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堪 : 어떠한 어려운 일이 있어도 견뎌라)과
인(忍 : 괴롭고 힘든 일을 참아라)
그리고 대(待 : 세상일을 조급해 하지 말고 기다려라)
세 글자를 지니고 다녀라.”
어느 재상이 신경질이 심하고 사소한 일에 화를 잘 내며 싸우기를 좋아하여 임금님으로부터 꾸지람을 아랫사람에게는 따돌림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런 어느 날 재상이 그것이 병인 줄 알고 심복을 불러 돈 3천냥을 주면서 신경질을 낫게 하는 약을 구해오라고 명을 내렸습니다.
심복은 황당한 심부름이지만 어쩔 수 없이 전국을 돌아다녔는데 약이 있을 리가 없었습니다.
1년을 헤매다가 포기를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어느 오두막 처마에 주머니 하나를 걸어놓고 마루에서 담배를 피우는 노인이 있어 그 주머니가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신경질을 고치는 약이라고 했습니다.
단숨에 3천냥을 주고 주머니를 가지고 돌아오는 길에 주머니가 궁금하여 풀어 보았더니 ‘堪忍待’세 글자가 쓰인 종이만 있었습니다.
속았다는 생각에 노인을 찾아 되돌아갔더니 오두막은 온데간데 없었습니다.
그 길로 밤중에 집에 도착하여 깜짝 놀랐습니다. 안방에서 어떤 남자의 모습과 웃음 소리가 들렸습니다.
순간 질투심이 발동하여 칼을 구하여 안방에 뛰어 들어가려고 하였는데
“견디어라, 참아라, 기다려 봐라”라는 소리가 들리고 뒤에서 끌어 당겼습니다. 잠시 후에 또 방에 들어가려고 했는데 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이상한 생각이 들어 우물가에 가서 물 한 모금을 마시고 오는데 방에서 심복의 장인이 나왔습니다.
감인대 주머니가 아니었으면 정말 큰일 날 뻔 했습니다.
다음 날 감인대 주머니를 재상에게 바치면서 주머니의 유래, 아내와 장인 그리고 자기를 살린 사연을 설명하였으며,
감인대 주머니를 찬 재상이 크게 깨닫고 나서 후덕하고 유순한 재상에 되었습니다.
겨울을 지낸 소나무가 더욱 푸르고 어려움을 견디고 극복한 성취감이 더욱 값집니다.
또 매사에 화를 내지 않고 차분하고 낮은 자세로 하면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풀리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물이 한 순간에 끓는 게 아니며, 아름드리 큰 나무도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 하루 하루 꾸준히 자라 왔습니다.
이제 우리도 감인대 주머니를 차고 다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