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삿갓/ (티비의 아침 뉴스를 보고) 아! 감개무량이다. 문제인 대통령이 임기 말까지, 한치의 흐트러짐 없이 백성을 위해 일하는 구나. 백성을 위해 일하느라 치아가 흔들렸고, 곧잘 입술이 부르튼다더니, 만고의 성군이로구나.
티비 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일 이집트 현지에서 이뤄진 K9 자주포 수출계약 체결과 관련해 ‘이번 계약은 2조원이 넘어 K9 자주포로서는 최대 규모 수출을 기록했을 뿐 아니라, 우리나라 무기체계의 우수성을 다시 한번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김삿갓/ 우리 백성들에게 좋은 소식을 선물하기 위해 명절 연휴를 반납하고 일했구나. 참으로 안심이 되는 구나. 좋구나 좋아. 그놈의 지역감정만 없으면….(흐뭇한 웃음 뒤 잔뜩 걱정스런 표정으로 수염을 쓰다듬은 뒤, 시를 읊는다)
지가 잘나던지, 내가 잘나던지 잘나면 다 잘나 좋은 거지
역심을 품은 것도 아닌데, 니는 못난 땅 내는 잘난 땅 눈흘김이 웬말이냐
감동을 주려거든 나부터 감동해야 하는 게 첫걸음이니라
정신줄 놓았는지, 내 잘난 땅만 좋다, 지들끼리 초록동색 부화뇌동
망신이 뭔지 모르고 설쳐대는 그런 미친(米親) 일부(日伕) 무리가
국민의 힘이라니 이름값은 커녕 짐이나 암인게 분명하구나
병도 이 정도면 신의 화타가 살아온들 가망이나 있을까
티비 뉴스/ 이때 티비 뉴스 이어진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고속도로 졸음 쉼터 태양광 그늘막’ 공약에 관해 여야의 의견이 대립하는 가운데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의견을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김삿갓/ 고속도로 쉼터 태양광 그늘막이라. 아, 참 좋은 것 아닌가? 뭐가 또 심술이 나서 심술보가 터졌는고?
젊은이 1/ (김삿갓을 알아보고 허리 굽혀 인사를 한 뒤) 뵙게 돼서 영광입니다.(인증샷을 한다) 어르신, 저 말이 뭐냐면 말이지요. 국민의힘당 대표 준석이가 지금 안달이 나서 태양광 발광(發光) 대신 자체 발광(發狂)하는 거지요. 지놈이나 또 중국을 싫어하는 자들에게, ‘중국에서 만드는 태양광 패널 업체들을 위한 공약이다’고 선동 하는 거지요.
김삿갓/ 허어! 동냥은 못 줘도 쪼빡은 깨지 말라고 했거늘….
젊은이 1/ 어떻게든 아무 말 대잔치로 훼방을 놓는, 불난 집에 부채질의 놀부 심보지요.
노인 1/ (지나가다 걸음을 멈추고) 버르장머리 없는 무례자식이네요.
김삿갓/ 아니, 호로자식은 들었어도 무례자식은 또 뭐요? 아무튼 호로자식이라는 말은 해서 안 되지요. 당시 나라가 책임 못 진걸 백성에게 뒤집어 씌운 무책임한 말이니까요.
노인 1/ 그래서 무례자식이라고 했지요. 일테면 예의가 없다, 꽝이다 그 말이지요. 허허허!
김삿갓/ 허허허!
젊은이 1/ 아무튼 우리나라는 세계 주요 태양광 보급 국가 중 중국을 제외하고 자국산 모듈 점유율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이지요. 지난 2019년 기준 자국산 비율이 78.4%이니까요. 세계 2위 태양광 발전국 미국의 자국산 모듈 공급 비율이 6%, 3위 일본이 17.6%에 불과하니 우리 나라는 이제 G7 국가인 셈이지요. 그러니까 그 무례자식이 건전한 비판과 합리적 대안 제시가 아닌 ‘아무 말 대잔치’에 ‘억까’를 한 거지요.
김삿갓/ 억까라니요?
젊은이 1/ 억지로 까는 말이지요. 어거지로 덮어 씌우는 험담이니 생까보다 한술 더뜬 거지요.
김삿갓/ 허어, 허어!
노인 1/ 그런 호로자식, 아니 후례자식, 아니 아니지. 그런 무례 자식에게 건전한 비판, 합리적대안을 어찌 기대하겠소. 그놈이 쓰는 휴대폰이나, 전기차도 중국산 부품이 들어가니 지놈도 중국산 쓰면서 그런 버르장머리 무례망언을 하다니…. 아무튼 토끼 머리 뿔 나거나, 쓰레기통에 장미꽃 피는 걸 기다리는 게….
젊은이 1/ 삿갓 어르신! 제 평생 소원이니 멋진 풍자시 한 편 들려주세요.(넙죽 엎드려 절을 한다)
김삿갓/ (잠시 하늘을 올려다 보더니 비통한 심사로 시를 읊는다)
무지한 궤변가들 내 살던 시절 탐관오리 득시글 거렸지
지나가는 발길에 채일만큼 으스대고 거들먹거렸지
무식한 치부 덮으려 벌개진 눈, 아는 것은 곤장 치는 것
도둑놈은 배나 고파 담 넘었지, 탐관오리 아는 것은 오직 ‘네 죄를 네가 알렸다’
약으로도 못 고칠 희귀병자, 태어난 핏덩이의 군포세라며 황소까지 끌어가니
없애도 없앨 신체가 있지, 갈밭마을 젊은 아낙 애 끊는 통곡소리 아는가?
다산의 시 *‘애절양’ 탐관오리 군포세에 아들 낳은 생식기 자른 ‘혈의 누’
*애절양/ 애절양은 다신 정약용의 시 제목이다. 강진 유배 시절이다. 한 젊은 농부가 자기 생식기를 낫으로 잘랐다. 아직 강보에 쌓인 아들인데, 아전들이 군포세라며 전 재산인 황소를 농삿일 앞두고 빼앗아 갔다. 이에 젊은 농부는 낫으로 생식기를 잘랐고, 갈밭 마을 그의 아내의 통곡 소리는 사람들의 눈에서 피눈물을 흘리게 하고 애를 끊었다.
젊은이들이 집을 장만하기 위해 월 250만원이 필요하다고 하자, 윤석열은 젊은이들은 계속 일을 하니까라며 실실 웃었다. 그 실실 미소는 낫이고, 그 날카로운 피낫에 청년들은 희망이란 생식기를 잘렸다. 젊은이들이여! 정신 바짝 차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