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생 징크스는 없다."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신인왕인 유소연(23·하나금융그룹)의 시즌 각오다. 유소연은 지난 24일 태국에서 막을 내린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 공동 3위에 입상한 뒤 대학(연세대) 졸업식 참석차 일시 귀국했다. 그는 LPGA투어 데뷔 2년차인 올시즌에 거는 기대가 사뭇 크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지난 23일 하나금융그룹과 후원계약서에 서명한 데다 이번에 학업까지 마치게 돼 그 어느 때보다 홀가분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국과 호주에서 체력 보강에 방점을 찍은 동계 훈련도 착실히 소화해냈다.
골프 전문 케이블채널인 J골프 해설가로 활동 중인 이신 프로는 "전체적으로 지난해와 다르게 많이 부드러워진 듯하면서도 견고해졌다"고 말한다. 다음은 이신 프로가 분석한 유소연의 드라이버샷이다.
■백스윙 시 코킹으로 스윙 스피드 향상
양 어깨의 위치가 자신의 발 앞꿈치 쪽에 있고 등각도와 그립을 잡은 손목의 각도도 아주 좋은 어드레스(사진 1)다. 백스윙 시작은 왼손목을 유지한 채 클럽 헤드는 인사이드보다 약간 바깥쪽에 가깝다. 다운스윙의 내려오는 플레인을 생각해보면 이 위치는 가장 이상적인 백스윙의 시작이다. 드라이버임에도 불구하고 얼리 코킹(사진 2)을 하면서 상체 위주로 스타트를 하고 있다. 코킹 시점이 완벽하다. 가슴 높이에서 이미 코킹이 90% 이상 이뤄지고 있는데 이는 스윙 스피드를 만드는 기본이다.
백스윙 톱(사진 3)의 위치는 흠잡을 데가 없다. 무릎의 회전과 어깨의 회전량이 이상적이다. 그러나 왼쪽 어깨가 약간 들려 있다. 이는 수평회전을 의식한 의도적 움직임일 수 있는데 그보다 약간 떨어지면 어깨의 회전을 유도해 더 좋아질 수 있다. 다운스윙 시작(사진 4) 때 무릎 위치가 어드레스 때와 마찬가지로 움직임이 전혀 없다. 상체 위주의 스윙을 한다는 증거다. 오른쪽 팔꿈치의 수직 위치는 플레인상 아주 좋다. 다운스윙은 리드에서 약간 캐스팅된 듯하다. 이는 로딩(loading)이 인투인으로 가기 위해 끌어내리는 동작에서 비롯된다.
■폴로스루는 양 어깨 샤프트가 수평
임팩트(사진 5) 때 왼팔 각도가 매우 이상적이다. 플라잉웨지 동작을 생각해보면 이 위치는 매우 좋은 위치라고 할 것이다. 원심력에도 불구하고 헤드가 지나치게 인사이드로 들어가지 않은 것은 손목 각도가 자연스럽게 유지되고 있다는 증거다. 임팩트 이후 오른쪽 어깨가 떨어지면서 양 어깨의 기울기와 샤프트가 수평이 되는 폴로스루(사진 6)다. 이는 방향성의 키포인트다. 아마도 백스윙 때 왼쪽 어깨가 들린 것에 비해 다운스윙 때 오른쪽이 잘 떨어짐으로써 그렇게 된 것으로 보인다. 왼발이 지면과 수직인 아주 편안한 피니시(사진 7)다. 헤드 위치도 오른쪽 어깨 밑에 잘 위치해 있다. 피니시 모습으로 보았을 때 상체 위주의 스윙을 하고 있다. 이는 방향성에서 아주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스윙이다.
■비거리 향상을 위한 팁
그렇다면 주말 골퍼들도 유소연의 드라이버샷 따라잡기가 가능할까. 유소연은 스윙 스피드만 높여 주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는 "정확하면서도 멀리 보내는 드라이버샷은 모든 골퍼의 로망"이라며 "하지만 비거리에 대한 지나친 욕심은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한다. 비거리의 관건인 스윙 스피드를 떨어뜨려 버리기 때문이다. 스윙 스피드를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유소연은 어니 엘스(남아공)의 팁을 추천한다. 191㎝의 거구인데도 힘들이지 않고 물 흐르듯이 치는 스윙을 한다고 해서 '빅 이지'라는 별명을 얻은 엘스는 비거리의 바로미터인 스윙 스피드 향상을 위해서는 "볼이 없다고 가정하고 클럽 헤드를 지나가게 하라"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