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쌤입니다.
올만에 몇 말씀 드립니다.
오늘 국가직 7급 최합생 대상으로 “채용후보자 부처배치 안내” 공고가 났습니다. 각 부처별 T/O와 함께 ‘맞춤형 부처배치’를 위해서 각 부처별 평가기준(필기+자소서+어학,전공 등)이 나왔고요. 이와함께 일행 및 기술직렬 후보자 분들은 사이버국가고시센터에 ‘등록번호’라는 게 나왔습니다. 익히 아시는 것처럼, 최합자 중 본인 필기 등수입니다.
오늘부터 며칠간 부처 선택에 고민이 많으실 텐데, 간단히 참고하셨음 하는 사견 몇 말씀 드립니다.
ㅇ 선호/비선호 부처라는 게 있긴 합니다
늘 우선순위에 오르는 선호부처가 있습니다. 크게 두 가지 타입으로 나눌 수 있겠습니다.
첫째, ‘인서울’ 근무지. 서울경기권 여성분들은 대개 ‘인서울’ 부처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문체부, 여가부, (서울 소재) 각종 위원회들이 대표적입니다. 이런 부처는 대게 ‘웰빙’으로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풍문과는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만). 문체부는 대개 7급 신입은 본부가 아닌 산하기관으로 가는데, 박물관 등 산하기관이 다 서울에 있습니다. 인서울+웰빙 조합으로 알려져 있어 여성들에겐 울트라 선호부처입니다(저 개인적으로는 안타깝지만요).
알다시피 이번 일행 중 52%가 여성입니다. 상위 고득점자도 여성이 많습니다. 그렇다보니 지난해 경우도 초고득점자 여성 다수가 문체부를 지원한 것으로 압니다. 남성분들 중에 ‘인서울’을 고민하는 분들은 문체부 외에 국방부 방사청 등에 선호도가 높습니다.
둘째, ‘힘 쎈’ 부처. 특히 남성분들은 기재부 같은 재경쪽 부처를 고득점분들이 선호합니다. 금융위는 둘 다에 해당돼서 특히 선호가 높습니다(그런데 올해는 1명이네요) 행자부도 (실제로는 ‘실세’ 부서여서 그렇겠지마) 은근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보입니다.
ㅇ 부처 이미지 vs 실제 업무
반대로, 비선호부처라는 데도 있긴 합니다. 웬지 일이 많을 것 같아서, 별로 비전이 없을 거 같아서, ‘부’가 아니라 ‘청’이라서, 별로 알려져 있지 않아서 등등.... 제가 보기엔 실제와는 다른 ‘이미지’ 품평, 인상 비평 같아 보이지만, 대개 그렇게 생각들 하십니다.
저의 짧은 경험과 소견으로는, 어차피 지금 선택하는 부처라는 것은 국가직 7급으로 시작해서 30년 공직생활에서 결정적인 의미를 갖기 어렵다고 봅니다. 지금 선호하는 부처(산하기관)이, 다음 정부 조직개편에서 그대로 국가기관으로 존속할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는 일이고, 지금 쭈그려져 보이는 부처가 앞으로 그렇지 말라는 법도 절대 없고, 지금 힘 쎈 부처가 그 체계 그대로 10년 이상 간다는 보장 같은 건 없습니다. 지금 부처 선택의 선호도라는 것은 단지 현 시점에서의 ‘이미지’일 것입니다.
어쩌면 공직생활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한 10년 쯤 뒤 업무역량이 가장 물이 올랐을 때, 어떤 부처에 있는지가 아니라, 여러분의 직위/직급/역할/역량입니다. 그때쯤 지금 선택한 부처가 지금 그대로 모습으로 있을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심지어 기재부나 행자부 같은 거대 부처일 자리도요). 극단적인 예를 들면, 웰빙 산하기관이 갑자기 법인화(민영화)될 수도 있고, 거대부처가 쪼개져서 실무부처로 줄어들 수도 있고, 산하기관에 있다가 갑자기 울트라부처가 될 수도 있고(미래부) 그 반대의 경우도 적지 않은 것도 현실입니다.
지속적인 것은 부처가 아니라 ‘업무’입니다. 하지만 업무는 여러분이 선택하실 수 없는 것입니다. 부처에 따라 고유업무가 있기 마련이니 자연히 자기에게 적성에 맞는 업무를 따라 부처를 선택하시는 것이 좋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물론 해당 부처를 가더라도 그 업무를 당장 꼭 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아닙니다. 대부분 중앙부처들은, 내부 T/O가 어떤지 알 수 없지만, 본부(청)이 아니라 산하기관에서 처음 일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습니다(참고로 본부 T/O는 아마 20-30%밖에 되지 않을 겁니다). 처음 그렇다고해서 본인이 희망하는 업무를 영영 못하느냐? 그건 아닙니다. 그건 외적인 변수도 분명 존재합니다만, 결국은 어느 부처/산하기관을 가건 장기적으로 본인의 의지, 역량, 자기계발에 달린 것입니다. 공직생활 1-2년 할 게 아니니까요.
결국, 부처 선택은 소소한 시작일 뿐 5년 뒤, 10년 뒤, 20년 뒤 여러분의 직책/직위/역할은 입직 후부터 스스로 만들어가시는 것입니다.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호흡을 길게 갖고, 당장 ‘부처’ 이미지보다 본인에게 맞는/희망하는 ‘업무’를 우선에 놓고 부처를 고민하시면 좋겠습니다.
ㅇ 1지망은 소신지원 하시면 좋겠습니다
등록번호에서 아주 상위권이 아닌 분들은 모두 다 어떤 부처를 가야하나 고민이 많으실 겁니다. 앞서 말씀드린 선호부처의 경우는 불가능하다고 지레 포기하실 분도 계실 겁니다. 하지만, 이것도 일종의 ‘눈치싸움’인 경우가 많아서 어차피 복불복인 부분이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이유로, ‘부처’보다는 ‘업무’를 중심으로 놓고 지원하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정부 부처의 업무는, 어마어마하거 버라이어티합니다. 면접준비하면서, 뉴스 보도 등으로 알고 있는 정부 업무라는 것은 빙산의 일각입니다. 일전에 올린 글에도 적었는데, 대한민국정부포털 http://www.korea.go.kr 홈페이지 메인에 있는 [기관업무]에 가서, 전 부처 업무를 쭉 일별해보시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마음이 가지 않는 부처가 개인마다 있을 테니까, 최소한 1지망 정도는 ‘소신지원’을 하시면 어떨까 합니다. 1,2,3지망 평가방법은, 오늘 인혁처 공고문에서 보셨을 텐데, 어차피 1지망에서 안되면 2지망 부처로 넘어가서 그 부처 1지망 지원자들과 합쳐서 다시 점수 순으로 선발하게 됩니다. 어차피 될 순서로 되게 됩니다. 그럴 것이면 1지망 정도는, 본인의 의지대로 소신 지원을 하시는 게 좋겠단 생각이 드네요.
ㅇ 자기소개서 작성 시....
올해 지원부처 선발 시 평가에서, 어차피 필기점수는 바꿀 수 없고, 남는 것은 자기소개서(및 어학, 자격증, 전공)입니다. 이중에서 그나마 변수(?)라고 할 게 자소서분입니다. 부처별로 평가비중이 10~40%까지 다양합니다(대개 20% 정도가 일반적). 자소서는 1, 2, 3지망 부처별로 하나씩 따로 써야하니깐, 이것도 녹록찮은 일일 거 같습니다.
그럼에도 1지망 소신지원 하는 지원부처의 자소서는 최대한 성의 있게, 구체적으로 쓰시면 좋겠습니다. 해당 부처의 올해 주요업무계획과 최근 보도자료 같은 것도 좀 보시고, 해당 기관의 조직도도 좀 보면서 본인의 소개만 아니라 업무적인 ‘비전’ ‘희망” 등과 관련해서 좀 구체적인 내용을, 적극적인 자세로 쓰시면 좋겠습니다(어째, 제 피티 답지 쓰기 강좌 같네요ㅎ).
자소서 평가 방식 등은 저도 구체적인 (점수화) 평가방법에 대해서는 알지 못합니다. 아마 해당 기관 인사파트에서 검토 후 나름의 룰에 의해서 평가를 하겠지요. 이걸로 필기점수(등록번호)를 얼마나 반전시킬 수 있을지, 그 역시도 알 수는 없습니다. 다만, 본인 희망업무에 대해 고민한 자기소개서는 (정책을 알고 쓴 피티 답지처럼) 분명 티가 납니다.
참고로, 팁 아닌 팁 한 가지. 만약 해당 부처의 구체적인 업무 및 관련된 티오, 지난해 발령 받은 인원 점수 등 세부내용이 궁금하시면, (인혁처가 아니라) 바로 해당 부처의 인사부서로 직접 전화로 연락해서 문의하시면 됩니다. 본인이 이번 채용후보자인데 그 부처로 지원하고 싶은데 이러저러한 게 궁금해서 연락했다...고 당당히(!) 밝히고 문의하시면, 담당자가 친절하게 설명해 줄 겁니다(여러분은 수험생 신분이 아니라 곧 같은 부처의 공무원 식구가 되실 분들이니까요ㅎ)
요 며칠 부처 선택으로 고민이 많을 텐데, 돌아보면 지금 이 시간이 가장 행복한 고민의 시간이 될 것이란 말씀 드리면서, 이만 갈음합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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