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전라도닷컴>
<김진수의 약초산책 23>
“급성 소아 백혈병” - 황기(黃芪)
우리 몸에서 골수는 신체의 모든 뼈 속에 존재하는 액체물질인데 여기에는 피를 만드는 조혈모세포가 풍부하다. 이 세포에서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 등이 끊임없이 생산된다. 현대의학에서 말하는 백혈병은 우리 몸의 조혈기관인 골수 및 간·비장·흉선 등에서 암세포로 보이는 백혈구가 과다 증식하여 혈액을 타고 전신의 조직과 내장기관의 기능에 손상을 주는 것으로 설명한다. 임상적으로는 말초혈액에 비정상적인 백혈구 수가 현저하게 증가함으로써 면역기능을 상실하게 되는 일종의 혈액암이며 다른 암과는 달리 골수에서 종양이 나타나지 않고 빈혈이나 출혈, 발열, 혈소판 감소, 간·비·림프절의 종대(腫大) 등이 두드러지는 특징을 열거한다. 면역력 저하를 보이는 허약한 어린이는 잦은 감염을 경험할 수 있으며, 기운이 없고 창백하고 감기몸살이 잦고 코피가 나거나 피부에 반점상의 출혈을 일으키기도 한다. 백혈병은 소아 종양의 30~40%를 차지하고 이 중 95%가 급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대의학에서 말하는 급성 소아 백혈병은 어이없게도 의사의 잘못된 감기치료 과정에서 야기되고 증폭되어 결코 들어서서는 안 되는 막다른 골목까지 내몰린 경우가 대부분이다. 공감할지 모르겠지만 현대의학은 감기를 치료할 줄 모른다. 오히려 정반대로 치료하여 큰 병을 부른다. 인체가 추위에 노출되면 교감신경은 열손실을 차단하기 위해 시급히 말초혈관을 수축하여 땀구멍을 닫고 전신을 응축시킨다. 그러면 오한(惡寒)과 함께 얼마간은 기혈의 순환이 순탄치 못하게 되어 몸이 무겁고 머리가 아프며 발열(發熱)하게 된다. 이 발열은 병이 아니라 부교감신경의 반동에 의해 유도된 신체반응이며 자연치유의 메커니즘이다. 평소 같으면 당연히 인체에 고루 퍼져 있어야 할 열이 심부로 내몰려서 밖의 찬 기운과 싸워야 하는 ‘수세적 열’인 셈. 안간힘을 써서 열을 발생시키고자 하는 이 작은 불씨를 해열제로 자꾸 꺼버리면 감기가 더 심해짐은 물론 저 가공할 가짜 백혈병의 늪으로 점점 더 깊숙이 빠져들게 된다. 그럼에도 병원에서는 추워서 떨고 있는 어린이 감기환자의 옷을 벗겨 냉찜질을 하거나 해열소염진통제를 투여하여 해열을 시도한다. 결국 강제해열과 고열반등이 몇 차례 엎치락뒤치락하는 동안 그 피해가 골수와 조혈조직에 이르게 되고 골수는 건강한 적혈구·백혈구·혈소판 생산의 능력을 상실하여 백혈구과다증·혈소판감소증과 같은 병성을 드러내게 된다. 항생제가 장내 세균총을 손상시키고 해열진통제는 골수조직을 파괴하여 함께 면역력을 급격하게 떨어뜨린다. 이른바 ‘혈액암’을 의심케 하는 병적 징후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것이다. 현대의학은 혈액암의 발생 원인을 모른다면서도 이때부터 조혈기계인 비장 절제술을 고려하거나 단순히 정상보다 많아진 미성숙 혈구를 암세포로 간주하여 극약의 항암제와 방사선을 조사(照射)하는, 골수이식을 위한 관해유도(冠解誘導)를 시행하려고 한다. 항암제는 보통 2~3가지를 사용하며 치료 도중에 합병증으로 사망할 수 있어 환자는 졸지에 생사의 기로에 서게 된다.
《내경(內徑)》에서 ‘표(表)에 있는 것은 땀을 내서 이를 발산시킨다.’ 하였다. 초기감기에 자연 발한을 촉진하면 병사가 다른 경락으로 전변하지 않고 열이 쉽게 내린다는 것을 말한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 감기인가 싶으면 곧바로 고열과 함께 편도선염, 인후염, 이하선염, 급성기관지염, 폐렴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에 ‘은교산’을 쓰면 좋다. 은교산은 약국에 과립제 형태로 시판되는데, ‘맵고 서늘한 성질로 거죽을 푸는’ 신량해표(辛凉解表) 방식이다. 감기를 잘못 치료하여 급기야 혈액종양내과까지 가게 된 어린이 환자라면 골수검사 등 여러 위험한 검사를 시행하기 전에 재고할 필요가 있다. 환자는 그 동안 상당한 면역교란과 면역결핍, 영양실조, 고열한출(高熱汗出), 장기의 기능부진 등을 겪었을 것이므로 이번엔 십전대보탕 류의 처방으로 보기, 보혈, 보양, 보음하여 체력을 크게 향상시켜야 한다. 그 위에 예컨대 말초의 T임파구를 뚜렷이 증가시키는 생지황, 골수증식의 계혈등, 파골세포 형성 억제작용의 당귀, 방사선치료로 파괴된 혈소판을 재생시키는 산수유, 골수성백혈병세포의 사멸을 유도하는 도인, 세포성·체액성 면역반응을 현저히 증강시키는 대계(엉겅퀴 뿌리)·당삼(만삼), 골수에서 적혈구 및 헤모글로빈의 생성을 촉진한다고 알려진 아교, 조골모세포의 증식을 촉진하는 홍화씨, 혈액·조직액·림프 등의 체액성 면역능을 증가시키는 검인(가시연꽃 씨), 백혈병세포주의 성장을 억제하는 백출, 만성골수종세포주에서 세포고사작용을 나타내는 산약(마), 백혈병세포주에 대해 세포사를 유도하는 익지인, 복합적인 감기증상을 유의적으로 억제하는 인삼 등을 추가하여 처방전을 짠다.
보기(補氣) 약초 『황기(黃芪)』는 콩과에 속한 다년생초본으로 동속 근연식물의 뿌리이다. 약성은 달고 조금 따뜻하며, 폐·비경으로 들어가 소식(消食)하고, 비기(脾氣)를 보익한다. 비장은 몸 안의 모든 임파관, 흉선을 통솔한다. 이런 이유로 임파성백혈병은 비장기능의 허약과 관련되고, 비기가 허해진 틈을 타서 골수 생성의 기반인 신기(腎氣)마저 약해지면 골수성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오랜 감기치료로 혈이 허해져 자주 발열하거나, 비기가 허약하여 잘 먹지 못하고 면색에 핏기가 없는 것, 병을 앓은 후 음허(陰虛)하여 절로 땀이 새는(自汗·盜汗) 것 등에 좋은 치료효과를 낸다. 황기는 혈액 중 (정상)백혈구 수를 뚜렷하게 증가시키고 호중구와 대식세포의 탐식능을 촉진시킨다. 황기의 면역능은 투여 후 6시간부터 발현이 증가되는데 이러한 증가는 적어도 7일간 지속된다고 하였다. 황기의 다당질은 면역부활작용이 있으며, 황기의 면역증진효능은 항암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뼈의 손실을 방어하는 작용과 방사선 등에 의한 면역력 저하에 항체반응이 증진되는 효과도 있다. 황기를 필두로 위에 열거한 약재들 가운데 몇 가지를 취하여 감초, 대추, 생강과 함께 수전복한다. 차차 감기 횟수가 줄고 원기도 되살아나 아프지 않았던 건강한 상태로 어렵지 않게 돌아간다.*
첫댓글 추가로 원지, 한련초, 구기자의 합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