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보다
젊었을땐 그닥 좋아하지않던
고들빼기
쓴맛이 뭐가 맛있다고
밥까지 비벼먹는지 이해되지않았다
혀안에서 쓴맛이 입맛을 돌게하는
생의 비밀을
아휴 '씨버라' 욕같이 들리던
그 생의 날것 같은 맛
오늘
욕처럼 들렸던
그 고들빼기 맛에 빠지다
심심당 뒤란 대밭에
보들보들한 고들빼기 캐
하룻밤 담근것과
더 보드라운것은 반나절 담궈
쓴물을 뺀후 꼭짜서
찹쌀풀에 남은 보리밥 두주걱
믹서기에 넣고
사과1개.양파반개.마늘
까나리액젓 두컵.새우젓 반컵 드르륵 갈고
쪽파.표고버섯가루.물엿에
갓 빻아온 햇고추가루로
버무렸더니 윤기가 차르르
쌉싸롬하고 달콤매콤한
고들빼기가 완성
세대주왈
한입 먹더니
옛날 어머니가 해주던 그맛이라며
일식 일찬에 밥한공기 뚝딱 !
타파태풍이 예사롭지않네요
왼종일 비와요
다들 무탈하시길요.
# 심심당카페
# 심심당 대숲
# 단단된장연구소
# 고들빼기 김치
첫댓글 국민학교 다닐 때 매일 반찬이 고들빼기 였어요
서울에서 다녔는데 그 쓰디쓴 것을 혼자만 싸와서 먹었죠
얼굴도 못들었는데 나이많으신 담임선생님께서
그거 고들빼기 아니냐? 하면서 맛좀 보자고 하셔서 기가 살았던 기억이 나네요
그 때는 뎀부라(?), 계란후라이, 소세지, 김...같은 것들이 최고였는데...
오늘 따라 그 고들빼기가 정말 먹고 싶네요...
그런 추억이..저도 학교다닐때 도시락 먹을때 힘들었어요
천식을 지병으로 달고 사시던 아버지 산초기름이 좋다며
산초기름에 두부를 매일 부쳐먹다시피햇는데
김치찌게도 산초기름을 넣어 도시락 반찬을 싸가는 바람에
친구들이 냄새 고약하다며 코를 막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한걸요
그때는 얼마나 챙피하던지...
지금도 만나면 아직도 산초기름 먹냐고 묻곤 합니다
지금은 비싸서 못먹는 산초기름... 계란후라이,소세지, 김..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을 위해
추억의 도시락집도 생기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