작된 3쿼터. 앞서던 KB는 박지수의 패스미스(골밑 노마크 김민정 선수에게 전달되지 못했던)와 염윤아 선수의 5반칙퇴장 등 아쉬운 장면을 계속 연출하며 거센 추격을 허용했습니다. 김단비 선수의 레이업슛이 연거푸 KB의 림을 통과하며, 어느덧 한 자릿수 차이까지 왔다갔다하는 상황! 여기서 한 번 더 빛이 났던 건 또 허예은이었네요.
염윤아 선배를 대신해 들어오자마자 과감한 드라이브인으로 득점(35대48). 쿼터 종료 1분 안쪽으로 들어온 시점에서 터진 좌중간 3점포(43대55 시점)! 또 바로 이어진 속공상황에서 한템포 빠르게 박지수에 찔러준 패스 모두 칭찬할 것이었습니다. 양팀은 다시 14점차(43대57)입니다.
(박지수의 패스를 받은) 심성영의 외곽포로 4쿼터를 깔끔하게 시작한 KB스타즈! 쏜튼도 쏜튼 선수다운 시워한 3점슛(6분 53초 남은 49대67 시점)도 나오고... 이후로도 단단하게 그들의 리드를 잘 지켜낸 오늘 경기입니다. 경기 종료 3분 남은 시점에서는 양팀 벤치 멤버들도 속속 출전기회를 잡고. 최종결과는 60대77, KB스타즈의 승리입니다.
■ 짚고 싶은 포인트 (한 마디 더하기!)
우선 오늘경기에서 개인적으로 눈에 띈 건 허예은 선수였습니다. 의도치않게(?) 오늘 출전시간이 많이 주어진 가운데, 안정된 경기운영능력을 보여줬습니다(22분 출전, 9득점 5어시스트). KB의 안덕수 감독도, 쏜튼 선수도 이 당돌한 루키를 믿고 많이 밀어주는 것 같아보였고. 이제 웨이트만 조금씩 키워주면 참 좋겠습니다.
오늘 18점으로 팀내 최고득점을 기록한 김민정 선수 칭찬도 뺴놓을 수 없죠. 강아정도 없고, 지수-윤아 콤비가 잠잠한 가운데'오늘의 히로인'은 역시 김민정이었습니다. 굿~!
반면 (오늘 KB도 외곽슛이 참 없다 느껴졌지만-실제로는 7개 성공) 내내 추격자 입장에 섰던 신한은행은 반드시 필요했던 외곽슛이 전무했습니다(신한 성공2/시도24). 이제는 FA로 계약을 맺은 두 선수의 연봉을 또 언급하기도 싫네요. 이경은, 김이슬 선수는 어디 있는지? 오늘도 한엄지 선수는 안보였고, 한채진 선수도 무미건조함. 또 다시 김단비 선수 한 명에게만 모든 것을 맡겨놓기엔 너무 가혹하단 생각이 듭니다.
지난 오프시즌동안 신한은행은 선수단을 제대로 구성할 수조차 없을 정도로 부상 문제가 큰 이슈였습니다. 물론 이 때문에 외국인선수쪽에서도 큰 곤욕을 치르기도 했죠. 하지만 황미우 & 김수연 등이 외부에서 수급되고, FA영입도 있었습니다. '이경은-김이슬-김단비-한채진-서덜랜드' 베스트5도 구성되고, 김연희-황미우-김아름... 벤치자원도 갖춰졌는데 왜 자꾸 아쉬움이 남죠?
하긴, 아직 신한은행은 포스트시즌 진출권 안에 들어있습니다(현재 10승 14패, 3위).
■ Today's Photo
확실히 국내 Top급 가드로 올라선 듯한 심성영 선수(왼쪽), 그리고 가운데 사진은 앞서 적은 허예은 선수 드라이브인 장면 같네요.
WKBL No.1급 김단비 선배를 앞에 두고도 저 당당함이라니... 그만큼만 커다오.
신한은행 김단비 & 서덜랜드 경기장면. 정상일 감독님, 참 안풀리죠?
아무도 없는 경기장을 이렇게 보고 있으니, 가슴이 참 아프네요. 우리 선수들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