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3차(2011~2020) 전국 연안항 기본계획안(제주 화순항) 계획평면도. 검은 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현재의 해수욕장이다. 해수욕장을 끼고 양쪽으로 어선.해경부두가 건설될 예정이다 |
국토해양부가 지난 7월 25일 확정·고시한 제3차 전국 항만기본계획(2011~2020)에 따르면 화순항은 선망어업 전진기지로, 어업활동 지원 기능을 강화해 지역경제 성장 거점으로 개발하는 한편 해경전용 부두 확충을 통해 남방해역의 해상안보 및 치안을 확보하게 된다.
화순항 바로 옆에 있는 해수욕장은 금빛 모래와 산방산, 용머리 그리고 형제섬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어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들어 매는 곳이다.
▲ 안덕면 화순해수욕장. |
기본계획에 따르면 고등어 대형선망 어선의 거점으로 삼기 위한 물양장 시설과 함께 제주연안 및 공해상의 해상사고, 해상범죄 등에 적극 대처하기 위한 해경전용부두가 해수욕장은 마주보고 건설된다.
현재 강정해군기지 공사에 들어갈 1만8000톤 규모의 대형콘트리트 선박, 즉 케이슨이 제작되고 있는 곳은 2만8000㎡를 매립해 어선부두가 건설된다.
이 어선부두가 연간 3600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기대된다는 고등어 대형선망의 전진기지가 될 곳이다.
이와 함께 해수욕장 서쪽에는 550m 방파제를 시설하면서 2만4400㎡가 매립된다.
이는 해경부두 건설에 따른 것으로, 해경부두는 제주 남방해역을 지나는 선박의 안전과 해양영토 수호 활동을 위해 3000톤급 경비함 등 경비정 8척을 접안할 수 있는 규모로 설계됐다.
기본계획만을 놓고 보면 해수욕장을 사이에 두고 한 쪽으로는 화물선과 어선이 드나드는 어선부두가, 반대에는 해경 함정이 출입하는 해경전용부두가 건설돼 해수욕장은 두 개의 부두에 갇히는 셈이 된다.
이 때문에 금빛 모래로 유명한 화순해변이 해수욕장으로서의 기능을 더 이상 수행할 수 있을 지 의문을 낳고 있다.
제주해군기지 1순위 후보지로 물망에 올랐던 안덕면 화순리가 고등어 대형선망 유치라는 ‘횡재’를 얻었지만, 반대급부로 금빛 해수욕장을 잃어버릴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