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주봉인 천왕봉(해발 1915m) 아랫자락에 위치한 경남 산청은 황매산(1108m) 웅석봉(1099m) 구곡산(961m)으로 둘러싸인 두메산골이다. 2001년 대전∼진주간 고속도로가 개통되기 이전에 서울에서 승용차로 가려면 김천에서 경부고속도로를 빠져나와 3번 국도를 타고 굽이굽이 산길을 돌아야 했다. 산청의 금서면 화계리 왕산에는 가야국의 왕이 올랐다는 ‘왕등재’가 볼거리로 자리 잡고 있다. 금관가야의 마지막 왕인 구형왕의 무덤으로 전해지는 피라미드 모양의 돌무덤도 7단으로 쌓여 있다. 무덤에서 300m쯤 아래로 내려다보면 구형왕의 증손자인 김유신 장군이 시묘살이를 하며 심신을 단련했다는 활터가 보인다.
◆약초밭 산청=산골이다 보니 변변한 공장 하나 없다. 산물도 사과 딸기 곶감 배 둥굴레차, 그리고 ‘메뚜기쌀’ 정도. 그러다 최근 약초가 주요 산물로 떠오르고 있다. 지리산에는 산삼과 더덕, 천문동 등 1000여종의 약초가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매년 봄 지리산 등지에서 약초를 팔러 나온 약초꾼과 이를 사기 위한 관광객들로 산청은 늘 붐빈다.
수량으론 재배 약초가 더 많다. 산청읍에서 승용차로 진주 방향으로 30여분 달리면 생비량면 고리저수리에 닿는데, 좁은 농로를 따라 가면 집현산 자락을 개간해 만든 수만평의 약초밭을 볼 수 있다. 밑에서 올려다 보면 ‘어떻게 개간했을까’ 의문이 들 정도로 아찔한 급경사다. 생리통과 갱년기 장애 등 부인병에 좋은 당귀, 인삼보다 좋다고 알려진 지리·가시 오가피, 관절에 좋은 마가목, 술독을 푸는 허깨나무 등 10여종의 약초 수만그루가 거기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산청읍에서 10여분 떨어진 지리산 자락에는 지난해부터 ‘산청약산원(055-973-7840)’이 건립되고 있다. ‘약초 산청’을 널리 알리고 싶어 5년 전 공무원을 명예퇴직한 김승주(55)씨가 250여종 수만포기를 7만여평의 산에 심어 놓고 뒤늦게 건물을 올리는 중이다.
나무들 틈새로, 산책로 주변으로 옹기종기 모여 있거나 홀로 고개를 내밀고 있는 약초들이 저마다 향기를 뿜어낸다.
몸에 좋은 ‘만병초’와 정력·강장제로 쓰이는 삼지구엽초(음양곽), 뼈 붙이는 데 특효인 덧나무(접골목), 부인병에 좋은 산작약 등 희귀한 약초가 많다. 산청약산원은 오가피차와 쌍화차 등으로 약초를 가공, 판매하기도 한다. 김씨는 “약초를 자연 상태로 놔둬야 병에도 강하고 약성도 좋아진다”며 “정식 개장하는 내년까지 지리산에서 자생하는 1000여종의 약초를 모두 심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산청군의 약초밭은 167㎗에 달하는데, 주종은 민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천마와 장뇌삼, 독활 등 30여종이다. 수확철은 봄가을이다.
◆인물 많은 산청=산세가 좋아서인지 산청에는 유달리 큰 인물이 많다. ‘동의보감’을 지은 허준의 스승 유의태도 이곳 출신. 그는 산안면 하정리 상정에서 태어나 금서면 화계에서 의술 활동을 편 것으로 전해진다. 구형왕 무덤에서 1.5 떨어진 곳에는 유의태가 치료에 이용했다는 약수터가 있는데, 위장병과 피부병 등에 효험이 있다는 소문에 힘입어 지금도 많은 사람이 찾는다.
중국에서 목화씨를 들여온 삼우당 문익점도 단성면 사월리에서 태어났다. 삼우당은 생가에서 500m쯤 떨어진 곳에 목화씨를 처음 심었는데, 1965년 이곳에 ‘목면시배유지(木棉始培遺址)’가 조성됐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600평의 목화밭을 볼 수 있는 곳이다.
8년 장좌불와(長坐不臥)와 10년 동구불출(洞口不出) 등으로 유명한 퇴옹 성철(1912∼93) 스님의 고향도 단성면 묵곡리다. 조계종은 2001년 3월 생가를 복원하며 옆에 겁외사(劫外寺)를 지었다.
영원을 상징하는 ‘시간 밖의 절’이란 이름은 스님이 요양을 하던 부산의 한 암자에 붙인 이름에서 따왔다. 기념관에는 평생 근검절약한 스님의 누더기 장삼과 고무신 등이 전시돼 있다. 금박을 입힌 부처님을 모시고 화려한 단청을 한 대웅전과 대조적이어서 씁쓸한 느낌도 든다. 대웅전 벽화에는 전국 사찰 중 유일하게 부처님 대신 성철 스님의 일대기가 그려져 있다.
인구가 3만8000여명에 그치는 산청이지만 현역 국회의원이 6명이나 된다. 한나라당 권경석(창원갑) 최구식(진주갑) 김재경(진주을) 박계동(서울 송파을) 의원, 열린우리당 박찬석(비례대표) 의원, 민주노동당 권영길(창원을) 의원이 이곳 출신. 특히 권경석·박계동·권영길 의원은 단성면 사월리 남사마을 동향이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최병렬·권익현 전 의원도 이곳에서 태어났고, 이회창 전 한나라당 대표의 부인 한인옥씨도 산청읍 출신이다.
첫댓글 산세따라 인물난다는 말이 틀리지 않나 봅니다...같은 무안인데도 산이 많은 몽탄쪽이 면적이 넓고 인구수가 많은 일로보다 인물들이 더 많다는 어렸을적 어른들 말씀이 생각 나네요.
아~ 그렇습니까? 전 어려서 올라와 고향의정담을 잘 모릅니다만 고맙습니다 좋은정보 ^**
대체나 몽탄면에는 인물들이 많아요
오랫만에 들어 오셨는데 반가워요 자주 들어 오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