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대기자 "일단 전세 살면서 지켜보자"…내년 서울 입주물량 최저 |
[K그로우 이연진 기자]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매매는 거래가 확연히 끊기며 주춤한 반면 전세는 수요가 늘어나며 가격이 오르고 있다. 통상적으로 매매와 전셋값이 동반해서 움직이는 경우가 많지만, 올해는 전세만 나홀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매수자들은 고금리 상황이 계속 이어지고 향후 집값 상승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자 일단 매수 대기자로 남은 채 내 집 마련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 대신 일단 부동산 시장의 상황을 지켜본 채 전세에 머무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내년 서울은 입주 물량이 크게 줄면서 전셋값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최근 전셋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부동산R114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17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와 같은 수준을 유지하며 2주 연속 보합을 기록했다.
현재 서울 아파트값은 거래가 크게 감소하면서 상승폭이 감소하고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전셋값은 전주와 같은 0.02% 오르며 8월 중순부터 14주째 상승세를 유지했다.
다른 통계도 만찬가지다. KB부동산이 지난 6일 발표한 주간KB주택시장동향 자료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는 0.00% 보합, 전세는 0.08% 상승을 보였다.
서울 아파트 매매는 0.01% 보합권을 보인 반면 전세는 0.17% 상승했다. 경기도는 전주 대비 매매 0.02%, 전세도 0.16% 올랐다.
구별로 살펴보면 강서구(0.48%), 서대문구(0.38%), 광진구(0.29%), 마포구(0.28%), 영등포구(0.28%) 등이 상승했다. 경기권은 화성시(0.52%), 고양시 덕양구(0.5%), 김포시(0.42%), 과천시(0.40%), 안산시 단원구(0.33%), 수원시 팔달구(0.29%), 성남시 수정구(0.28%) 등이 고루 올랐다.
서울 전세시장의 경우 수요가 몰리면서 상승 기조가 전 지역에서 포착됐다. 지난주 10일 기준 서울은 대부분(25개 구 중 14개 구) 지역에서 전셋값이 올랐고,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한 곳은 없었다. △동대문(0.07%) △도봉(0.05%) △송파(0.04%) △강서(0.03%) △노원(0.03%) △영등포(0.03%) △은평(0.03%) △중랑(0.03%) 순으로 올랐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사철이 아닌 상황에서 전셋값이 오르는 이유에 대해 매수를 관망하는 무주택자들이 전세로 우선 살면서 매수 적기를 노리는 관망세가 확산한 데다 월세 수요마저 전세로 가세한 영향으로 분석하고 있다.
문제는 내년에도 전세시장의 강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내년 전셋값이 2%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성환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2024년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를 통해 "전세 자금 대출 금리가 하락하고 있고 매매 수요 축소로 인한 수요 유입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 수요가 몰리며 상방 압력을 받은 전셋값은 올 4분기에 보인 상승세가 내년에도 확대돼 2% 정도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매매 대기 수요와 비아파트 전세 사기 우려로 인한 수요 이전, 내년 입주 물량 부족 등의 요인들이 맞물리면서 당분간 가파른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할 거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백새롬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서울 아파트값은 매수 관망세 확산으로 거래가 위축되며 제한적인 가격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지만, 전세는 입주물량 감소 등이 아파트 시장을 자극하면서 전셋값 상승폭을 더 키울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실제 부동산R114에 따르면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9841가구로 나타났다. 연간 입주 물량이 1만 가구를 밑도는 건 관련 통계가 집계된 1990년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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