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런 친구도 있나?
솔향 남상선 / 수필가
나는 지난 4·15 총선 때 대전 서구을 국회의원 출마 제자, 선대위원장을 위촉받았다. 후보는 국회의원후보 경선을 거친 미래통합당 양홍규 후보였다. 고3때 담임한 제자였다. 나는 선거 캠프에 종사하면서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많은 일들을 경험했다. 선대위원장 자리가 신경 쓰는 일도 있었지만, 보고 배운 것은 더 많았다. 또 가슴 뭉클한 일들도 있어 심심치 않게 해 주었다.
선거사무실에서 흐뭇했던 것은 너·나 할 것 없이 모든 참모진들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서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준 것이었다. 마음이 하나가 되어 움직이는 모습은 아름답기 이를 데 없었다.
또 후보의 배우자가 남편 후보를 위해서 땀 흘리며 뛰는 모습은 너무 보기 좋았다. 자존심이고 체면이고 다 접어둔 채, 열심히 뛰는 모습은 많은 걸 생각하게 했다. 거리 유세를 할 때에는 행사장 요원 수십 명 앞에서 물불 가리지 않고 뛰는 후보 부인의 일거수일투족은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특히 그 많은 사람 앞에서 치어리더가 되어 노래를 부르고 춤추는 부인의 모습은 보는 이의 눈시울을 뜨겁게 하고 있었다. 남편을 위해서라면 자존심도 체면도 아랑곳없는 후보 부인의 모습이 위대해 보였다. 거기다 대학 다니는 후보의 딸이 노래로 시선을 집중시키고, 아들은 연설로 우리 아버지 도와 달라는 애원조의 모습은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었다. 가족에 대한 사랑을 느끼고 깨닫게 해 주는 산 교육장임에 틀림없었다.
여기에 금상첨화가 되는 감동적인 미담 하나가 있었다. 주인공은 양홍규 후보를 후원해준, 후보 친구 오용진 원장인데 그에 관한 얘기를 좀 해봐야겠다. 그는 친구 양후보를 위해 한방 녹용 보약과 지치지 않고 힘을 낼 수 있는 영약을 제공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것도 후보자 내외가 복용할 한약을 비롯해서 선거 캠프 참모진까지 함께 들 수 있는 한약을 쾌척했다니 가볍게 들을 얘기는 아닌 것 같았다. 그런 훌륭한 일을 한 주인공을 충고 3학년 때, 내 담임을 했다니 자랑스럽고 흐뭇하기 이를 데 없었다.
오용진 원장 얘기를 들으니 송무백열(松茂栢悅)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을 보는 듯했다.
그는 고3시절에도 예사로운 인물은 아니었다. 배려심 많고 성실하여 주변엔 좋아하는 사람들이 끊이질 않았다. 경희대학교 한의대를 들어갈 정도로 공부를 잘 했고, 칭찬받는 일엔 빠지지 않는 인물이었다. 착하고 따뜻한 가슴에, 자상하고 온유한 성격까지, 어쩌면 한의사 적격적성이었는지도 모른다.
세상의 그 어떤 순수한 것도 세월이 흐름 속엔 속화되어, 때가 묻게 마련인데 오용진 원장한테는 그것이 통하지 않는 거 같았다.
한자어에 송무백열(松茂栢悅)이란 단어가 있다. <소나무가 무성하면 같은 침엽수 잣나무가 기뻐한다. >는 뜻으로 친구가 잘 되는 것을 좋아함을 가리킨 말이다.
말로는 쉬운 얘기 같지만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자기 살기도 어려운 삭막한 세상에 이 친구는 남이 하지 못하는 일을 몸소 보여 주고 있었다. 어쩌면 장기려 박사를 방불케 하는 사람이라고도 할 수 있었다. 장기려 박사는 병을 잘 고치는 의사이기도 했지만, 도움이 필요한 사람한테는 자기 가족 이상으로 챙기고 보살펴주는 인술(仁術)을 가진 의사였다.
훌륭한 의사는 의술(醫術)과 인술(仁術)을 다 갖춘 사람이라 했는데, 오용진 원장이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
친구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여 병나지 않고 지치지 않는 모습으로 선전(善戰)하라고, 그 비싼 공진단과 녹용 보약을 친구 양홍규 후보에게 제공한 거였다. 제공한 약이 고가(高價)라서가 아니라, 이런 마음은 아무나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는 병을 잘 고치고 진료하는 한의사이기도 했지만, 그 마음이 비단결 이상으로 아름다운 사람임에 틀림없었다.
이런 정도라면 오용진 원장은 의사 중에도 장원 감 한의사라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오용진 원장이 보여 준 그 마음 씀씀이와 일거수일투족은 가히 송무백열(松茂栢悅)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었다.
의술(醫術) 인술(仁術)을 다 갖춘 좋은 의사로서 승승장구하리라 확신한다.
제자 얘길 하다 보니 지난 5월 15일 저녁 초대 때의 36년 전의 충고 얼굴들이 떠올랐다. 스승의 날이라고 만든 자리였다. 옛날 추억을 맥질한 자리였다. 그 때는 그리 억세고 짓궂기만 했던 머슴애들이 현재의 어엿한 어른이 돼 나타났다. 같이 늙어가고 있는 모습이 어쩌면 내가 형님이라고 불러도 괜찮을, 허연 머리도 있었다. 카네이션 꽃바구니에 담긴 제자들 마음이 나를 울리고 있었다.
한의사 원장인 오용진 제자가 한의사 티를 내느라 공진단 한 박스를 선물로 가지고 왔다. 음수사원(飮水思源)을 할 줄 아는 제자들이 마냥 대견스럽고 자랑스러웠다. 받는 마음이 즐겁고 부담스럽지 않아야 할 텐데 그렇지를 못했다.
보성 한의원 오용진 원장은 한의사로서 성공한 사람이라 하겠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존경받고 인정받는 한의사로서 칭송이 자자하기 때문이다. 제자가 스승보다 훌륭하게 되는 것을 마다할 사람 없으니 청출어람(靑出於藍)이란 단어로 어찌 기뻐하지 않겠는가?
유천동 보성 한의원 오용진 원장 !
세상이 삭막하다지만 천연기념물 같은 본보기가 아닐 수 없었다.
세상에 이런 친구도 있나?
송무백열의 친구가 있는 양홍규 제자가 부러웠다.
거인으로 살고 있는 청출어람의 제자가 마냥 자랑스러웠다.
이 같은 송무백열(松茂栢悅) 친구를 나에게도 하나 더 보태줬으면 좋겠다.
첫댓글 남상선 선생님도 송무백열의 멋진 친구분들이, 주변에 많으실 듯 한데요 ~.~*
선생님께서 이렇게 왕성하게 집필 활동을 하셔서 제 2의 인생 황금기를 맞도록 독려해 주신 이용복 선배님, 엄기창 선생님과 같은 송무백열 격 친구를, 이미 선생님께선 두시고 계시잖아요.
너무 좋은 분들과 함께 하시는 선생님의 삶 자체가 아름답습니다.
"그 선생님의 그 제자". 훌륭하신 스승님의 보배같은 제자네요.
선생님의 바른 가르치심이 있었기에 자랑스런 제자도 탄생하는 것 같습니다.
이런 제자들을 두신 선생님이 존경스럽습니다. 공진단 만큼이나 귀한 분들이 계셔서 글을 읽는동안에도 마음이 훈훈해지네요.
이런 친구 한 사람만 있어도 성공한 삶을 산 것입니다. 브럽내요. 그런 친구 있는 양홍규 제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