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과의 전쟁과 마리화나[만물상]
김민철 논설위원
입력 2023.04.18. 20:11
업데이트 2023.04.18. 20:12
대마초
대마초
1960년대 미국에서 히피 문화가 유행했을 때 핵심 중 하나가 마리화나였다. 반전(反戰)과 함께 마리화나가 저항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1990년대 초까지 미국에서도 마리화나는 엄연히 불법이었다. 히피 세대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1992년 대선 과정에서 마리화나 흡입 경험이 폭로되자 “피우기는 했지만 연기를 마시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마리화나는 대마의 꽃과 잎, 이삭을 말린 것이다. 대마는 삼베를 만드는 삼의 다른 이름이다. 지금도 우리나라에서 삼베를 만들기 위해 삼을 재배하고 있다. 하지만 재배 면적과 생산 현황·수량을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 고조선 시대부터 삼베옷을 입었다는데 마약으로 사용한 흔적은 없는 것이 신기하다. 우리나라에서 대마초 흡연은 베트남 전쟁 즈음부터 문제가 됐다.
▶마리화나는 다른 마약에 비해 중독성이 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마 중에서 환각성을 가지는 THC 성분이 0.3% 미만인 헴프(HEMP)는 소아 뇌전증 치료에 쓰이고 있다. 기호용 대마초를 합법화하는 나라와 지역도 늘고 있다. 다른 마약에 비해 사회적 해악이 덜하고 해악이 더 심각한 다른 마약 수요를 억제할 수 있다는 논리다. 2014년 콜로라도주를 시작으로 미국 50주 가운데 뉴욕주 등 21주가 기호용 대마초를 합법화했다. 우루과이·캐나다와 남아공, 유럽 일부 국가, 태국도 마찬가지다. 미국에서 대학생들이 파티를 하는 곳엔 거의 항상 대마초가 있다고 한다. 지난해 미국에서 마리화나를 피우는 성인(16%)이 담배 흡연자(11%)보다 많아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올 정도다.
▶이런 문화에 젖어 있다가 귀국한 유학생 중에서 마약 단속에 걸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얼마 전 재벌가 자제들이 잇따라 대마초를 피우거나 반입하다 처벌을 받았다. 한 재벌가 3세는 변종 대마가 위법인지 모르고 짐에 넣어 입국하다 공항 단속에 걸렸다. 그는 “유전병과 사고로 다리에 통증이 있어서 쓴다”며 선처를 호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뉴욕주가 지난해 말부터 대마초를 공식 판매한 이후 다른 불법 마약 거래까지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 우리나라는 마약 사범이 급속히 늘어나 대통령이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할 정도다. 대마초는 연성 마약이라고 하지만 필로폰 등 중독성이 강한 마약으로 가는 ‘관문’이기 때문에 경각심을 갖고 강력 단속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 견해다. 지금 마약 확산을 철저히 막지 않으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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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남방맹이
2023.04.18 20:39:14
이런 것은 보수적으로 엄격하게 단속해야 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판사의 재량권 남용도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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