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레빗은 2003년 포춘지가 선정한 ‘40세 미만의 혁신가 10인’에 들었다. 미국의 ‘예비 노벨상’이라 불리는 존 베이츠 클라크 메달을 수상한 그에게 따라다니는 수식은 ‘천재 경제학자’라는 것이다. 이 책은 상식과 통념을 깨는 천재 경제학자의 유쾌한 세상 읽기다. 레빗은 ‘시험성적을 속이는 선생님 적발하기’, ‘승리가 전부는 아니다: 스모 경기에서의 부패’, ‘마약 판매상의 재정분석’, ‘낙태의 합법화가 범죄에 미치는 영향’ 등등의 논문을 써냈는데, 그때마다 화제가 되었다. 보통의 경제학 논문에 비하면 그의 연구는 난해한 이론과 복잡한 수식이 나오지 않는다. ‘부동산 중개업자가 정보를 많이 가졌을 때 시장 왜곡 현상’ ‘썩은 사과들 : 교사의 부정행위 증가와 예측에 관한 조사’ ‘도시 조직폭력배의 경제적인 행위들’…. 레빗은 자신이 연구하는 분야에 대해 ‘프리코노믹스 Freakonomics’ 즉, 기존의 경제학과는 다른 ‘괴짜경제학(‘Freak' + 'Economics'의 조합어)이라 부르고 있다. 그는 일상생활 속에 숨겨진 진실을 방대한 데이터를 기초로, 치밀한 통찰력과 과학적 논증을 통해, 때론 진지하게 때론 유쾌하게 파헤친다. 더욱이 그의 기발한 질문과 명쾌한 해답은 우리가 당연시 여기던 사회 통념과 상식을 철저히 파괴하고 있다.
마약 판매상은 왜 어른이 되어도 부모와 함께 사는 걸까? 어린이에게 어떤 것이 더 위험할까, 총 아니면 수영장? KKK와 부동산 중개업자의 공통점은? 낙태의 합법화가 범죄율을 줄였는가? 온라인 데이트를 즐기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거짓말은? 레빗이 이러한 기발한 질문에 명쾌한 답을 내릴 수 있었던 것은, 방대한 데이터 못지않게 사회적 현상을 분석함에 있어 경제학적 시각을 끊임없이 견지했기 때문이다. 그는 윤리학이 우리가 원하는 이상적인 세계를 대표한다면, 경제학은 실제로 존재하는 현실 세상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즉, 사람들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다양한 인센티브에 반응하며 살고 있기 때문에 현실 경제를 움직이는 인센티브의 실체를 파악한다면, 생각보다 흥미진진한 질문에 명쾌한 해답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인센티브는 현대의 삶을 지탱하는 초석이다. 인센티브를 이해하는 것, 혹은 그것을 탐색하는 것은 왜 스모 선수와 학교 선생님은 결정적인 순간에 승부조작과 시험 부정행위를 저지를 수밖에 없는지를 설명해 줄 수 있다. 우리가 진실이라고 믿는 사회 통념 가운데는 잘못된 것들이 다수 존재한다. 하루에 물 여덟 잔을 마시는 것은 우리에게 도움이 되질 않는다거나 선거에서 돈은 후보자의 승리를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결론은 이를 반영한다. 전혀 예상치 못한 극적인 결과는 흔히 거리가 멀고 미묘한 사건을 원인으로 한다. 1990년대에 미국의 범죄율이 급격히 줄어든 이유는 완벽한 치안 유지보다는 낙태의 합법화라는 뜬금없는 사건이 주요 원인이 되었다. 범죄학자에서 부동산 중개업자까지, 이른바 ‘전문가’들은 정보의 우위라는 강점을 자기 자신의 아젠다를 위해 사용한다. 하지만 인터넷 시대의 도래로 말미암아 스스로의 게임에서 패배하는 모습을 가끔씩 연출하곤 한다. 결국 전문가들은 고객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보유한 정보를 이용하여 적절한 선에서 서비스를 부여해주는데, 인터넷 시대에서는 그 한계들이 곳곳에서 보이는 것이다. 아울러 무엇을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를 알면 복잡한 세상이 훨씬 단순해진다. 적절한 방식으로 데이터를 파악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배우면, 그 전에는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던 수수께끼들까지 풀 수 있게 된다.
이 책은 x·y·z가 들어간 방정식을 만들고 그것을 푸는 과정을 보여준다. 주요 수단은 통계에 숨어있는 묘한 흐름을 읽어내는 것이다. “이 책의 목적은 현대사회의 삶의 표층을 벗겨내 그 아래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들여다보는 것이다. 적절한 방식으로 데이터를 파악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배우면 그 전에는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던 수수께끼들이 풀린다." 저자들의 설명이다. 《괴짜경제학》의 목적은 모든 것의 숨겨진 이면을 파헤치는 것이다. 또한 그 파헤쳐진 이면 속에서 새롭게 보이는 숨겨진 진실에 관한 이야기다. 레빗은 한 가지 이야기를 거론하면서, 서로 다른 수많은 시나리오를 살펴보고 이제껏 한 번도 적용되지 않은 방식으로 그 이야기를 검토해나가며 상식과 통념을 깨는 특별한 결론에 도달했다.
이 책에 쏟아진 미디어의 반응들
“스티븐 레빗은 미국에서 가장 흥미로운 정신의 소유자다. 《괴짜경제학》을 읽는 것은 햇살 화창한 여름날 그와 함께 느긋한 산책을 나가는 것과도 같다. 그가 허공에 대고 손가락을 몇 번 흔들면, 당신이 이제껏 진실이라 믿어왔던 것들이 정반대로 뒤집힌다. 자, 그럼 경탄할 준비를 하라.”
- 말콤 그래드웰, 《티핑 포인트》저자
“《괴짜경제학》에 담긴 일련의 과정은 마치 추리소설을 읽는 것처럼 손에 땀을 쥐게 한다.”
- 스티븐 랜드버그, 《런치타임 경제학》 저자
“만일 인디애나 존스가 경제학자였다면, 그는 틀림없이 레빗이었을 것이다. 40세 미만의 가장 훌륭한 경제학자에게 수여되는 존 베이츠 클라크 메달 수상자인 그는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만의 기지에 의지하는 아웃사이더 보물 사냥꾼에 필적할 만하다. 레빗의 사냥감은 이국적이고 신비한 장소에 숨어 있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데이터 속에 들어 있다. 그의 천재성은 아무 의미도 없어 보이는 숫자들 속에서 일련의 의미 있는 패턴을 찾아내고 그 의미를 파악하는 데 있다.”
- <월 스트리트 저널>
“이 모든 연구 주제의 바탕에는 적절한 관점을 발견할 수만 있다면 아무리 복잡한 현상이라도 이해할 수 있다는 믿음이 깔려 있다. 레빗은 그러한 원칙을 우리의 일상생활과 결부시키는 재능을 지니고 있고, 그리하여 이 책은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었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지은이 소개
스티븐 레빗
Steven D. Levitt
하버드대학교 경제학과 최우수 졸업. 동 대학원 최우수 석사학위 취득. MIT 박사학위 취득. 현재 시카고 대학에서 경제학을 가르치고 있다. 2003년에는 미국의 ‘예비 노벨상’이라고 부르는 존 베이츠 클라크 메달을 받았으며, 2003년 포춘지 선정 ‘40세 미만의 혁신가 10인’에 들기도 했다. 그는 클린턴 행정부의 경제팀 합류와 2000년 부시 선거운동본부 범죄 문제 자문역을 제의받았지만 어디에도 속하지 않고 세상의 숨겨진 이면을 파헤치고 있다.
Stephen J. Dubner
현재 뉴욕에 거주하며, <뉴욕 타임스>와 <뉴요커>에 글을 기고하고 있다.
안진환
1963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를 졸업했다. 2005년 현재는 번역회사 인트랜스의 대표로 있다. 지은 책으로는《영어실무번역》이, 옮긴 책으로는 《빌 게이츠 ⓐ 생각의 속도》,《실리콘밸리 스토리》《애덤 스미스 구하기》,《판도라의 시계》,《포지셔닝》,《허브 코헨의 협상의 법칙》,《기업혁신의 법칙》,《변호사처럼 설득하라》,《미운오리새끼의 출근》 등이 있다.
목차
이 책을 읽기 전에 - 괴짜 경제학자와 유쾌한 저널리스트, 숫자의 세계에 빠지다
들어가며. 세상의 숨겨진 이면을 찾아서
우리가 알고 있는 세상은 가짜다. 왜 우리가 아는 세상은 현실 세상과 다를까. 범죄학자는 범죄율이 줄어든 것을 설명해내지 못하고 부동산 중개업자는 고객을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 교사의 일부는 부정행위를 저지르고 돈은 선거의 승패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이렇게 오해가 가능한 이유는 우리가 경제적인 잣대가 아닌 도덕적인 잣대로 세상을 바라보기 때문이다.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의 숨겨진 이면을 파헤치는 것, 그것이 괴짜경제학의 유쾌하고 짜릿한 세계다. 자, 경탄할 준비를 하자
1. 교사와 스모 선수의 공통점은?
2. KKK와 부동산 중개업자는 어떤 부분이 닮았을까?
3. 마약 판매상은 왜 어머니와 함께 사는 걸까?
4. 그 많던 범죄자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5. 완벽한 부모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6. 부모는 아이에게 과연 영향을 미치는가?
나오며. 하버드로 가는 두 갈래 길
데이터의 신뢰성이 삶의 무작위성과 만날 때
주석
감사의 말
찾아보기
1. 교사와 스모 선수의 공통점은?
경제학의 근본인 인센티브의 매력과 어두운 이면을 파헤치다. 누가 부정행위를 저지르는가. 이 세상 모든 사람이다. 우리는 데이터를 통해 다양한 형태의 부정행위를 적발할 수 있다. 이스라엘의 놀이방 부모들에게 700만 명의 미국 아동들이 하룻밤 사이에 실종된 사건의 진상까지. 시카고의 비도덕적인 교사들에서 시합에 져주는 스모 선수들의 부정행위까지. 무엇이 그들을 부정으로 몰아넣는가. 정답은 인 · 센 · 티 · 브
스모 선수와 교사와의 공통점은 '그들도 부정행위를 한다' 는 것이다. 시카고 공립학교에서는 1년에 5% 정도의 성적조작이 일어나고, 스모에서도 선수들끼리 져주기 경기를 하는 부정행위가 발생한다. 도덕과 규율이 생명인 이들을 부정행위로 몰아넣는 것은 다름 아닌 인센티브.
시카고 공립학교에서는 3학년과 6학년, 8학년 때 일정 수준의 점수를 받아야만 진급할 수 있는 자격시험이 치러지는데, 학생들의 성적이 나쁘면 교사는 비난을 받거나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반대로 성적이 좋으면 승진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답안지를 작성할 시간을 더 주거나 미리 예상문제를 내주기도 하고, 오답을 정답으로 고치는 짓도 저지른다는 것이다. 스모선수들 사이에서도 금품이 오가거나 인간적인 유대감을 이용해 승부조작이 이뤄진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경제학은 근본적으로 인센티브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경제학자들은 인센티브를 사랑한다. 그들은 인센티브를 만들어내고 그것을 활용하고, 연구하고, 만지작거리는 것을 좋아한다. 전형적인 형제학자들은 적절한 인센티브 도식을 만들 수만 있다면 이 세상에 해결할 수 없는 문제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는 사람들이다.
인센티브는 단순히 말해 사람들에게 좋은 일을 많이 하고 나쁜 일을 적게 하도록 설득하는 수단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인센티브는 저절로 발생하지 않는다. 누군가가, 경제학자나 정치가 혹은 부모가 의도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인센티브는 그 특색에 따라 기본적으로 세 가지로 나뉜다. 경제적, 사회적, 도덕적 인센티브다. 그리고 하나의 인센티브 도식은 대개 이 세 가지 조건을 모두 포함한다.
사실상 우리 모두는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정기적으로 폭행이나 절도, 사기 등의 범죄를 행할 기회를 수없이 지나친다. 감옥에 갈지도 모르는 가능성은 엄청난 영향력을 가진 인센티브다. 하지만 ‘범죄’에 관해서라면, 사람들은 또한 도덕적 인센티브와 사회적 인센티브에 반응하게 된다. 특히 특정 형태의 부정행위의 경우, 상상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강력한 사회적 인센티브가 작용하기도 한다.
따라서 경제적, 사회적, 도덕적 인센티브를 결합하여 만든 복잡하고 임의적이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그물망을 통해, 현대 사회는 최선을 다해 범죄와의 전쟁에 임하고 있다.
인센티브는 강력하면서도 교묘한 특성을 갖고 있다. 단 하나의 아주 작고 미묘한 변화가 거대하고 극적인, 그리고 대개는 미리 예측하지 못했던 던 결과를 낳는다. 토마스 제퍼슨은 보스턴 차 사건의 발단이 된 조그마한 인센티브가 결국에는 미국 독립전쟁을 이끌어낸 데 주목하여 이러한 사실을 깨달았다. “이 세상을 지배하는 인과관계는 참으로 불가사의하다. 차에 부과된 겨우 2페니의 세금이, 비록 부당하게 매겨졌다고는 하나, 이 대륙에 사는 모든 이의 삶을 완전히 바꿔버렸으니 말이다.”
경제학은 근본적으로 인센티브와 관련된 학문인 동시에, 아주 다행스럽게도 사람들이 어떻게 그런 인센티브에 반응하는가를 측정하는 통계적 도구를 지닌 과학이기도 하다.
각설하고 그가 정교한 추리소설보다 서너 배쯤 재미있게 현실을 파헤치는 방법을 한 번 보자. 레빗은 모든 부정행위의 배후에는 딱 한 가지 원인이 있다고 주장한다. ‘인센티브’다. 평균 이상의 성적을 내는 학교에는 표창을 주고, 반대의 경우 제재하는 이른바 ‘보편성 교육법안’은 교사들의 부정행위를 부추긴다. 실력이 떨어지는 교사들이 살아남기 위해, 또는 포상을 받으려고 학생들의 틀린 답안지를 바로 잡아 점수를 올리는 행위가 만연한다.
일본의 스모 경기에도 비슷한 인센티브가 작용해 ‘승부 조작’이 일어난다. 한 회 15경기를 치르는 선수들은 8승을 거둘 경우 순위가 올라가고 반대면 떨어진다. 8승 6패의 전적을 가진 선수와 7승 7패의 전적을 가진 선수가 맞붙었을 경우, 조직적인 방법으로든 두 선수끼리의 교감에 의해서든 후자가 이기는 경우가 통계로 80%다. ‘교사와 스모 선수의 공통점’은 모두 인센티브에 굴복한다는 것이다.
부정을 부추기는 것보다 더 큰 문제는 도덕적인 인센티브를 경제적인 인센티브로 대체할 때다. 이스라엘의 놀이방 교사들이 아이를 데리러 늦게 오는 부모의 수를 줄이기 위해 10분마다 벌금 3달러를 매기기로 했다. 그 결과 이전보다 늦게 오는 부모들이 2배로 늘었고, 게다가 태연히 벌금을 안 내는 부모도 상당수에 이르렀다. 도덕심으로 해결해야 할 것을 돈으로 대체해서 벌어진 일이다.
2. KKK와 부동산 중개업자는 어떤 부분이 닮았을까?
자본주의의 강력한 힘인 정보, 정보는 일상을 어떻게 움직이는가. 한 청년이 KKK단에 잠입한다. 서서히 밝혀지는 그들의 실체… KKK단을 소탕한 자는? 갓 출시된 신형 차가 주차장을 떠나는 순간, 가치가 추락하는 이유는? 부동산 광고에 가장 좋은 문구는? 온라인 데이트를 즐기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거짓말은? 이 질문 모두가 각기 다르면서도 유사한 의미를 담고 있다. 무엇일까?
KKK는 큐클럭스클랜 Ku Klux Klan의 약자다. 이 단체는 남북전쟁이 끝난 직후 남부 동맹군으로 참전했던 여섯 명의 젊은이들에 테네시 주 펄래스키에서 창설되었다. 결성 초기에 들의 활동은 아무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는 장난질 같은 것으로, 기껏해야 한밤중에 하얀 침대보를 둘러쓰고 말을 타고 시골길을 달리는 정도였다. 이 단체가 주 경계를 넘어 세가 확장되자 해방 노예들에게 겁을 주거나 테러리스트 집단으로 변모했다. 그들의 목적은 폭력과 공포를 이용해 자신들의 이익과 관점에 부합하지 않는 모든 정치적 활동을 방해하고, 유색인 시민들에게서 무기 소유의 권리와 투표권을 박탈하고, 유색인의 교육을 탄압하고, 유색인의 삶을 노예시절로 되돌리는 것이다.
1940년대의 KKK는 폭력을 수단으로 삼는 조직이 아니었다. KKK는 일종의 남성 전용 사교클럽이며, 그들 중 대부분이 교육수준과 사회적 지위가 낮고 무언가 감정을 해소할 분출구오 때대로 밖에서 밤을 지새울 만한 구식이 필요한 사람들이다. 집회는 대부분 사이비 찬송가나 서약, 성서에 대한 찬미로 구성되었으며, 이 모두 외부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기 위해 일급비밀로 지정되었다.
KKK는 정치가나 부동산 중개업자, 주식 중개인가 마찬가지로 그들이 지닌 폐쇄적인 정보 덕분에 강력한 힘을 행사할 수 있는 단체였다. 그리고 그 정보가 절못된 손에 넘어감으로써 그들은 강점이자 특권을 잃어버린 것이다.
어떤 정보를 거래할 때, 흔히 특정 그룹이 다른 그룹보다 더욱 유용하고 훌륭한 정보를 지니는 경우가 있다. 이는 경제학자들이 ‘정보의 비대칭’이라고 부르는 상황이다. 우리는 누군가가 다른 사람들보다 많은 정보를 알고 있다는 자본부의의 진리를 인정한다. 그러나 인터넷의 출현으로 인해 이러한 정보의 비대칭은 커다란 타격을 입게 되었다.
정보는 인터넷에서 통용되는 통화수단이다. 인터넷은 매개체로서, 정보를 가진 자의 손에서 갖지 못한 이들에게 전달하는데 탁월한 능력이 있다. 정기생명보험의 가격처럼 때로 단편적인 파편으로 존재하곤 하는데, 이런 경우 인터넷은 흩어져 있는 바늘조각을 찾기 위해 끝없는 건초더미의 바다를 휘젓는 커다란 자석이라 할 수 있다.
전문가가 상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만이 정보를 왜곡하고 악용한다고 생각하면 그건 너무 순진한 생각이다. 전문가도, 중개인도 모두 평범한 인간이다. 이는 곧 우리가 개인의 삶에서도 정보를 악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참된 정보를 공개하지 않든 공개하는 자료를 조작하고 편집하든, 어떤 형태로든 말이다. 부동산 중개업자는 ‘잘 유지된’ 집을 목록에 올려놓으며 고개를 끄덕이곤 살짝 윙크를 보낼지도 모른다. 우리도 똑같다.
우리가 외부에 공개하는 정보와 진실로 알고 있는 정보 사이에는 상당히 깊은 골이 파여 있다. 이러한 현상은 개인적인 인간관계, 상업적 거래, 그리고 당연하겠지만, 정치에서 흔히 목격된다.
정치가들이 대중 앞에서 거짓말을 하는데 익숙해져 있다. 하지만 유권자들 역시 거짓말을 한다. 어떤 선거에서 흑인 후보자와 백인 후보자가 맞붙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혹시나 백인 유권자가 실제보다 진보적이고 평등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마음에 흑인후보자에게 표를 던지겠다고 여론 조사원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을까 ? 그렇다. 1989년 뉴욕 시장 선거는 두 후보자 데이비드 딘킨스(흑인)와 루돌프 줄리아니(백인) 사이의 한판 승부였다. 아슬아슬한 차이로 승리를 거둔 것은 딘킨스였다. 그러나 비록 뉴욕시 최초의 흑인 시장이 탄생했다는 사실보다 딘킨스의 힘든 승리가 의외로 받아들여졌다. 선거 전 설문조사에 의하면 딘킨스가 거의 15포인트나 앞설 것으로 예측되었기 때문이다.
3. 마약 판매상은 왜 어머니와 함께 사는 걸까?
허위와 이기심이 만들어낸 그물망, 사회 통념. 마약 판매상 소굴로 들어간 젊은 연구자의 길고도 기묘한 여행. 그곳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살해당할 확률 25%, 시간당 벌이 3.3달러, 토너먼트의 인생. 어째서 매춘부가 건축가보다 더 많은 돈을 버는 걸까? 마약 판매상과 고등학교 풋볼 팀 쿼터백 그리고 편집보조의 공통점은? 크랙의 발명과 나일론 스타킹 발명의 유사점은? 우리가 아는 사회 통념을 여지없이 깨보자
미국에서 가장 수익이 높은 사업중의 하나인 마약거래. 저소득층 주택단지에서 조금만 어슬렁거려도 싸구려 코카인 '크랙' 의 거래가 가능할 정도다. 그러나 크랙 판매상은 여전히 가난하게 살고 있다. 대부분 자기 집도 없이 부모와 함께 살고 있다. 크랙 판매상이 안고 있는 문제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적은 이익을 두고 경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이는 다른 직업에도 적용된다. 평범한 매춘부가 건축가보다 더 많은 수입을 올릴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매춘부는 상대적으로 인력 공급이 상대적으로 적은 반면, 불쾌감을 자아내는 특수한 환경에서 위험부담을 안고 영업을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마약 판매상의 재정분석 보고서를 들여다보면 놀라운 사실을 알 수 있다. 놀랍게도 마약 거래를 하는 갱단 조직은 미국 기업들과 대단히 유사하며, 그중 피라미드식의 맥도널드와 거의 일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 정점에 있는 두목들은 실제 엄청난 수입을 올리고 있지만, 수많은 길거리 마약 판매상은 비참한 처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갱단에 중앙본부가 있고, 그 아래 수 백개의 지부가 있다. 본부는 각종 변호사비용과 뇌물, 갱단이 후원하는 지역행사 지원에 돈을 써야 한다. 중간 관리책은 자신의 구역에서 크랙을 판매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는 대가로 수입의 일부를 이사회에 지불해야 한다. 거리에서 크랙을 파는 이들은 다른 경쟁관계에 있는 갱단으로부터 보호를 받기 위해 조직에 돈을 지불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갱단의 고위 간부는 큰돈을 만지지만 아래로 내려가면 갈수록 받는 돈은 줄어들게 마련이다. 거리 크랙상들의 시급은 최저임금 기준에도 못 미치는 3.3달러에 불과하다.
마약 판매상이 부모에게 얹혀사는 이유는 간단하다. 수입이 적기 때문이다. 레빗이 뽑은 통계에 따르면 200여명으로 이뤄진 시카고 지역의 한 갱단의 조직원들은 4명에 1명꼴로 살해당하며,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시간당 3.3달러를 버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왜 마약 판매상들은 다른 직업을 찾지 않을까 ? 역시 키워드는 인센티브다. 서열 100위 안에 들면 연봉 10만달러를 받고, 20위권의 보스가 되면 50만 달러를 벌 수 있다는 꿈이 인센티브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젊은 경제학자 스티븐 레빗은 기존 경제학자들이 쓸데없는 짓이라고 여기는 '마약 판매상의 재정분석'을 통해 마약 판매상의 가난을 경제학적으로 고찰한다. 일상 생활속에 숨겨진 진실을 방대한 데이터로, 치밀한 통찰력과 과학적 논증으로 파헤쳤다.
4. 그 많던 범죄자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범죄의 유혹, 신화를 벗고 실체를 드러내다. 미국이 1960년대에 범죄자의 천국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반면 1990년대에 범죄를 억누를 수 있었던 이유는? 경제 호황과 사형집행의 증가 그리고 완벽한 치안력? 정답은 NO. 어째서 마약 판매상은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백만장자로 시작해 나락으로 떨어졌는가. 범죄 예방의 어머니 제인 로, 낙태의 합법화가 어떻게 세상을 바꾸었는가
1990년대에 이르러 미국의 범죄율이 감소하기 시작했을 때, 너무나도 급작스럽고 빠른 변화에 모두가 경악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범죄율이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굳게 확신했기에 범죄가 감소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데만 몇 년이 걸릴 지경이었다. 사실 범죄율이 정점에 도달한 후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을 때까지도 범죄 전문가들은 기존의 예측보다 훨씬 어두운 전망을 내놓고 있었다. 그러나 범죄가 실제로 감소하고 있다는 증거는 너무나도 확연하여 반박의 여지가 설 자리조차 없었다. 범죄율의 화살표는 하강을 계속하며 마침내 40년 전의 수준에 도달했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범죄 감소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갖가지 가설들을 쏟아냈고, 신문 지면의 많은 부분이 이와 관련된 이야기로 채워졌다. 언론은 언제나 가장 나중에 기자에게 자신의 가설을 털어놓은 전문가의 의견으로 결론을 대체했다.
건실한 경제가 범죄 감소에 기여했다는 이론은 어떨까 ? 1990년대에 범죄가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했을 때, 미국 경제는 활황 국면에 접어들어 실업률이 크게 감소하는 추세에 있었다. 인력 수요의 증가가 특정 범죄에 대한 매력을 감소시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돈 문제와 직접 연관된 범죄에만 국한된다. 살인이나 폭행, 강간에 같은 폭력 범죄와는 아무런 연관도 없다.
오랜 시간과 많은 정치적 소동을 거치긴 했지만 결국 범죄를 부추기는 인센티브는 많이 제거되었다. 과거에는 풀려났을 죄목으로도 이제는 감옥에 가야 했다. 1980년에서 2000년 사이, 마약과 관련된 죄목으로 수감된 범죄자의 수는 이전과 비교해 15배나 증가했다. 다른 범죄에 대한 구형, 특히 폭력범죄의 형량이 늘어났다. 효과는 놀라울 정도였다. 2000년이 되자 감옥에 수감된 죄수의 수는 200만에 이르렀는데, 이는 1972년 수감자의 수의 4배게 가까운 수치다. 형량의 증가와 범죄율 감소 사이의 연관성을 나타내는 증거는 상당히 강력하다. 형량의 증가는 억제 요인이면서 동시에 예방책으로 작용했다.
범죄율을 떨어뜨린 것은 사형 구형도, 경제 호황도 아니었다. 하지만 징역형의 증가는 범죄 감소와 어느 정도 연관이 이다. 그 모든 범죄자가 스스로 감옥으로 행진한 것은 아니다. 누군가 범죄를 조사하고 악당을 체포하며 증거를 모아서 그가 유죄판결을 받게 만든 것이다. 이런 사실은 자연스럽게 범죄 감소를 설명하는 한 쌍의 다른 이론으로 이어진다.
혁신적 치안 정책, 경찰 인원의 증가, 강력한 총기 규제 정책, 크랙을 비롯한 마약시장의 변화 등은 범죄 감소와 연관이 있다. 그러나 이것들은 범죄 감소의 궁극적인 요인은 아니다.
범죄 감소를 설명하는데 마지막 이론은 인구통계학적 추세와 관련이 있다. 첫 번째 경향은 이미 대중매체에서 자주 언급된 바 있는 사회의 고령화 현상이다.
범죄가 급격하게 감소하기 전에는 누구도 고령화 추세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1990년대에 미국에서 전체 인구에서 1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줄고 상대적으로 노년층의 인구비중이 상승했다. 범죄를 저지르려는 의도에 관한 노인들은 그 경향이 대단히 낮다. 일반적인 65세 노인이 체포당할 가능성은 10대들에 비해 50분의 1에 불과하다. 인구의 고령화에 의한 범죄 감소 이론이 매력이고 명석한 설명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마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데이터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범죄 감소의 그래프는 급격히 하강했고 노년 인구의 증가는 아주 서서히 이루어졌다. 따라서 미국의 고령화가 1990년대 범죄율 감소에는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
1990년대에 들어 범죄율의 급격한 감소와 1970년대부터 적용되기 시작한 낙태의 전면적인 합법화는 분명 커다란 연관이 있다. 합법화된 낙태법의 수혜자는 미혼모나 10대 임신부, 가난한 여성, 아니면 그 세 가지 조건을 모두 갖춘 여성들이다. 이들이 아이를 낳을 경우 그 자녀들의 미래는 어떠할까 ? 한 연구에 의하면 낙태가 합법화한 후 추기에 낙태된 태아들이 만약 세상에 태어났다면 빈곤한 삶을 경험할 가능성 역시 평균치보다 50%나 높다고 한다. 성장기의 가난과 편부모라는 이들 두 인자는 한 아이가 미래에 범죄자가 될 것임을 유추할 수 있는 강력한 표지판의 역할을 한다. 편부모 슬하에서 자라는 아이는 나중에 커서 범죄를 저지를 확률이 2배 정도 높다.
달리 말해, 수백만의 미국 여성들로 하여금 낙태를 결심하게 만드는 바로 그 요인이 그들의 자녀들이 태어날 경우 불행한, 그리고 어쩌면 범죄자로 살게 만드는 요인이기도 하다는 얘기다.
낙태의 합법화는 원치 않는 출산을 줄였다. 원치 않는 출산은 범죄율을 높인다. 따라서 낙태의 합법화는 범죄율을 낮춘 것이다.
5. 완벽한 부모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잘난 부모의 길 여덟 가지, 못난 부모의 길 여덟 가지. 왜 육아 전문가는 부모들에게 겁을 주는 것일까? 어떤 것이 더 위험한가, 총 아니면 수영장? 어째서 이른바 좋은 학교들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만큼 훌륭하지 않은 것일까? 흑인과 백인 아이들의 성적 차이에 대한 진실을 밝힌다
아이의 학업 성적에 부모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를 분석하는 대목도 흥미롭다. 1990년대 후반 미 교육부가 실시한 ‘아동 성취도 발달에 관한 장기적 연구(ECLS)’ 결과를 인용하며 그는 성취도 발달에 강한 상관관계를 보이는 요소로 '부모의 교육 수준이 높다',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다', '여성의 첫 출산 나이가 30세 이상이다', '입양된 아이다', '집에 책이 많다' 등을 골라냈다. 반대로 상관관계를 거의 없는 요소는 '가족 구성이 온전하다', '최근 주변 환경이 더 좋은 곳으로 이사했다' , '부모가 아이를 자주 박물관에 데려간다', '부모가 아이에게 거의 매일 책을 읽어준다'였다.
성적과 강한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들
□ 부모의 교육수준이 높다.
□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다.
□ 엄마가 첫아이를 출산한 나이가 30세 이상이었다.
□ 아이의 출생 당시 저체중아였다.
□ 아이의 부모가 집에서 영어를 쓴다.
□ 부모가 PTA 활동을 한다.
□ 집에 책이 많다.
성적과 강한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는 것들
□ 가족 구성이 온전하다.
□ 최근에 주변 환경이 더 좋은 것으로 이사했다.
□ 아이가 태어나서 유치원에 다니기까지 엄마가 직장에 다니지 않았다.
□ 아이가 세트 스타트에 다녔다.
□ 부모가 아이를 박물관에 자주 데리고 간다.
□ 아이를 정기적으로 체벌한다.
□ 아이가 TV를 많이 본다.
□ 부모가 거의 매일 아이에게 책을 읽어준다.
앞선 목록은 부모가 어떤 사람인지를 묘사하고, 두 번째 목록은 부모가 아이에게 해주는 일이다. 중요한 건 아이를 가르치기 오래 전에 결정된 상황이 아이의 성적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점이다. 바로 당신이 어떤 사람이며, 누구와 결혼했으며, 어떤 삶을 이끌어나가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당신이 아이들에게 무엇을 해주느냐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논쟁의 여지가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논리적으로 통념을 뒤집어엎는 저자의 재능에는 감탄할 뿐이다.
6. 부모는 아이에게 과연 영향을 미치는가?
부모의 첫 번째 선물, 이름은 아이 인생에 영향을 미치는가. 저소득층 공공주택에서 살던 레인가의 위너Winner(승리자)와 루저Loser(실패자)형제의 운명은? 가장 흑인다운 이름과 가장 백인다운 이름은 무엇인가? 이름은 단지 문화에 나타난 인종분리 현상인가, 아니면 최고와 최악의 이름이 있는 것인가? 이름을 지울 때 당신이 부모가 세상에 말하고자 했던 것은?
재미있게도, 실제 성공한 사람은 루저 레인이었다. 그는 장학금을 받으며 프렙 스쿨에 다녔으며, 펜실베니아에 있는 라파예트 대학에 들어갔다. 그리고 뉴욕 경찰의 형사가 되었고 마침내 경사로까지 승진했다.
결코 실패하지 않을 것처럼 보였던 그의 형은 절도, 가정폭력, 불법침입, 체포불응 및 여러 기타 상해에 이르기까지 그는 무려 30건이 훨씬 넘는 범죄 기록을 갖고 있다.
이름이 운명을 결정한다는 그들 부모의 생각은 분명 옳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는 아이들을 잘못 골랐다.
템프트리스(Temptress, 요부)라는 이름을 가진 열다섯살 난 소녀의 경우도 있다. 얼마 전 이 아이는 범죄를 저질러 뉴욕 알바니 카운티 가정법원에 오게 되었는데, 담당판사인 W. 데니스 더간은 오랫동안 범죄자들이 지닌 특이한 이름에 관심을 갖고 있던 참이었다. 딸의 이름을 작명한 엄마는 좋아하는 TV 프로그램의 여배우를 따서 지은 것이었는데, 나중에야 ‘요부’라는 뜻이 있다는 걸 알았다.
더간 판사의 생각처럼 템프트리스는 정말 ‘자신의 이름대로’ 비행 청소년이 되었던 것일까 ? 아니면 어머니가 그녀에게 ‘채스터티(Chastity, 정숙, 순결)라는 이름을 지어줬어도 그런 문제를 일으켰을까 ?
아이의 이름을 고심하여 짓지 않는 부모는 훌륭한 부모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
백인 중산층에서 가장 흔한 여자아이 이름
1. 사라
2. 에밀리
3. 제시카
4. 로렌
5. 애슐리
6. 아만다
7. 메간
8. 사만다
9. 한나
10. 레이첼
11. 니콜
12. 테일러
13. 엘리자베스
14. 캐서린
15. 매디슨
16. 제니퍼
17. 알렉산드라
18. 브리타니
19. 대니얼
20. 레베카
백인 저소득층 가정에서 가장 흔한 여자아이 이름
1. 애슐리
2. 제시카
3. 아만다
4. 사만다
5. 브리타니
6. 사라
7. 케일라
8. 앰버
9. 메간
10. 테일러
11. 애밀리
12. 니콜
13. 엘리자베스
14. 헤더
15. 알리사
16. 스테파니
17. 제니퍼
18. 한나
19. 코트니
20. 레베카
부유층 가정에서 가장 흔한 여자아이 이름
1. 알렉산드라
2. 로렌
3. 캐서린
4. 매디슨
5. 레이첼
빈곤층 가정에서 가장 흔한 여자아이 이름
1. 앰버
2. 헤더
3. 케일라
4. 스테파니
5. 알리사
부유층 가정에서 가장 흔한 남자아이 이름
1. 벤저민
2. 새뮤얼
3. 조너선
4. 알렉산더
5. 앤드루
빈공층 가정에서 가장 흔한 남자아이 이름
1. 코디
2. 브랜던
3. 앤서니
4. 저스틴
5. 로버트
소득과 이름 사이의 상관관계 그리고 소득과 ‘교육 수준’이 밀접하게 관련되어 잇다는 사실을 고려해볼 때, 부모의 교육 수준과 그들이 아이에게 지어주는 이름 사이에 그만큼 밀접한 관계가 발견된다는 것을 놀랄 만한 일이 아니다.
장래 부모가 될 사람으로서 ‘똑똑한’ 이름을 찾고 있는 사람들은 이름이 아이를 똑똑하게 ‘만들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그 이름들은 단지 다른 똑똑한 아이들과 같은 이름으로 불리게 해줄 뿐이다.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 패턴이 분명히 작용함을 알 수 있다. 어떤 이름이 고소득에 교육 수준이 높은 부모 사이에서 인기를 얻으면, 사회경제적 지위라는 사다리를 타고 내려가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스테파니와 브리타니처럼 앰버와 헤더 역시 처음에는 부유층 이름으로 시작한다. 그러다가 10년 후에 이르면 그 5배에 해당하는 저소득층 아이들이 스테파니와 브리타니라는 이름을 갖게 되는 것이다.
부모가 아이에게 지어줄 이름을 생각할 때는 분명 다양한 요인들이 작용한다. 전통적인 이름, 자유분방한 이름, 어쩌면 독특한 것을 찾거나 유행에 완벽하게 맞는 이름을 원할 수도 있다.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모든 부모가 ‘똑똑한’ 이름이나 ‘부유층’ 이름을 찾는다고 하면 과장일 것이다. 하지만 위너든 루저든, 부모는 모두 자식의 이름으로 ‘무언가’를 전달하려고 한다. 캘리포니아 데이터가 밝혀낸 바에 따르면, 대다수 부모들은 이름을 통해 자녀들이 앞으로 얼마나 성공적인지 ‘그들 자신의 기대’를 표현한다. 이름 자체는 아주 미미한 변화도 만들어내지 못한다. 하지만 부모들로서는 적어도 시작부터 최선을 다한다는 사실을 위안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에필로그
『괴짜경제학』은 뉴욕타임스 9주 연속 베스트셀러(현재 하드커버 논픽션 3위), 미국 아마존 9주 연속 종합 베스트셀러(현재 종합 3위. 경제경영, 논픽션 1위), 캐나다 아마존 9주 연속 종합 베스트셀러(현재 종합 3위. 경제경영, 논픽션 1위), 영국 아마존 4주 연속 경제경영 베스트셀러(2005년 7월 발행 예정)에 올랐다고 한다. 그만큼 문제의 분석틀이 참신했다는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세상은 가짜다.” 젊은 경제학자인 레빗은 세상의 숨겨진 이면을 찾아 나선다. 이런 연구를 ‘괴짜 경제학’이라 부른다.
『괴짜경제학』에는 통합된 중심 주제가 없다. 하지만 적어도 괴짜경제학을 일상에 적용하는 데에는 이를 관통하는 하나의 공통된 끈이 존재한다. 바로 세상 사람들의 실제 행동방식에 관해 이치에 맞게 생각하는 것이다. 이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기존의 방식과는 다른 방식으로 무언가를 관찰하고, 분별하고 측정하는 것뿐이다.
이 책에서 기발함은 도처에서 반짝거린다. 마약판매상이 가난하다든가, 부모가 아이에게 영향을 미친다든가 하는 통념을 증명하는 방식에서도 기지가 넘친다. 레빗은 우연히 만난 사회학자 수디르 벤카테시로부터 시카고 빈민가에서 싸구려 코카인을 판매하는 ‘검은 갱스터 사도단’의 4년에 걸친 재무제표 기록을 넘겨받는다. 벤카테시가 갱스터의 생활을 연구하기 위해 꼬박 6년간 붙어 산 결과물이다. 이 자료가 사회학자의 손에서 경제학자의 손으로 넘어간 순간, 전국 조직까지 갖춘 갱스터들의 피라미드식 먹이사슬은 그 운영방식이 미국기업, 특히 맥도널드와 거의 일치한다는 게 드러난다. 시카고 지부의 보스인 JT가 한 시간에 66달러씩 버는 동안 거리에서 체포와 폭력의 위험을 감수한 채 마약중독자에게 코카인을 파는 일명 땅개들은 3.3달러를 번다. 이를 테면 땅개는 맥도널드의 아르바이트 학생이다.
부모가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을 조사할 때는 이름이란 우회로를 택한다. 부모가 아이에게 붙이는 이름에는 재산과 교양의 정도가 반영돼 있으므로 특정 이름을 가진 집단은 다른 집단보다 훨씬 윤택한 삶을 산다는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부유층 가정에서 가장 흔한 여자아이 이름은 알렉산드라, 로렌, 캐서린이고 빈곤층의 경우에는 앰버, 헤더, 케일라이다. 그러므로 앰버보다는 알렉산드라가 나중에 잘 살 것으로 추정된다. 과거 부유층이 사용하던 이름이 점차 빈곤층으로 확산되고 부유층은 새 이름을 택한다는 사실도 재미있다.
레빗은 왜 틀에 박힌 경제학 연구를 벗어나 있는 걸까? 무슨 예술가연하는 ‘괴짜’라서가 아니다. ‘윤리학이 우리가 원하는 이상적인 세상을 대표한다면 경제학은 실제로 존재하는 현실적인 세상을 의미’하며 ‘경제학은 측정을 목적으로 하는 모든 학문의 상위에 위치’한다는 신뢰 때문이다. 그래서 넘치는 재기로 그는 경제학의 도구들을 가지고 현대의 삶을 지탱하는 인센티브의 마력을, 우리가 진실이라고 믿는 통념의 허구를, 정보의 대중화로 전문가 그룹의 영향력이 퇴보하는 과정을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