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e-Young Lee 23시간 ·
졸업시즌이 오면 떠오르는 추억이다. 1987년 그 해 1월 후배 종철이가 죽었다. ‘탁치니 억하고’말이다. 한 달 뒤 나는 대학원을 졸업했다.
가족이 있으니 부득불 졸업식이라는 델 참석했고, 그 해에는 단대별로 의자가 배치되어 있었다. 내가 속한 대학원은 앞 쪽이었다. 총장이 축사차 연단에 올랐다. 그 총장은 전두환정권에서 국보위 입법위원을 지낸 사람이었다. 이 총장은 우리과 교수였다. 외부 자리를 유지하느라 항상 토요일에 수업을 했다.
그가 연단에 오르는 순간 나는 “이 뭐야, 야 다들 돌아 돌아!” 옆에 앉은 동기들 그리고 옆에 과 졸업생들에게 들리게 말이다. 순식간이었다. 마치 홍해 바다 갈라지듯 젖은 모래 운동장에 의자들이 들리더니 돌아 앉는 게 아닌가. 대학원생들이 시작했고 학부생들까지 좌악 총장의 말에 등을 돌렸다. 나야 운동장에 있었으니 전체 장면을 볼 수가 없었지만 누구 말로는 장관이었다 한다.
돌아 앉은 등 뒤로 총장의 축사 소리가 웅웅 거렸다. 그래서 “야 다들 나가 나가” 그렇게 일어서서 하나 둘 씩 운동장에 만들어진 식장을 떠났다.
학부 말년에 나는 낙성대 근처에서 하숙을 했다. 한 잔 걸치고 아닌 밤중에 낙성대를 거니는 맛이 좋았던 시절이다. 그런데 그 낙성대 맞은 편에 총장 공관이 있었다. 우리는 술취하면 괜스레 총장 공관 정문에 소변을 보곤 도망치는 놀이를 했다. 그리곤 낄낄대며 으쓱해져 하숙집으로 돌아갔다. 1987년 이었다.
그 시절 보도사진이 남아 있구나.
소형석
그만큼 기성세대의 책임이 크다 하겠습니다.
Hae-Young Lee
소형석 이렇게 망가진 것도 우리 세대 책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