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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53) |
보조 헌병 덕분에 더욱 형사가 되고 싶었다. 어려서부터 꿈이었다. 아버지가 폐병 쟁이라고 놀아주지 않는 사촌 놈들도 혼을 내주고 싶었고 심지어 수연이가 모습을 감추었을 때는 형사가 되어야 잡으러 갈 수 있다고 믿었던 대두였다. 엉뚱했던 그 딴 생각들은 아버지 때문에 더욱 굳어졌던 것인지도 모른다. 자신을 살려준 어머니를 화냥년이라고 때리는 아버지를 죽이고 싶도록 미워서였다. 형사가 될 수 있다면 이복형과 함께 아버지까지 모두를 잡아서 죽도록 패 주어야겠다고 결심 한 적도 있었다. 경찰 시험을 보려고 했다. 형사가 되려면 일단 경찰학교에 가야 했기 때문이었다. 괜한 욕심이었을까? 공부도 공부지만 아예 시험조차 보지를 못했다. 형사가 될 운명조차 되지 않은 것일까? 시험을 볼 기회를 두 번이나 놓쳐버리고 말았다. 한번은 어머니가 아파서였고 또 한번은 시험 날에 맹장염에 걸려서 시험장에 가보지도 못한 것이다. 세 번째는 시험은 보았는데 제수 없는 놈은 뒤집어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고 경쟁률이 엄청 높았다. 경찰관이 어느새 인기 직장이 된 것이다. 하지만 떨어지기는 했어도 좋은 경험했다. 경찰이 쓰는 용어나 법률지식 몇 개는 얻은 것이다. 시험덕분이었다. 아무리 가짜지만 수연이에게도 할말이 있었고 지금도 공짜버스를 타고 있는 것이다. 버스는 국도를 빠르게 달려가고 있었다. 차창 밖을 보고 있는 대두의 머릿속으로 오만가지 생각이 다 지나가고 있었다. 복수를 하고 싶어서 형사까지 되고 싶었다는 것을 어머니가 알았다면 무엇이라고 했을까? 새삼스럽게 가슴이 아프다. 애써 나쁜 기억들을 털어 버리고 좋은 생각을 해 보려고 크게 머리를 흔들었다. 정말 형사가 되고 싶다. 가짜가 이 정도라면 진짜 형사가 된다면 세상에 두려울 것이 없어질 것은 이 너무나 뻔한 이치가 되는 것이다. 다음 번에 경찰 시험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합격을 해서 가짜 딱지를 떼야겠다고 결심을 해본다. 그렇게 되면 조금 일찍 형사행세를 하는 셈이 되는 것이니 사실 가짜도 아닌 셈이 된다. 멀게만 느껴지던 군산이 바로 지척이다. 세상일은 알 수가 없다. 아버지 장례식에 참석하러 올 때 만 해도 군산으로 다시 오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었다. 한데도 서둘러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또 아버지의 부음을 듣고 오던 날보다 마음이 더욱 착잡하다. 개복동 집을 유산으로 받고 수연이까지 만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한 일들이다. 지나오는 세월동안 그녀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팠다. 결혼은 한 것일까? 왜 다방에 나와서 마담을 하고 있는 것일까? 그녀의 마음속에 아직도 자신의 기억이 남아 있는 것일까? 털어 버리려고 해도 머릿속으로 달려드는 것은 그녀 생각뿐이다. 따지고 보면 그녀는 배신자다. 하물며 지금에 와서 그녀에게 애정을 남겨 두어서는 안 된다. 버스에서 내려 줄 곳 생각을 하면서도 마음과는 달리 발걸음은 자신도 모르게 향지 다방으로 향해 지고 있었다. 다방 문을 밀치고 들어섰다. “어서 오세요.” 마침 그녀가 거기에 있었다. |
첫댓글 예전에 형사 끝발 굉장했다는데....ㅋㅋ.....잘 읽고 갑니다...*^^*
그녀을 힘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