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고기 환영" 동네 식당에 세워진 입간판에 피식 실소가 나왔다. 혼밥, 혼술, 혼영, 혼행, 등 '혼'으로 시작되는 신조어가 더 이상 낯설지 않지만 '혼고'는 또 뭔가. 물론 혼밥 6년차인 내가 그 말의 의미를 모를 리 없지만.
혼고라고 하니 3년 전 일이 불쑥 생각났다. 역시나 혼자 사는 대학 선배 하나가 어느 날 하도 고기가 먹고 싶어서 ‘보무도 당당히’ 식당 문을 열고 들어가 삼겹살을 시켜먹었다는 말을 듣고 나도 용기를 냈다. 동네 닭갈비 집엘 가서 고기 1인분을 시킨 것이다.
혼자 상인데도 기본 찬이 다 놓이고 숯불이 날라져 오고 불판이 놓이고 거기에 달랑 몇 점의 닭갈비가 오르자 나는 그만 황송해져서 주인 여자에게 아부라도 할 심정이었다. 겨우 1인분에 더러워진 불판을 씻게 해서 미안하다고 짐짓 비굴하게 구는 순간 돌아온 주인 여자의 말은 고기 맛이 싹 가실 정도로 충격적이었다.
“불판은 일회용이에요. 한 번 쓰고 버리지요. 불판 닦는 게 얼마나 번거로워요. 그 일만 하는 종업원을 따로 써야 할 정도니까. 일하는 사람 더 쓰느니 이렇게 한 번 쓰고 버리는 게 오히려 돈이 적게 들어요. 그러니 1인분만 시키는 손님도 큰 부담 없이 받을 수 있는 거지.”
글은 중년싱글을 위한 인문치유공간 블루더스트에서 이어집니다.
아래 주소를 클릭해 주세요.
https://cafe.naver.com/bluedust/37
'천생 글쟁이'라 불리는 것을 좋아하는
중년싱글을 위한 인문치유공간 블루더스트 대표 신아연 작가는
글쓰기를 통해 본래의 자기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첫댓글 일회용 불판 ... 쓰레기는 어떡해요 ? 혼자 식당에서 고기먹는게 힘든것을 예전에 별로 생각해본적이없었는데 양면성이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