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3주간 금요일 (사순 19일), 3월 17일 성 패트릭 축일
사순절 여정의 반절이 지났습니다. 남은 시간도 힘내어 걸어 주님께서 주시는 부활의 빛과 희망을 맞이합시다. 오늘도 성찬례를 드리며 새벽의 성전을 열어주시는 교우들과 함께 하니 참으로 기쁩니다.
오늘은 성 패트릭 축일(3월 17일)이기도 합니다. 패트릭 성인의 이름으로 축성된 모든 성당과 성인 신명을 함께하는 모든 교우들에게 축하의 인사를 전합니다. 오늘 아침 미사의 풍경으로 성 패트릭 성인에 관한 이야기와 그의 기도를 소개합니다.
성 패트릭(386-461년)은 선교사이자 주교로서 아일랜드의 수호성인으로 널리 알려진 분입니다. 그는 어린 나이에 아일랜드 해적에 끌려가 노예처럼 살아야 했습니다.
성인은 그 고생 속에서 자신의 연약함과 어리석음을 돌아보았고, 죄를 용서하시고 새로운 힘을 주시는 하느님을 만났다고 합니다. 신비로운 음성의 안내로 6년 만에 탈출하여 가족에게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고향에서 그리스도교 신앙을 깊이 연구하던 차에, 그는 다시 환시와 음성을 들었습니다. 그를 잡아두고 고생시켰던 아일랜드로 돌아가서 그들에게 그리스도를 알리라는 목소리였습니다. 그는 원수의 땅에 돌아갔습니다.
<성 패트릭의 흉배>로 알려진 기도가 있습니다. 그가 썼다고 전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덧붙이고 손질하여 아름다운 기도가 되었을 성 싶습니다. 곡을 붙여 노래로 더 사랑받는 기도입니다. 그 일부를 느슨하고 자유롭게 번역하여 나누며, 오늘의 기도로 삼고 싶습니다.
“…
나를 오늘도 주님께 묶나니
나를 이끄시는 하느님의 힘으로
나를 지탱하시는 하느님의 권능으로
나를 가르치시는 하느님의 지혜로
나를 보살피시는 하느님의 눈으로
나를 들어주시는 하느님의 귀로
나를 변호하시는 하느님의 말씀으로
나를 지키시는 하느님의 손길로
내 앞에 마련해 주시는 하느님의 길로
나를 지키시는 하느님의 방패로.
하느님의 천군으로 나를 구하시니,
악마의 올가미에서
악한 행동의 유혹에서
어디서나 내가 잘못되기를 바라는 이들에게서
구원하시네.
�
그리스도는 나와 함께 하시고, 내 안에 계시며,
그리스도는 내 앞에 계시고, 내 뒤에 계시며,
그리스도는 내 밑에 계시고, 내 위에 계시나이다.
그리스도는 내 오른편에 계시고, 내 왼편에 계시며,
그리스도는 나를 위로하시고, 나를 회복하시네.
그리스도는 고요함 속에 계시고, 위태로움 안에 계시며,
그리스도는 내가 누울 때나, 앉을 때나, 일어설 때나, 함께 하시네.
그리스도는 나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의 마음에 계시고,
그리스도는 나를 위해 말하는 모든 사람의 입에 계시고,
그리스도는 나를 보는 모든 눈 안에 계시며,
그리스도는 나를 들어주는 모든 귀 안에 계시네.
나는 오늘도 일어서나니,
그 전능하신 삼위일체 하느님을 부를 때에
모든 우주의 창조주 하느님,
그 사랑이신 분의 삼위를 믿을 때에,
그 일치이신 분의 하나됨을 고백할 때에.
나는 오늘도 일어서나니.
…”
그리스도와 더불어 동행하는 은총이 오늘과 주말에도 계속되기를 빕니다.
주낙현 요셉 신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