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광주 소재 닻미술관[https://www.datzmuseum.org] 에 도착했다. 사진전 '경계선 위에서(2021.8.14~10.17)' 관람을 위해 방문한 것인데, 9월에 왔다가 허탕치고 10월 재방문이다. 대부분 미술관 휴관일인 월요일을 피해 당시 화요일 왔건만, 닻미술관은 월&화 쉰다^^
모르고 왔는데 교회가 같이 자리한다. 물론 전시 관람은 교회와 상관없다. 본 전시는 시각예술가이자 현재 캘리포니아주립대학 예술학과 교 수인 서영 & 작가이자 동 대학 영문학과 교수인 케이티 피터슨이다. 두 분은 부부라고 한다.
내가 방문한 날짜엔 비가 내리고 있었다. 아래 사진은 카페 및 미술관 입장권 판매하는 카운터에서 정면을 보고 찍은 사진이다. 참고로 나는 교회와는 무관하다^^
날씨가 좋을 때, 야외에 앉아 여유롭게 담소를 나누기에 좋아 보인다. 사진은 비 내리는 오후의 모습이다. 부슬부슬 내린다.
흙공방, 나무공방, 온실로 가는 화살표 푯말이 보인다.
눈과 침엽수립 사진을 뒤로 한 카페의 한 구석 모습이다. 심플한 디자인의 책상이 맘에 들었다. 오른쪽에 있는 천으로 막은 등도 운치있다.
카운터와 카운터 앞의 테이블, 그 앞의 오픈되어 마당을 향해 있는 전면 유리창, 주변엔 책들도 있고, 사진도 있고, 음악도 있다. 실내악이 흐르고 있었다. 여기에서 커피 주문과 닻미술관 입장권을 함께 판매한다. 아메리카노 4,500원이고 입장권은 4,000원이다.
공식명칭이 닻미술관(Datz Museum of Art)인데, 한글로 '돛'이라고 써 있다. 미술관 이름은 배를 멈추게 하는 '닻'이고, 카페 이름은 배를 움직이게 하는 '돛'이다.
닻(anchor): 배가 멈추어 있도록 줄에 매어 물 밑바닥으로 가라앉히는 갈고리 달린 기구.
돛(sail): 배 바닥에 세운 기둥에 매어 펴 올리고 내리고 할 수 있도록 만든 넓은 천. (c)네이버국어사전 출처
작가 서영석의 <경계선 위에서 On the boundary>이다. 흙과 바위로 이루어진 대지와 그 위에 쌓인 빙하의 모습이다. 아래 사진을 보고 과거 뉴질랜드 남섬 빙하 여행이 상기되었다.
뉴질랜드는 남반구에 위치하여 한국이 있는 북반구와 계절이 정반대이다. 1,2월이 여름이라는 말이다. 뉴질랜드 기준 3월 봄에 찍은 프란츠요셉빙하(franz josef glacier)이다. 빙하 위를 걸어다니는 사람들이 보이는데, 맘대로 들어가면 위험하고, 빙하투어 가이드를 따라가야 한다.
뉴질랜드 남섬의 폭스 빙하(Fox glacier)이다. 서영석 작가의 사진에 있는 빙하가 어디인지는 표기되어 있지 않아서 파악하기 못했다. 하지만 그 사진을 보고 내 기억이 소환되었다는 것이 중요하다^^ 지구 온실 효과로 빙하가 다 녹아 없어지면 경계선이 없어질 것이다. 15년 전 사진이므로 재방문하면 분명히 지형이 달라져 있을 것이다.
하늘과 물의 경계선 위에 얼굴과 한쪽 손이 걸쳐 있는 사진이다. 인간의 부유하는 삶을 상징하는 듯하기도^^
전시를 관람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보이는 중정이다.
아래는 <A day in a Life>(2016) 9분 55초 영상 자료이다. 제목처럼 삶에서의 어느날 하루이다. The day가 아니라 A day인 것은, 특정날이 아닌 그냥 매일매일 돌아가는 다른 하루 같은 오늘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위의 빔프로젝터로 돌리는 영상 화면 가운데 올려져 있는 책이다. 본 전시는 사진, 영상, 책들이 교차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What else am I supposed to do? 달리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염소가 도랑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고 옴쭉달싹 못하고 있는 광경이다. 그런데 빠져나오지 못하고 걸려있는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그게 편하다고, 그냥 있을만 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허허들판 가운데 한 사람이 서 있다.
위의 사진을 보고 과거 대륙횡단하며 촬영한 캐나다 서스캐처원(saskatchewan)주 평원 한가운데의 집이 연상되었다. 끝도 었는 허허벌판에 있는 하나의 집(다시 보니 아마도 가정집보다는 곡물창고처럼 보이기도 한다^^)이다.
"We were talking about trying to have an experience. 우리는 경험을 하기 위한 노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전시관 내에 가림막에 걸려 있는 사진인데 타이틀이 <Cow camp>(2014)이다. '소 캠프'이다^^ 전시 주제인 '우리는 이곳에 살 수 있을까?'와 연관되어 있는 듯하다.
위의 가림막 뒷편에는 한 소년이 들판에 서 있는 사진인데, 타이틀이 <생일 Birthday>(2014)이다. 사진을 잘 들여다 보면 케잌을 들고 있다.
전시 사진들을 보러다니는 길목을 지나가다 찍은 미술관 건물 구조 사진다.
한 공간을 나와 다른 공간으로 들어간다. 아래의 복도 또한 어떤 면에서 경계선이다. 비가 와서 물이 뚝뚝 떨어지는 것을 받쳐 놓은 노브랜드 쿠키 플라스틱 통도 보인다.
지금까지의 사진에서 인물은 단 한 명 뿐이었다면, 이번 방에는 여러명들이 출연한다. 그리고 자연과 그 속에 서 있는 사람들을 그냥 무심히 찍었다.
여러 명이 모여 있는 위의 사진 뒤로 아래와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사진 타이틀은 왼쪽 <번개 Lightning>(2015), 가운데 새와 여자 사진은<한쌍 Pair>(2015)이다. '번개'는 뭔지 모를 불안한 기운이 엄습해 오느느 분위기이다.
뒤를 돌아서면 가운데 뒤쪽에 <에덴 Eden>(2013)이 걸려 있다.
또 다른 전시실에 들어섰다. 이곳은 아카이브처럼 보였다. 케이티 피터슨은 시인이다. 사진예술가와 시인 부부이다. 본 전시 이야기의 중심은 '우리는 이곳에 살 수 있을까'라고 한다. 이는 전통적인 질문 '인생의 의미는 무엇인가'라는 존재론적 질문에서 벗어나, 생존적 질문에 대한 것이다. 아직도 뭔가에 끊임없이 의미를 부여하려는 시도는 계속된다. 의미찾기를 멈추고 현재살기에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
3 공간에서의 관람을 마치고 커피를 마시러 가는 길이다.
전시 관람을 마치고 비 내리는 테라스에서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함께 방문한 예술을 좋아하는 지인과의 담소가 시작되었다. 날씨 좋을 때 한 번 더 오기로 했다. 그때는 산책을 하기로 했다.
전시 설명문을 읽어보니 인간과 자연의 경계 속에서의 이야기를 풀어내었다고 한다.
본래부터 개별적으로 분리된 두 개의 길(평행선)이 있고, 한 갈래 였다가 두 갈래로 갈라지는 길(분기점)이 있다. 나는 어떤 길을 가고 있는가? 과거 캐나다 평원지대를 횡단하며 찍었던 사진 중에서 아래 두 장을 골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