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삼포가는 길>에서 ‘장씨’와 ‘영달’에게 ‘삼포’가 갖는 의미를 기술하시오.
노영달은 자신이 일하던 공사가 봄으로 연기되어 일자리를 잃게 됩미다. 그는 집으로 내려가기 위해 월출역을 향하다 정 씨를 만났습미다. 정 씨는 영달과 같은 공사장에서 일을 했기 때문에 영달은 그의 얼굴을 본 적이 있었습미다. 정 씨 역시 고향에 가고 있었습미다. 그의 고향은 삼포, 근 10년 만의 귀향이었습니다. 이들은 서로의 길이 갈리는 월출리까지는 동행을 하기로 합미다.눈발이 날리는 추운 겨울이었지만 이들은 돈을 조금이라도 아끼기 위해 역까지 걸어서 이동합니다. 그러던 중 한 읍내의 서울식당이란 주점에 들어간다. 이들이 국밥으로 빈속을 채우고 있는데, 식당 여주인과 젊은 청년이 새벽에 도망간 색시 얘기에 한창 열을 올린다. 백화라는 여자가 빚이 5만원이나 있는데 몰래 도망간 모양입다. 물론 여자의 일은 인근 부대의 군인과 마을 남성들에게 술과 몸을 파는 것이었습미다. 여주인은 영달 일행에게도 혹시 가다 여자를 발견하면 알려달라고 청합다.
2. <장길산>의 서두는 백기완 선생이 구술한 ‘장산곶매’로 시작한다. 이 작품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고, 이것이 <장길산>의 주제와 어떻게 관련되는지 기술하시오.
황해도는 동으로 함경도와 강원도에 인접해서 마식령 산맥의 산세에 닿고, 남은 예성강을 지경으로 경기도의 들판과 만나며 북은 대동강을 건너 평안도를 바라보는데 서쪽으로는 바다로 솟아나가 중국의 산동을 마주 보고 있습니다. 들판도 있으나 험한 산에 골짜기도 깊고, 오랫동안 수부에 가까와서 예부터 관의 혹정에 민감했으며, 도둑이 많아 조정을 괴롭히곤 하였습니다. 팔대 명산의 하나이며 태고적 단군의 도읍지인 구월산은 그 줄기가 남서쪽으로 우회하여 추산을 따라 불타산에 이르고, 막바지로 그친 곳에 장산곶이라는 험한 해안 마루턱이 있으니 옛노래에,장산곶 마루에 북소리 나더니금일도 상봉에 님만나 보겠네 갈길은 멀구요 행선은 더디니 늦바람 불라고 서낭님 조른입니다.하던 곳이 그곳입니다. 그곳에 지방민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전설이 있어 기록하였으되, 기암 절벽이 바다 가운데까지 둘러서 있고 골짜기가 깊게 뚫렸는데 곶은 백여 리에 이르고 수세가 거꾸로 휘돌아서 근처의 임당수는 뱃길이 몹시 험하였습니다. 금색으로 반짝이는 명주실처럼 가는 모래가 수십 리에 깔렸는데 밤 새워 불어오는 바닷바람에 해변의 사구가 나날이 이동하는 것이었습니다. 갯가에 게딱지 같은 집들이 모여서 마을을 이루었고 마을마다 아름드리 해송이 몇 백 년씩 나이를 먹어 자라고 있었습니다. 산세가 험하고 모래가 대부분인 해변에서 농사라야 수수나 기장 따위가 고작인 어촌 사람들은 진작부터 바다로 나가야만 했습니다. 열흘 길, 보름 길, 어떤 때엔 한 달 이상씩 걸리는 긴 뱃길에서 풍어의 기쁨은 쉽게 잊혀지는 대신 수많은 마을 사람들이 풍랑에 삼켜져서 그 슬픔만이 오랫동안 남아있곤 하였습니다.
어찌 백성의 가엾은 뜻을 위해 죽은 자가 그뿐이었겠는가. 흐르는 물과 같이 연면한 산맥같이 앞뒤로 끊임이 없건마는, 여렷과 맺은 관계가 마치 저 장산곶 매의 발목에 묶인 매듭과도 같았고, 그 장한 뜻의 꺾임은 뒤댈 바탕이 부족하매 분한 노릇이었다. 폭풍이 몰아치는 날 서낭나무는 둥치를 떨고, 내부에서는 구렁이가 꿈틀거리는데 가지에 걸린 매가 날지 못하여 깃을 퍼덕이는 안타까운 여러 밤이 끝도 없이 계속되었습니다.
3. 작가 황석영은 한국현대사의 격변기에서 늘 중심에 서 있다고 평가 받고 있다. 어떠한 점에서 그러한지에 대하여 기술하시오.
황석영 문체는 건조합니다.<오래된 정원>때에도 그러했고, 이번 소설 <강남몽>도 마찬가지다. (인물 이름도 보통 홍길동이면 길동 혹은 홍길동으로 행동을 묘사하는데 성만 떼어 홍은 무엇을 했다라고 묘사에 사용하는 것이 특이하게 보였습니다. 해외 문학을 번역해 읽는다는 느낌이 가끔 들었습니다. 하지만 인물이 겹치면 누가누군지 알 수가 없어 불편했습니다.) 소설은 삼풍백화점(소설에서는 대성백화점으로 이름을 달리합니다.) 붕괴사고를 종점으로 다섯 사람의 인생여로를 담고 있습니다. 그 속에서 친일파, 땅투기꾼, 물장사, 조폭, 서민이라는 각각을 대변하는 인물을 토대로 근 현대사의 한 시기를 다른 계층의 시각으로 나누어 본다. 각 장은 다른 군상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각각의 이야기는 동시대의 상황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이질적인 부분들이 많다. 한국사회의 복잡한 층위를 그대로 드러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서술 구조였습니다. 그러고, 이야기의 건조함이 극에 달하고 인물들이 섞여서 만드는 화학반응이 거의 없어 소설이라기보다는 신문에서나 나올법한 르포르타주 혹은 기록문학과 유사한 특징을 보였습니다. <강남몽>이 발표된 후 신문기사표절 시비가 붙은 것들을 보아도 이번 소설이 얼마나 팩트위주로 이야기를 만들려고 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