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서 위대한 병장 게급장을 달고 재대를 했는데
갈곳이 없는거여요.
쬐메 위험한곳에서 군생활 한탓에 동기들은 사돈네 팔촌까지 환영 나왔는데
울 아부지께서 보증 잘못서서리 밥먹는 솥단지까지 딱지붙이고 어머님은 돌아가시는바람에
군 입대할때엔 군수님까지 찾아올만큼 대단한놈이였는데 3년사이에 격세 지감 이더군요.
용산역 육교위를 집삼아 두어달을 버텼는데 날씨가 추워져서 더 못 버틸때쯤
한동네 친구로 자란 여성 동무를 만난거여요.....그아이네집 자취방에 언쳐 있다가 여차저차 아기가 생긴겁니다.
어쩝니까? 책임 지라는데....져야죠.
그때부터 나의 꿈 나의 희망은 접고 가시밭길 아빠의 길을 걷게 된거지요.
설상가상(으따...유식한 사자성어가 절로 나오넹) 망하는집에는 딸 안준다고 친정에서 자취방까지
빼가 버리고 오류동 산동네 빈집에서 한해 겨울을 살았는데 연탄까스 중독으로 거의 사경을 헤메
였었지요.....(아하...그때부터구나 내가 똘아이 소릴 듣기시작한게..ㅎㅎ)
임신 7개월째가 지났는데 갑자기 잠자다가 벌떡 일어나더니 야야 상호야 저거봐라
뭘? 저기 액자 성모상 소매에서 피가 막 떨어지네...그러는거여요.
얘가 뭔 봉창 뚫는소릴 한데?하면서 보니 눈알이 헤까닥 졸았더라구요.
정신없이 뛰어가서 택시를 잡았는데 철거된 동네 산속으로 가자고 하니깐 택시 강도인줄 알고 안간다고 버티는거여요....어쩝니까?주머니에 있던 볼펜으로 목에다 들이데고 넌어차피 강도는 당하게 되있어.
갈래 여기서 강도 당할레.협박해서리 겨우 싣고 병원엘 갓더니 큰병원으로 가라더군요.
(그 택시 기사 아저씨 택시비 안받고 갔어요.그때는 그런 따뜻함이 있었는데.....)
영등포 강남 성심병원으로 갔는데....흐미~큰병원갈게 아니더군요.
들어가자마자 생이별인거여요.딴 산모들도 몽땅 아랫도리 까고 있으니 남자들은 무조건 들어갈수가 없는겁니다...육일을 사경을 헤메인다는 말만 들으며 문앞을 지키는데 환장 하겠드만요.
연탄까스 중독이 원인이였구나 생각하니 내 무능함이 정말 용서가 안되더라구요..
(임신중독= 연탄까스중독) 같은 중독이니깐 뭔 상관관계가 있다 싶었지요.
다행히 아기는 육일만에 태어났죠...문제는 그때부터 입니다.
때는 바야흐로 꽃피고 새우는 오월달 환절기....산모 병동이 없어 일반 병동으로 올라 왔는데
울 엄마 말씀에 의하면 얼라 낳고 나면 땀쭈욱 빼고 많이 먹어야 한다 그랬거든요
(참고로 전 마마보이입니다.모든 진리는 엄마말씀이 따라 다녀요)
그런데 요너므 병원 하는짓좀 봐라?
두툼한 담요한장 없이 하얀 시트만 주고 따른 환자들은 덥다고 시도 때도 없이 창문을 열어 재끼지
미역국은 뼝아리 눈물 만큼주지....이건 아니다 싶었는데...아니나 다를까
밤 열두시쯤 갑자기 마눌이가 눈을 뒤집는겁니다...비상벨을 눌렀더니 간호사가 와서 보고 휭 나가는겁니다...다시 비상벨을 눌렀지요...아 요뇬이 쫒아와서 아까보고 갔는데 왜 난리피우냐고 화를 내더군요?
영점일초만에 싸데기를 올려 쳤지요...당직 의사가 수술칼(약간 뻥)들고 쫒아 왔더군요.
환자를 보더니..아니 언제 부터 이래요?하고 자기도 깜짝 놀라는 겁니다.
뭬이야?언제부터? 그러고도 니가 담당 의사냐?
에라이..휘익 침대를 뛰어 넘으며 양발차기를 날렸더니 출입문에 부딧치며
복도를 지나 건넌방까지 날라간겁니다...
병원 경비들 몽땅 몰려 오고 원장까지 새벽 출근하고 경찰까지 동원 되었지요.
링겔 병 걸어 놓는 봉을 무기 삼아 대치 하기 서너시간 ....결국은 타협점을 찾았지요.
니들 돌팔이들에게 맡끼느니 내가 의사 한다 하고.....
아기는 냅두고 마눌은 휠체어에 싣고 집으로 돌아 왔지요.
미눌왈....에고 냔 이제 죽었쓰..의사들도 못한걸 니가 어찌 날 살린다는거여?흑흑..
야~내가 한상호다 따라불러봐 한상호...너죽으면 나도 따라 죽을테니깐 걱정마 임마 하고
끌고 왔죠....나중에 물어보니 어차피 죽을건데 마쟈죽느니 따라가자 했다나 뭐라나......^^
오자 마자 연탄불을 풀로 피우로 석유난로 까지피운다음 모든 이불 주인집 이불까지 얻어다가
눈사람을 만들어 놓고 한말짜리 솥에다 미역국을 가득 끓이고 7~8인용 전기 밥솥에다 밥을 가득 했지요....정부미 줄수 없어 눈물 머금고 일반미 한되박 사다가......우~와 대단하더군요 여자란 동물은..
그많은 걸 하룻만에 다 먹더군요... 디립다 먹인다음 이불을 뒤집어 씌우고 더워서 이불을 발로 차내지 못하도록 밤새 엎드려 뻣쳐 폼으로 누르고 있었지요.
솜이불을 짜면 물이 나올만큼 포옥 삶았더니 아침에 엄청나게 미역국을 한번 더먹어 내 가슴을 졸이게 하더니 거뜬하게 털고 일어나더라구요.
다음날 아기 찾으러 병원에 갔더니 아기가 간이 약해 황달 이라더군요.
웃기지도마라 ..신생아는 다 황달기가 있고 울 엄마가 막내 낳고 그랬어
아기로 생긴병은 아기 낳으면 다 낮는거고 사지 말짱하게 나오면 젖잘먹이면 된다고.....
그냥 빼앗다 시피 데리고 나오는데 병원비가 30몇만원 더 내야 한다더군요.참고로 그때
내가슴을 졸이게 했던 일반미 20 키로가 만이천원 정도 했씀니당....거금이지요 삼십몇?만원?
웃기지마...니들이 죽일뻔한걸 내가 살렸으니 니들이 일당줘야지 뭔소리냐?
싫으면 아기 안찾아 갈테니까 너희들이 키우든지 하고 버텼지요....
크하하하~`~원장선생이 아기이불이랑 베게에다 금일봉까지 주면서 어서 가십시요 하더군요.
남들 다 갖는 아들둘을 얻으면서 별별짓 다해서 얻었네요.
그렇게 낳고 그렇게 키웠더니 이놈이 고집은 쇠고집 인지라
되지도 않는 만화 쟁이만 하겠다고 저나이 되도록 버티고 있으니 그때 확 병원에다 주고 올껄 그랬다고 후회 막급입니다.....
그럼 큰넘 하시는말....아빠 대박나면 그때 또 후회 하실꺼니깐 막말 하지마세요..그럽니다.
젠장 그 대박 기다리며 군대 2년동안 삼십번 면회가며 잘보이려고 노력했는데
대학 군대 그리고 사년이 지난 지금까지 60만원 한번 받아 봤다니까요.
그돈주고 가져간건 스무배쯤가져가고...밥꽁자에 잠도 꽁짜 옷 신발까지 무료 제공.....
자식을 키우는건 절대로 못타먹는 적금 붓는거라더군요.
그래도 디립다 혼이 나고도 쭈그리고 자고 있는 아버지의 이불을 조용히 덮어 주고 가고
어디로 튈지모르는 천방지축 아빠를 말없이 지켜봐주는 든든한 장남이기도 합니다.
두녀석을 키우면서 내가 접은꿈을 두놈이서 이룬다면 남는 장사아니겠어?
인류의 평화와 나아가 우주의 안녕까지 지킬수 있을거야...그랬는데
어째 영 신통치가 않습니다.
그럼또 어떻습니까?어차피 도로묵인 인생인걸.....고저 그렇게 아웅다웅 거리며 늙어 가는거지요.
그런데 문제는 남들은 나에게 많이 삭았다고 그러는데 이 두놈에겐 아빠는 언제나 슈퍼맨으로
착각하고 전혀 안변했다는거여요.
침대 매트 햊빛쪼이느라 옥상까지 운반하는데 더블은 나에게 맡기고 젊은것들은 작은싱글을 들고가는겁니다 ...야 이놈들아..젊디 젊은 놈들두고 늙은 내가 이걸 들랴? 하고 꽥 소릴 지르니....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아빠 늙었어?늙은 사람이 그러고 다녀?이러는겁니다.
야 내가 팔씨름 니들한테 지기 시작한지 버얼써 이년째야....아이고 허리야...
그래? 하더니 작은놈이 바꿔 주더군요....그럼 뭐 합니까?
계단 코너를 돌지못해 끙끙거리는걸 보다 못해 결국 성질급한 제가 또 더블을 들고 올라가고 들고 내려온걸요.....
그너므 태몽꿈에 속아서 산 이십몇년이 억울하기도 하고 ..........
그래서 더욱 아직 태몽을 믿고 싶은지도 모르겠습니다.자식키우는 부모들은 속는것도 기쁨이니까요.
첫댓글 잼나시다면 3탄4탄도 올릴까요?육아일기와 혼자서 엄마까지 하느라 망가진 사연 많걸랑요.싫음 말고.....
성~질하고는......ㅋㅋㅋ 그성질로 세상살기 쬐매 힘들었겄습니다. 근데......성질 요량하곤 참따뜻한 아빠네요.
넘 따뜻해서 탈이지요...그래서 장가도 안가고 끝까지 아빠랑 살겠다고 하는바람에 머리 지끈 거립니다요. 군대 재대하고 그러더군요.아빠만큼 할 자신이 없어 장가 안갈거라고....ㅎㅎ
소설 한편 나오것네요,,,대박에 1표!!!!
후속편 기다리고 있슴......^^
아궁... 완전 한 편의 드라마네요. ㅎㅎㅎ 아드님도 아빠에 대한 사랑이 그 만큼이나 클 거예요. 애쓰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