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탄생예고대축일> 2011년 3월 25일
"Fiat voluntas tua!"
평화를 빕니다.
오늘은 ‘주님탄생예고대축일’입니다.
하느님의 일꾼 가브리엘 천사가 나자렛 지방의 처녀 마리아를 찾아가 그녀에게서 구세주가 탄생하실 것이라는 것을 알려준 날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Fiat voluntas tua!" 즉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1,38)
마리아의 이 결정적인 응답으로 구세주께서 이 세상에 오시게 되었고, 우리 구원의 결정적인 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마리아는 이 구원사업에 결정적인 협조자, 도구가 되셨고, 주님의 어머니, 우리의 어머니가 되셨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마리아를 공경하는 첫 번째 이유입니다.
마리아는 도저히 이해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는 상황을 “예‘라는 긍정의 대답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런데 마리아가 자기에게서 구세주 예수가 태어나리라는 가브라엘 천사의 말을 처음부터 예라고 받아들인 것이 아닙니다. 처음에는 마리아도 이 일을 인간적인 일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래서 마리아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합니다.
“저는 남자를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루카1,34)
그런데 그 일이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이라는 사실을 전해 듣고는 도저히 이해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을 것 같은 이 상황을 받아들입니다.
“예”라고 대답하십니다. "Fiat voluntas tua!"(루카1,38)
마리아의 이 결정적인 응답, 즉 순명을 묵상하면서 우리는 예수님의 순명을 떠올려봅니다.
“아버지, 아버지께서 원하시면 이 잔을 저에게서 거두어 주십시오. 그러나 제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십시오.”(루카22,42)
우리의 삶은 ‘응답하는 삶’입니다. 즉 하느님의 거룩한 부르심에 “예”라고 응답하는 삶입니다. 오늘도 하느님께서는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오시고, 또 우리를 당신의 도구로 쓰시기 위해서 부르십니다. 때문에 마리아의 순명은 우리 신앙의 모범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 각자는 우리 안에서 이루어지는 일들을 얼마나 하느님의 일로 생각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하느님의 부르심에 얼마나 예라고 응답하면서 살아가고 있는지 한번 곰곰이 생각해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언제나 인간적인 일로 받아들이면서 이런저런 인간적인 이유들을 들이대면서 “아니오”라고 응답하는 삶을 살고 있지는 않은지!!!
나자렛 예수를 진정한 나의 구세주(그리스도)로 믿으면서 살아가고 있다면, 진정으로 마리아를 나의 어머니로 공경하고 있다면 우리는 “예”라는 대답을 많이 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하루의 삶 중에서 얼마나 나는 “예”라는 대답을 많이 하고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떠한 부탁이 하느님의 일을 위한 부탁이라면 이런저런 핑계와 조건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예! 하겠습니다. 예! 할 수 있습니다.”라고 대답해야 합니다.
수도자들이나 성직자들의 첫서약이나 종신서약 또는 사제서품식 때 호명이 있습니다.
“이병우(루카) 형제!” 그러면 “예! 주님께서 저를 불러주셨습니다.”라고 대답합니다.
요한복음 15장 16절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
예수님께서 나를 뽑으신 이유는 우리가 가서 열매를 맺어 우리의 그 열매가 언제나 남아 있게 하려는 것입니다.
성소(聖召)의 주도권을 쥐고 계시는 하느님께서 어제와 마찬가지로 오늘도 내일도 우리를 당신 도구로 쓰시기 위해 부르실 것입니다.
우리도 마리아처럼 하느님의 거룩한 부르심에 언제나 “예‘라고 응답할 수 있는 우리들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이 응답이 기적을 낳는다는 것을 잊지말도록 합시다.
첫댓글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