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양산에 위치하고 있는 선암산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능선을 지나면서 좌우로 보이는 조망이 일품이며, 바위능선 또한 규모는 크지 않지만 웬만한 암산에 뒤지지 않는 빼어난 암릉미를 간직한 산이다.
오즉하면 신선이 노닐던 자리라는 이름이 붙었을까!
산방 회원들의 산행참가율이 무척 낮다. 대간과 9정맥을 완주한 회원들이 대부분인데 이제는 나이가 들고 보니 오래 걷기를 싫어하는 것 같다. 그래서 정한 산이 바로 이 선암산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여율이 저조한 건 마찬가지.....
어곡산업단지 적당한 곳을 찾아서 주차를 하고 산행 시작.
CJ제일제당 양산공장 정문 맞은 편에 우측으로 등로가 열려있고...
제일제당 공장.
잠시 완만하게 가다가,
곧 등로는 급해지더니 다시 완만하게 이어진다.
이쪽으로는 산객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지 등로가 희미한 곳도 수시로 나타나는 걸 보니 때가 덜 묻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하지만 아직까지 걷기에는 괜찮은 길이다.
재선충에 감염된 소나무를 베어 훈증처리를 위해 천막을 덮어둔 곳에 도착하여 잠시 쉰다.
등로는 다시 제법 가파르게 이어지고,
바위지대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바위에 움푹 파놓은 것 같은 굴을 지나며 안을 들여다보니 제법 넓직한 게 비 내릴 때 딱 피하기 좋은 장소 같았다.
나무 가지 사이로 조망처가 보이길래 올라섰더니,
멋진 조망이 펼쳐진다.
11시 방향 멀리 영남알프스 상의 영축산이 보이고, 바로 아래에는 어곡산업단지가 한 눈에 들어온다.
영축산을 살짝 당겨보았다.
영축산 좌측으로 함박등과 죽바우등이 보이고,
천성산과,
금정산도 보인다.
천성산.
오늘도 날씨가 좋아서 흰구름이 둥둥 떠있는 청명한 하늘이 너무도 멋진 것 같다.
우측 1시 방향 금정산.
한동안 멋진 조망을 즐기고 나서 계속 올라간다.
가을의 전령 용담.
새미고개갈림길이다.
좌측은 새미고개로 내려가는길, 선암산은 우측방향이다.
계속 이어지는 바위지대를 올라간다.
매봉산에 올라섰다. 정상석은 없고 표지목에 매봉산이라고 쓰여 있다.
역시나 시원하게 펼쳐지는 조망에 눈을 뗄 수가 없을 정도.
바로 아래 어곡산단과 멀리 구름을 이고 있는 영축산.
정면에 천성산.
그리고 진행할 암릉.
오른 쪽에 능걸산과 그 뒤 영축산.
좌측으로 토곡산도 보이는데,
엉뚱하게도 철모르는 철쭉꽃 한 송이가 고개를 내밀었다.
산행을 하다보면 이런 경우를 간혹 볼 수가 있다.
이제부터는 조금 까다로운 암릉을 타고 간다.
바위봉우리인 선암산(매봉)이 앞에 보이고 그 뒤로 신선봉과 능선을 따라 늘어선 풍력발전기...
사방으로 막힘없이 시원하게 펼쳐지는 조망에 눈은 그저 즐겁기만 한데,
시간이야 좀 흐른들 어떠랴!
원동면 방향.
계속 이어지는 암릉 위로 진행한다.
날씨가 맑으니 하늘도 청명하고, 암릉도 멋지고, 조망도 좋으니 그냥 유유자적......
좌측 토곡산, 우측 매봉(선암산).
오봉산 뒤로 낙동강이 흐른다.
이곳을 내려서다 쌓인 낙엽 위에 발을 디디는 데 푹 꺼지며 발을 세게 접질러버리고 말았다.
순간적으로 둔한 통증이 엄습하며 발을 들 수가 없었지만 연고를 바르고 잠시 쉰 후 어쨌든 진행하기로 했는데......
선두를 내주고 천천히 뒤따라 가지만,
통증은 점점 심해지고...
저기를 어떻게 올라가나 걱정이 태산 같은데,
반대편 절벽을 오르기에 앞서 일단 내려서는 것도 보통 힘든 게 아니다.
그런 가운데 촬영을 하는 것도 고역이고...
좌측 낙동강 앞 오봉산, 우측 앞 검은 용골산, 그리고 맨 우측 가장자리 무척산.
어쨌든 어렵게 혼자 올라와서 다시 선두를 따라 내려서는데,
점점 심해지는 통증에 일행 중 한 명이 가지고 있던 압박붕대로 발목을 감싸는데 엄청 부어올라 있다.
아직 정상에 올라서지도 못했는데...
어렵사리 다음 암릉에 올라선 후 다시 쉬며 통증을 달래보지만 발을 디딜 수가 힘들 정도까지 부어올랐다.
119에 연락해서 헬기를 부르자고도 하지만 이정도로 부르기엔 산꾼의 자세가 아니라 고집부리며 그냥 진행하기로 했는데 이것이 나중에 엄청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줄이야......
마치 용아릉을 축소해 놓은 듯한 암릉들.
그럭저럭 어렵사리 암릉을 지나가는데 오르는 건 그나마 견딜 것 같은데 내리막은 정말 힘들기만 했다.
정면에 신선봉과 토곡산.
저기가 정상인데 왜 이렇게 힘든지...
계속 올려다보지만 하늘이 너무 멋있었다.
정상(매봉)에 올라서니 매봉이라서 그런지 하늘에 매 한 마리가 축하해주는 듯 하고...
선암산(매봉, 710m).
정상은 웅장하고 거대한 암봉 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매가 앉아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하여 매봉이라 불린다. 조망도 무척 우수하여 동쪽으로 천성산, 남쪽으로는 낙동강, 김해 장척산, 신어산, 서쪽으로는 토곡산, 북쪽으로는 능걸산이 보이는 등 사방 으로 막힘이 없다. 선암산의 뜻은 '신선 선(仙), 바위 암(巖)'자로서, 매봉 정상이 신선이 놀던 곳이라고 하여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정상에서 잠시 머물다가 하산을 하는데 어찌 내려가야 하나 한숨만 나온다.
계단 경사도 무척이나 가파르고...
발목까지 푹푹 빠지는 낙엽길을 내려가는데 올라오는 통증에 계속 절뚝이다 보니 몇 차례 구르고...
매봉에서 내려온 후 자그마한 봉우리를 넘어 토곡산갈림길 안부에 내려섰다.
삼거리에서 우측 어곡용선마을로 내려가는데 낙엽이 깊게 쌓인데다 경사가 심해 매우 미끄럽다.
멋진 포토존을 지나,
일행을 먼저 내려보내고 절뚝거리면서 임도에 내려서니 앞서 간 일행이 기다리고 있다.
기도원 앞에서 우측으로 돌아간다.
역시 일행을 먼저 보내고 혼자서 포장도로를 따라 한참을 내려가는데 발목의 통증은 더욱 더 심해지고...
계곡 위 다리를 건너,
경남외국어고등학교 앞에 도착하여 나는 여기서 산행을 종료 한 후 기다리기로 하고, 일행은 주차된 차를 가지러 약 3km 정도를 걸어 내려갔다.
도상거리 약 8km, 4시간 20분 정도 걸렸다.
발목을 다치는 바람에 즐거움에 가득 차야 될 산행이 중간부터 엄청난 고행길이 되어 버린 하루였다.
조금만 더 심했으면 정말로 헬기를 불러야 했으니까...
(실제로 작년 설악 서북능선을 진행하던 도중 귀떼기청봉을 지났을 때 발목을 접지른 사람을 헬기가 달아올리는 현장을 목격했었다.)
어떻게 내려왔는지 스스로 되짚어봐도 신기할 정도였다.
근처 식당에서 생선구이와 더불어 하산주를 마치고 나오니 엄청나게 부은 발목의 통증이 너무 심해서 걸음을 뗄 수가 없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 다시 산행을 나설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앞서니 역시 산꾼은 어찌할 수가 없나보다.
(실제로 4주가 지난 지금까지 아직 완전하게 낫지 않았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번 토요일에는 역시 양산에 있는 능걸산에 가볍게 다녀 올 생각인데 제대로 해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