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워하는 두 남자


데이비드 호크니(1937~)는
우리 시대에 가장 비판적인 갈채와 보편적인 인기를 누리는 화가이다. 영국 브래드퍼드에서 태어나서 브래드퍼드 미술대학과 런던 왕립 칼리지를 다녔다.
1964~67년에 미국의 아이오와 콜로라도, 캘리포니아의 여러 대학에서 강의를 맡았으며, 이후 영국과 미국을 왕래하며 지냈다. 특히 로스앤젤레스의 강렬하고 눈부신 햇빛과 세련된‘캘리포니아적 현대 미학’은 그의 작품에 뚜렷한 영향을 미쳤다. 그는 회화, 드로잉, 무대 디자인, 사진, 판화 등 거의 모든 매체를 통해 작품을 제작하고 있는데, 절제된 기법의 사용, 빛에 대한 관심, 팝 아트와 사진술에서 끌어낸 솔직하고 평범한 사실주의가 작품의 특징이다
호크니는 ‘파 아트’ 작가로 분류되기도 하나 자신은 팝 아트 화가가 아니다, 라고 한다.
1973년의 전시회에서 비평가 쓴 글은 이렇다.
“데이비드 호크니는 기묘한 것과 아름다운 것과 캐리커처를 결합하는 등 매력적이고 독창적인 상상력을 지닌 화가이다. 그는 외부 세계보다 내부 세계를 반영하며, 매우 섬세하고 예민한 기법으로 삐딱한 詩를 보여준다. ”
그는 추상표현주의에 반대하여 구상적인 표현에 언어적인 암시와 기하학적인 양식을 결합하기도 했다. 종종 그때의 유행을 그림의 주제로 이용하기도 했다. 회화적 의미와 문자적 의미를 반복적으로 결합하여 최대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표현하고자 했다.
그는 다른 팝 아트 화가와는 다르게 광고와 매스미디어를 주요 주제로 삼지 않았다.
자신은 키타이와 듸뷔페의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겨울에서 봄으로 계절이 바뀌는 건 거대하고 극적인 사건입니다.”화가 데이비드 호크니(80"}</SCRIPT> 먼저 전시에 나온 그의 유명한 캘리포니아 수영장 그림들을 보자. 그는 이 그림들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수영장 물이 다른 어느 물보다도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줍니다…그 색깔은 (바닥 페인트색 등으로) 인공적일 수 있고 그 춤추는 리듬은 하늘을 반영할 뿐만 아니라, 그 투명함 때문에, 물의 깊이도 반영합니다. 수면이 거의 잠잠하고 햇빛이 강할 때는, 색깔 스펙트럼이 있는 율동적인 선들이 어디든 나타납니다.”<BR> <BR>테이트에 따르면 호크니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물의 표면을 나타내기 위해 각각의 그림에서 각기 다른 해법을 시도했다. 그렇게 완성된 그림들에는 감각의 기쁨이 넘친다. 수영장 데크의 심플한 단면이 반사하는 햇빛과 열기, 수영장 물에 들어갈 때 머리는 뜨겁고 몸은 차가운 그 기묘한 느낌, 수영장 물 특유의 매끄러움과 냄새, 하늘색 혹은 터키석 빛깔 수면의 일렁임이 햇살과 만나 만드는 빛의 결까지, 모든 감각의 기억이 생생하게 다시 살아난다. 그 감각의 기억은 프루스트의 홍차 적신 마들렌처럼 수영장과 관련된 온갖 추억까지 물결처럼 몰고 온다.<BR> <BR>바로 이것이 호크니가 회화라는 매체를 고집하는 이유다.
게이퍼드가 호크니와의 대담을 엮은 책 『다시 그림이다』(2011)에서 호크니는 지금이 “사진 이후의 시대”이자 “회화로 되돌아가는 시대”라며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세상을) 기억과 함께 봅니다. 내 기억은 당신의 기억과 다르기 때문에 우리가 같은 장소에 서 있다 하더라도 같은 것을 보지 않습니다. 객관적인 시각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BR> <BR>철학자 모리스 메를로 퐁티의 말대로 인간이 보는 외부세계는 그것을 기관을 통해 감각하는 동시에 사유하는 인간의 몸과 결코 분리될 수 없는 것이다. 메를로 퐁티는 그렇게 감각과 사유가 혼합된 “화가의 시지각(vision)이 몸짓(gesture)이 될 때” 회화가 탄생한다고 했다. 이렇게 심리적, 정서적으로 보여지는 세상 풍경, 또 여러 각도에서 여러 순간에 걸쳐 보여지는 세상 풍경은 사진보다 회화가 잘 나타낼 수 있다는 게 호크니의 주장이다.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통해 여러 새로운 실험을 하는 동시대 사진작가들은 사진으로도 충분히, 아니 더 잘할 수 있다고 반박하지만.<BR> <BR>그렇다고 호크니가 사진을 멀리 해왔던 건 전혀 아니다. 그는 한 풍경을 여러 앵글, 여러 순간에 걸쳐 찍은 사진을 결합해 만든 포토 콜라주(photographic collage)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재미있는 건, 그가 이런 사진 작업을 일종의 드로잉이라고 부른다는 것. 『다시 그림이다』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콜라주 자체가 드로잉의 형식입니다…콜라주는 한 시간의 층 위에 다른 시간의 층을 얹는 것입니다.”
80년대 이후 사진 계에 불어 닥친 포스트모더니즘은 이와 같은 사진의 시각에 대해서 문제를 제시하는 일군의 작품들이 만들어졌다. 그것은 사진을 이용한 일종의 근대적인 시선의 체계의 뿌리 깊은 신화를 파괴하는 것이었다. 그 대표적인 작가 중 한사람이 바로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이다.호크니가 사진을 처음 시작한 것은 60년대 초 영국에서 미국으로 건너간 직후였다. 그러나 당시는 단지 취미삼아 주변의 사물이나 친구들, 또는 회화의 제작 과정 따위를 포켓 카메라로 스냅사진을 찍는 정도에 불과 했다. 이 때 작품들은 두꺼운 가죽 앨범에 보관 하여 뉴욕의 소나벤트 화랑에서 1967년 최초의 사진전을 열었다. 그중 20점을 따로 골라 만든 포트폴리오를<사진 회화 Photographic pictures>라고 부른 것은 매우 인상적이다. 지금도 이 당시에 찍어둔 사진을 가지고 수채화나 드로잉 습작을 제작한다고 한다. 실제로 호크니는 화가다. 물론 오늘날 화가다 사진가다 등 진부한 구별이 없어지긴 했지만, 그를 영국 팝아트의 기수로 평가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 그는 특유의 풍부한 실험정신으로 회화· 데생· 판화· 사진· 영화· 무대장식· 일러스트레이션 등 거의 모든 미술 장르에 손을 댔으며, 이에 따라 다양한 양식적 면모를 선보였다.
호크니의 작업 특성은 사진이 내재적으로 가지고 있는 원근법적인 질서와 탈 원근법적 질서인 ‘무의식적 시각’을 전면에 들어내서 근대적 시선의 재현 체계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든다는 점 이 하나 있고, 일상적인 풍경이나 인물들을 재미있게 바라볼 수 있는 어떤 특이함이 있다. 그의 대다수 작품들에서도 많이 느껴지는 것은 어떤 편안함이다. 그의 일상적인 주제의 작품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어떤 친밀함과 동시에 말로 표현하기 힘든 이상한 느낌을 받게 된다. 그것은 아마도 그의 작품을 만들어내는 제작 과정이 특별한 기술 없이도 누구든 장난치듯 쉽게 만들 수 있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일까? 그것은 호크니가 전적으로 팝아티스트기도 하지만, 평범한 일상의 주제를 심각하지 않게 다루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1) 샤워하는 두 남자 1963
호크니는 연재 만화 기법ㅂ으로 맑고 간략하게 표현하였다. 이루호는 사실주의 기법으로 그렸다. 자신은 팝 아트 작가가 아니라고 한다. 팝 아트 작가와는 조금 다르게 광고와 매쓰 미디어는 사용하지 않았다. 마치 전설처럼, 신화처럼 아련하게 이야기를 전해준다. 그의 회화에는 자신의 개인사적인 내용이 많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