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의 도전장을 받아들인다
최광희 목사
한 때,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 정말 좋겠네 라며 재미있던 보던 텔레비전이 언젠가부터 지루하고 재미가 없다고 느낄 즈음에 케이블 TV와 비디오가 등장하여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더니,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대세인 오늘날은 바야흐로 유튜브 시대가 된 것 같습니다.
혹시 아직도 유튜브를 모르고 TV만 보면서 제작진이 제공하는 천편일률적인 내용과 출연진들의 앵무새 같은 소리에만 주목하는 분이 있다면 나를 그들이 원하는 대로 조종하도록 내맡기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입니다. 오늘날 다수의 현대인들은 TV를 시청하기보다는 손에 들고 있는 똑똑한 휴대전화기를 통해서 자신이 원하는 동영상을 골라서, 편리한 시간에, 각자의 취향에 맞는 재생속도로 영상을 시청하고 있습니다.
현대인들이 유튜브를 얼마나 많이 시청하느냐 하는 것은 오늘날 유튜브 방송들이 홍수처럼 많아진 것으로 짐작할 수 있습니다. 무엇이든지 수요가 없다면 공급은 자연스레 사라지는 법인데 점점 유튜브가 많이 제공되고 있다는 것은 계속해서 유튜브 수요가 늘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언젠가는 집집마다 거실 한쪽 벽을 차지하고 있는 TV 수상기(受像機)는 창고로 자리를 옮기게 될 것 같습니다.
유튜브로 제공되는 동영상 중에는 재미로 보는 예능부터 시작하여 각종 전문 지식에 이르기까지 제공하는 종류와 내용이 다양합니다. 그 영상들은 유익하기도 하고 재미도 있어 사람들이 한번 유튜브 영상을 실행하면 멈추지 못하고 계속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도 가끔 머리를 식힐 겸 유튜브를 시청하는데, 어쩌다보니 서장훈과 이수근이 진행하는 “무엇이든 물어보살”(KBSN)이라는 영상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목에서 이미 느껴지듯이 이 프로그램은 미신적 분위기로 공간을 꾸며놓고 찾아오는 사람들의 고민을 듣고 점을 쳐서 답을 주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그러나 점을 친다는 것은 재미로 가미한 요소이고 실제로는 서장훈과 이수근의 현란한 말솜씨로 의뢰인들과 상담을 해 주는 것이 주요 내용입니다.
한번은 이 프로그램에 신학대학원을 다닌다는 젊은이까지 찾아와서 결혼 문제로 상담을 하는 것을 보았는데, 한편으로는 문제 있는 신학생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어지간히 TV에 출연해 보고 싶었나보다 하고 넘어갔습니다. 하여간 이 방송에는 북한에 남은 가족을 데려고 오고 싶은 탈북자, 오래전에 이혼한 부모님이 재결합하기를 원하는 고등학생, 낚시에 빠진 아내 때문에 고민하는 남편, 심지어는 진짜 무속인까지, 별의별 사람들이 다 찾아오는데 서장훈과 이수근은 한 번도 막힘없이 잘도 상담을 해 줍니다. 상담을 마치고 인터뷰를 할 때는 하나같이 도움이 되었다고 만족을 표합니다.
저는 설교자로서 저의 설교를 듣는 사람들이 적어도 ‘무엇이든 물어보살’과 비교되지 않게 근본적이고 진실한 인생의 해답을 찾아야 할 텐데 우리교회 청중들은 과연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 고민을 해 봅니다. 물론 설교는 유희(遊戲)가 아니며, 일대일 상담도 아닙니다. 전 성도를 향해 성경의 원리를 가르치고 진리에 따라 살도록 선포하는 설교는 예능 프로그램과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도들이 설교를 들을 때마다 행복하고 인생의 문제가 해결되고 소망으로 충만해지도록 해 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서장훈, 이수근의 이 방송 외에도 유튜브 중에는 말을 맛깔나게 잘 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연구한 지식도 상당하고요. 유튜브마다 방송하는 주기가 다양하지만 일주일에 한 번씩 동영상을 찍는다는 사람도 많던데 이 사람들이 점점 설교자에게 도전장을 내미는 것인가 하는 위기를 느낍니다. 저도 매주일 설교를 유튜브에 올리는 유튜버이지만 조회수가 결코 전문 유튜버들을 따라갈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설교를 15분 이하로 줄일 수도 없고 자극적인 내용으로 변질시킬 수는 없지만 적어도 내 설교를 한번 들어본 사람들이 자기 지인에게 공유하고 싶도록 감동적인 설교를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어떤 유튜버의 말을 패러디해서 “감동적으로 보셨으면 공유해 주세요. 여러분이 공유하면 은혜는 제가 끼치겠습니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기를 소원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