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형난제(難兄難弟) 형제의 우열을 가리기가 어렵다
난형난제(難兄難弟)
<형제의 우열을 가리기가 어렵다.> 원래는 형제간의 우열을 가리는데서 나온 말이지만, 지금은 사물의 우열을 가릴 수 없을 때 흔히 쓰인다. 출전은《세설신어(世說新語)》.
難;어려울 난 兄;형 형 弟;동생 제
후한 말엽 태구의 현령 진식(陳寔)은 두 아들 진기(陳紀), 진심(陳諶)과 함께 <삼군자>라고 불릴 만큼 덕망이 높았다.
어느 날 손님이 찾아오자 진식은 두 아들에게 밥을 지으라고 해놓고 손님과 토론에 열중했다. 진기와 진심은 밥을 짓다가, 그만 아버지와 손님의 토론을 듣느라 밥 짓는 일을 까맣게 잊어버렸다.
문득 정신을 차리고 얼른 솥뚜껑을 열어 보니 쌀은 이미 죽이 돼버렸다. 진기와 진심이 무릎을 꿇고 사정을 말하자 아버지가 물었다.
「그럼 우리들이 얘기하고 있던 내용을 조금이라도 기억하느냐?」
두 아들이 토론의 내용을 줄줄 말하자, 진식은 빙그레 웃으면서 말했다.
「죽이라도 좋으니까 내 오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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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기의 아들 진군(陳群)과 진심의 아들 진충(陳忠)도 역시 뛰어난 수재였다. 어느 날 진군과 진충은 서로 자기 아버지의 공적을 논하면서 우열을 다투었다. 아무래도 결론이 나지 않자, 두 사람은 할아버지인 진식에게 가서 판정을 구했다. 그러자 진식은 이렇게 말했다.
「진기를 형이라 하기도 어렵고(難兄), 진심을 동생이라 하기도 어렵구나(難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