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9일에서 10일까지 청남대 100k 울트라를 두번째로 참가를 합니다. 첫번째는 절친 희은, 최 회장님 및 김총무부장님과 인생에서 가장 긴 달리기를 했는데., 금번에는 2월 말경에 2/3 인생을 살았고, 앞으로 살아가야 할 기간이 이제 길어야 1/3 정도 남았다는 인식 하에., 그 1/3을 시작한다는 시점에서, 조그만한 변화을 만들어 보고자 신청을 했습니다. 비록 청남대 울트라가 살아가는데 있어 어떤 변화를 줄지, 아닐지 모르지만, 자기 자신과의 투쟁에서 얼마나 유연하게 대처하고,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갈 수 있는가를 알고 싶었습니다.
얘 엄마의 주선에 따라, 광명시청 마라톤 동호회 차량에 8일 아침 9시에 탑승해서 청남대로 출발을 했습니다. 금번 울트라에 같이 참가 하기로 한 최 회장님의 자리도 마련을 했지만, 개인사 때문에 개별로 이동한다는 연락이 왔기 때문에 먼저 출발 한 것입니다.
문의면에 도착해서 점심으로 쏘가리 매운탕을 먹고, 잔잔한 바다같은 대청호를 봅니다.저 멀리 청남대와 그 주변에 군데 군데 벚꽃들이 활짝 피어 있습니다. 어제 저녁에 안양천을 나가서 보았던 벚꽃은 날씨가 쌀쌀해서 그런지 아니면 비가 와서 그런지 많이 떨어지고, 덜 피었는데., 이곳의 벚꽃들은 오늘을 위해 준비 하는 것 처럼 꽃 봉우리들이 서로 아름답게 보이기 위한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청남대에 도착해서 먼저 배번호를 수령하고, 준비해 간 한 겨울에 끼었던 장갑, 모자가 있는 바람막이, 벗프,물 한병, 시청동호회에서 준 박카스들이 물병 과 전구로 울트라 배낭을 꾸렸고, 복장은 최대한 가볍게 하기 위해서 반 바지와 긴 팔 위에 클럽 유니품을 입고 출발 준비했고, 발 구석 구석과 사타구니에 바세린을 듬뿍 발라서, 몸에 쓸리는것을 최대한 예방했습니다.
오후 3시경에 모든 준비를 마무리 하고, 모이는 장소, 헬기장으로 갑니다. 많은 관광객들은 청남대 여기 저기를 돌아 다니면서, 울트라 복장을 한 사람들을 이상한 눈으로 봅니다. 널찍한 헬기장에는 많은 울트라 맨들이 형형 색색의 복장을 하고 와 있습니다. 옛전에 알고 지내던 몇몇 분들도 여기에 와서 반갑게 만났습니다.
오후 4시 정각에 100k 울트라가 출발을 했습니다. 처음 문을 나섬과 동시에 긴 언덕이 있고, 또 후미에 있었기 때문에 천천히 뛰다 걷다 하면서 올라갔습니다. 앞으로 100k을 어떻게 뛰어야 할 지 다시한번 생각합니다. 철저하게 후반을 위해서는 언덕에서는 걷고, 내리막에서는 짧은 피치, 양 팔은 가볍고 부드럽게, 평지에서의 속도은 조깅수준으로 피로가 다리에 쌓이지 않도록, 앞 사람 속도가 아닌 자신의 속도로 완주를 할 것입니다.
많은 울트라맨들은 차량이 지난가는 길 옆으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문의면사무소를 지나갑니다. 저와 최회장님은 10k을 67분 28초에 통과를 했습니다. 날씨는 의외로 더워서 베낭을 멘 등쪽은 땀에 듬뿍 젖어 있습니다. 10k을 지난 이제부터 본격적인 울트라 달리기가 시작됩니다. 문의면사무소를 지나면서 가로수 길 전체가 활짝 핀 벚꽃들에 향연입니다. 지난가는 차량들은 더 많아지는 것 처럼 느껴지고, 간간이 차량에서는 화이팅이라고 외치기라도 하면, 손을 흔들어 답레를 합니다.
대청댐 갑문 주변이 20k인데, 70분 25에 통과했습니다. 중간에 오르막이 몇개 있었고, 응원나온 광민이 선배가 호떡과 콜라를 주어서 먹었던 것이 몇 분 더 소요가 된 것 같습니다. 대청댐 전망대에서 조금만 더 가면 급격한 내리막이 있습니다. 그 내리막 주변에는 큰 음심점들이 많이 있는 유원지 인데 가까이 접근할 수록 고기 굽는 냄새가 코를 예민하게 자극합니다. 꼭 여기에 와서 한번 저 고기를 먹고 싶습니다. 유원지를 지나면 25k까지 자전거길이 있는 내리막 입니다. 금강을 옆에 끼고 자전거길을 벗삼아 천천히 뜁니다. 해는 벌써 서쪽 산 마루에 걸처 있고, 듬성 듬성 피었있는 벚꽃들은 햇살을 아쉬워합니다.
25k에 도착하니까 백설기와 물을 한개씩 줍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미 지나갔는지 주변은 매우 어지럽게 되어 있었고, 정자에는 이미 와 있는 사람들은 누워 있거나, 담소를 나누면서 백설기와 물을 먹고 있습니다. 나역시도 물병에 물을 보충하고, 백설기를 먹는데.,가볍게 떡이 넘어가지 않아서, 물 한모금 먹고 꾹꺽 삼켰고, 길 건너는 오르막인 관계로 먹으면서 걷기로 했습니다. 한손에는 물과 떡을 들고 시계를 보니까 처음 뛰었던 그 시간에 동일한 지점을 통과하는 것 같습니다. 옛전의 기억에는 25k 고개를 넘을때, 주위에서 정각 7시 알람 라디오 방송이 있었는데., 오늘도 꼭 그날처럼 그 소리를 듣으면서 고개를 넘었습니다.
어둠은 서서히 앞을 가리고, 그렇게 화려하게 가로수 길을 수 놓았던 벚꽃들은 시야에서 사라지고 있습니다. 간간이 지난가는 차량의 불빛이거나 가로등빛에 하얀게 하늘를 가리는것이 보일뿐입니다. 25k부터는 긴 오른막과 빈약한 주로 때문에 빨리 달려 나갈수도 없고, 어둠에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앞에가는 깜박이에 의존해서 고도를 생각하며 달려나갑니다. 이렇게 30k을 72분 41초에 통과를 했습니다. 많은 주자들을추월도 하고, 추월도 당하면서, 거리 감각이 조금씩 더 무뎌갑니다.
40k 통과 시간은 88분 25입니다. 긴언덕 3개가 있고., 옆에는 차량들이 지속적으로 지나가고 있기때문에 어떤면에서 굉장히 위험한 질주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완전히 어둠에 잠식 당해서, 간간이 보이는 깜빡이 와 차량의 빛에 의지해서 가야만 합니다. 긴언덕을 올라가서 내려갔는데., 경북고속도로가 보이고 44k 라고 하면서 커피 한잔과 초코파이 한개를 줍니다. 옛전에 피로가 몰려왔던 그 때의 커피한잔에 힘이 났는데. 오늘도 한 잔의 커피가 완주하는데 큰 힘이 되기를 바랍니다.벌써 출발한지 5시간 30분이 초과됬습니다. 역산을 하면 13시간이 초과가 될 것 같습니다.
44k부터 회남길로 들어가는 거리까지가 약 3-4k가 되는 것 같은데., 이제는 앞에 뛰어 가는 사람들이 거의 없습니다. 울트라는 그룹을 만들어서 뛰어가야 힘들지 않고 완주하는데., 앞의 주자들은 대부분 나 홀로 뛰고 있습니다. 회남길 입구까지 가는 길을 정확하게 모르기때문에 앞사람만 따라 가는데., 속도가 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정확하게 모르는 길을 앞장서서 갈 수도 없습니다. 쉬어간다는 자세로 앞 주자를 따라 가다 보면 또 다른 불빛이 보이면, 추월해서 따라 가고, 따라 가고 하면서 회남길에 들어섰습니다. 회남길 입구에 큰 슈퍼가 있는지 많은 사람들이 앉아서 떠들고 있습니다. 저는 그곳으로 뛰어가다 다른 사람이 좌측으로 가는 것을 보고, 다시 그 사람 뒤에 붙습니다.
회남길에 들어서고 50k을 77분 45에 통과를 했습니다. 이제 회남길은 외길이기에 앞으로만 뛰어 가면 됩니다. 오르막 내리막이 반복되는 길이지만 길 이름도 좋고, 밤에 보는 벚꽃도 좋은 곳입니다. 차량도 거의 없는 시간에 뛰기 때문에 간간이 들리는 개소리만이 여운을 줍니다. 이제는 차 길 한가운데를 앞에 보이는 깜박이만 따라가고 따라 가고 하는데 거리나 시간은 안중에도 없고,62k가 빨리 도달하기를 기원합니다. 60k을 83분 23에 통과했습니다. 많은 사람을 추월했지만 그룹으로 뛰는 팀을 하나도 만나지를 못했고, 오직 개개인이 뛰었기때문에 무척 힘들었습니다. 저 역시도 60k로 초과해서는 너무 힘들고 힘들어서 완주나 할 수 있을지 의심을 했습니다.
긴 언덕을 오르자 웅성거리는 소리와 차량 불빛이 보입니다. 이제 그렇게 도착하기를 갈망했던 1 CP입니다. 9시간 안에 도착해야 하는데., 7시간 45분경(11시 45분)에 도착했습니다. 44k에서 출발해서 18k을 오는데 약2시간 이상을 소요한것입니다. 가장 어렵고 힘들었던 코스입니다. 몇일전부터 지도를 통해서 몇번을 보았던 그 길인데., 녹초가 되어서 겨우 겨우 통과를 한 것입니다.
먼저 미역국을 먹고, 또 한그릇 더 먹고 나서 그룹으로 뛰는 팀이 있는지 주의를 찾다가 3명이서 걸어 나가는것을 보고 뒤 따라 갑니다. 조금 오르막을 오르자 계속내리막인데., 10분 이상을 따라서 걸었습니다. 몇사람들이 추월해 갔지만 피발령까지는 이들과 같이 가야만이 무난히 통과할 것같아서 꾸준이 걷어가다가, 굉장히 서서히 뛰어 갑니다. 처음 4명이 뛰어가는데 벌써 어떤 사람의 호흡소리가 거칠어 집니다. 호흡이 거칠다는 것은 이미 지쳐있다는것이고., 멀리 못 따라온다는 것입니다. 70k을 새벽1시에 통관을 했습니다. 즉 73분 29입니다. 회남길에거 가장 기억에 남았던 그 장소를 한곳 한곳 지나치면서 옛 기억을 더듬습니다. 긴 다리를 지나고, 또다른 다리를 지나면서 앞서갔던 몇 사람을 추월하고, 또 같이 출발했던 2명도 떨어져 나갑니다. 그리고 너무 많이 먹었는지 몸은 더 무겁고.,다리는 천근 만근처럼 느껴집니다. 조그만한 언덕이 있을때 마다 걷고 또 뛰면서 회남면 사무소를 지납니다. 고요하기는 뛰어가는 발자국 이외에는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습니다. 조심 조심 뛰어가지만 앞의 깜빡이는 잘 보이지가 않습니다. 이제 곧 있으면 그 유명한 피발령입니다.
약간의 오르막을 뛰어가는데 몇사람이 걷고 있습니다. 그래서 피발령이 시작 되었냐고 하니까, 이제부터 피발령이라고 합니다. 지형으로 보아서 아직 피발령은 아닌것 같았지만., 나중을 위해서 그팀에 합류해서 걷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몇 사람이 더 합류를 했습니다.올라도 올라도 끝이 보이지 않는 오르막을 오르고 오르고 하면서, 다른 옆 주자들을 봅니다. 헉헉 하면서도 어느 누구하나 뒤로 처지지 않습니다. 그렇게 80k를 88분 39에 통과를 했습니다. 근 4키로 이상을 걷었습니다. 그리고 또 1키로 더 걸어 올라가야 정상에 도달합니다. 정상에 갈수록 경사도는 심해집니다.
피발령에 도착해서 오줌을 누고, 물 한 모금을 마십니다. 다른 사람은 벌써 뛰어 내려가기 시작합니다. 나 역시 렌턴이 없었기 때문에 렌턴있는 사람 뒤를 열심히 따라서 뛰었습니다. 굽이 굽이긴 내리막입니다. 낮게만 보이던 불빛이 한참 내려오고 나서야 수목에 가려서 보이지 않습니다. 2cp 85k에 도달한 것입니다. 현재 시간은 벌써 새벽 3시를 넘었습니다. 1cp 이후부터 시간을 너무 많이 소비 했지만 3시간만에 완주했습니다. 오뎅국을 먹고, 다시 물병에 물을 채우고 출발을 합니다. 같이 내려왔던 주자들은 이미 출발한 후 였습니다. 이제는 공동묘지 입니다. 하지만 아무런 느낌이 없고 단지 13시간 이내에 들어갈수 있을지를 역산해 봅니다.
남은 15k를 조금 빠른 조깅수준으로 뛰어갑니다. 앞에 보이는 깜박이를 계속 추월하면서 계속 뛰어가다 시멘트 공장주변의 오르막에서 걷었습니다. 90k는 69분 07초에 통과했습니다. 내리막이 있었기 때문에 시간을 많이 단축한것 같습니다. 이제 10키로 청남대 들어가는 길입니다. 어께에 메어있는 베낭은 너무 무겁고, 등은 땀에 젖어 범범이 됩니다. 하지만 조금만 더 뛰어 가면 결승점입니다.
청남대에 접근할수록 더 많은 깜박이등들이 있는데 대부분 걷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룹으로 뛰어가는 팀들도 만나는데 마지막 구간이기에 계속 추월해 갑니다. 그렇게 그렇게 해서 100k을 완주했습니다. 마지막 10키로 59분 46에 통과를 했습니다. 약 뛰는 시간만 12시간.22분 이고, 총 완주 시간은 12시간.48입니다. 골인아치에서 두손을 높어 들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웃었습니다.
울트라를 뛰면서 무서움, 두려움과 생소함의 싸움이였습니다. 앞으로 나아가는데 울트라 같은 길을 가지 않을까 합니다. 알고 있고, 느끼고 있지만 실제로는 완전히 다른 세계의 길을.....
첫댓글 대단하십니다! 완주를 진심으로 추카드립니다^~^
같이하지못한 아쉬움이 가슴을 칩니다 홍부장님 회장님 등 같이완주하신 전사님들에게 축하의박수를 보냅니다 ~수고들 하셨읍니다 내년에도 도전을 하신다면 동참할것을 약속 드립니다 ~~^^
청남대 울트라 100Km를 좋은 기록으로 완주하심을 축하드려요.
총 지원자 503명 중 대회 완주자는
376명, 중도포기 68명, 미참석 29명, 미확인 29명이었습니다.
기록하신 12시간48분은 완주자 중 51위에 해당하는 아주 훌륭한 성적입니다.
다시한번 축하드려요
와 대단합니다..100km 다 뛰고 나서의 그 느낌이 정말 좋을것 같네요. 완주 축하드립니다
무사완주 축하드립니다.함께하지 못하여 많이 아쉽네요.회복 잘 하시고 담엔 꼭 함게합시다^^
완주 축하합니다. 인생의 1/3이 아니라 1/2을 보람되게 보낼것입니다 ^^
*감동의드라마한편 잘보았네요~`2008년춘천5개댐일주울트라마라톤한번뛰고서,~ 이제두번다신 뛰지않겠다고 이를 깨물었던생각이 어렴푸시 떠오르는군요!!! 축하드리고그투지로 올해 suv-3꼭달성하기를 기원드립니다!!
수고했습니다, 2008년에 갔던그길 새록새록 생각이나네요, 회복잘하세요~~
2008년 청담대 울트라 사진~~^^
와~~
대단하십니다
완주 축하드림니다
화가나서 몇자 적어봅니다 윗글이 없었으면 전하지 않을일인데....
이번 청남대 울트라마라톤에 광명마라톤에이스에서 함께갑시다란 글을읽고 동참하고자 신청하였다
물론 홈피에 올렸고 이미4명이 신청하였기에 나역시 동참하기위해 댓글로 올렸다
함께가자고 했으니 어떤연락이 오겠지하고 기다렸지만 아무소식이없기에 출발전일에 이창수한테 연락을하였다
창수왈 광명시청직원들과 최명남회장 둘좌석을 어렵싸리 만들었다고 한다
이렇듯 무계획이라면 홈피에 올리지말고 끼리끼리 꼴리는대로 할것이지 홈피에는 왜 공고하는가?
기록이 뭐그리 대단한것인가.
먼저들어왔으면 동료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궁금하지도 않는가?
인정이라곤 개** 무엇만큼도 없이....
이따위 형태라면 앞으론 홈피에 올리지도 말아라?
나역시 이번이 두번째 완주하였지만 기록은 제한시간내 완주가 내목표 였기에 무리하지않고 힘을아끼면서완주했다.
앞으로 나는 나대로 홀로 쏠로이다.
주저리 주저리 늘어논 잔소리라면 혼자나 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