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미스트트롯 대국민 감사 콘서트를 다녀왔다. 서울 공연에 이어 2번째로 열리는 코로나 시국 중의 깜짝 콘서트였다. 그동안 코로나로 인해 수차례 연기되어 티켓을 환불할 만도 한데 1년 이상 연장을 해 오면서 참석한 수천명의 사람들은 진정한 미스트트롯의 열정팬이라고 생각한다.
그중에 울 집사람도 포함되어 있었다. 난 대중가요나 뮤지컬 콘서트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각각 1번의 콘서트를 보았지만 집사람의 강요에 마지못해 임했을 뿐이다. 이번 3번째의 미스트트롯 콘서트 역시도 일방적으로 티켓팅이 되었다. 선착순 예매방식이라 자식들과 지인 5명이 발매동시 접속하여 가까스로 예매를 한 것이다.
아마도 미스트트롯 예매권을 확보한 사람들은 아파트 분양 당첨이나 된 것처럼 기뻣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코로나로 인해 여러차례 취소와 연기로 실망시키더니 어제서야 그날이 온 것이다. 1주일 전 이번에는 꼭 콘서트가 열릴 것이라고 집사람이 말했지만 속으로 웃기는 소리하고 있네 하면서 코웃음을 쳤다.
그도 그럴것이 코로나가 진정된 것도 아니고 아직도 식당은 4인 이상 집합금지인데 수천명이 모여 콘서트를 한다는 것은 내 상식으로는 이해가 되질 않았다. 하지만 여성들은 촉이 발달하여 본능적으로 남성들보다 감이 좋은 것은 인정해 줘야 한다. 이번 콘서트는 원래 1만명을 수용하려 했으나 사회적 거리두기로 5천5백명으로 줄인 것이다.
집에서 공연장까지 거리도 멀고 또한 혼잡할 것 같아 2시간 전에 출발하여 도착하니 벌써 사람들이 많이 와 있었다. 철저하게 K방역이 잘 지켜지고 있었고 참석자의 대부분이 여성이였다. 남성은 전체의 약 2% 수준이였고 대체적으로 나와 비슷한 나이든 연령대가 많았다. 그들 대부분은 미스트트롯을 좋아한다기보다 가정의 평화를 위해 보조 서포터즈로 온 것이 아닐까 싶다.
모두가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의 응원도구를 준비하여 한번도 쉬지않고 3시간 동안 응원하고 즐기는 모습은 그들에게는 그 자체가 힐링이고 코로나 백신인 것 같았다. 특히 미스트트롯 6인은 노래 실력은 말할 것도 없고 서로간 절친 또는 형제 이상으로 돈독한 우정과 팀웍이 돋보여 롱런하고도 남을 것이라고 본다.
코로나가 그들을 발굴해 냈고 그들이 코로나로 우울한 많은 여성들을 살려 준 것이다. 집사람의 경우에도 코로라 이전에 다양한 취미생활이 중단되어 우울한 기색이 만연했지만 미스트트롯으로 삶의 의미를 되찾은 사람중의 한사람이다. 그 말을 들을 때 마다 난 그들에게 감사했다.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이 삶의 활력소이다. 집사람도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기분이라 했다.
아침에 일어나니 유명해졌다는 말은 그들을 두고 하는 말이다. 아니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실력이 시절인연을 만나 그들을 탄생시킨 것이다. 몇년전만 하더라도 2030세대는 물론 10대가 성공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였지만 미스트트롯과 미스트롯이 그 고정관념을 허물어 버린 것이다.
그것이 선순환이 되어 정치계에서도 신선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보면서 기성세대로서 느끼는 바가 많아 너무 부끄럽다. 나이들면 빨리 죽어야 한다는 말뜻을 알것 같시도 하다. 세대를 불문하고 실력을 갖추지 않는 자들은 도태되어 사라지고 실력을 갖춘자들이 혜성처럼 나타날 것이다.
짐작컨데 우리의 젊은층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어 그들에게 아낌없는 찬사를 보낸다. 이번 대구 공연을 계기로 전국 투어로 이어질 콘서트에 많은 관심과 성원을 보내 주었으면 한다. K방역 속에 치러진 이번 콘서트는 함성금지, 촬영금지, 거리두기에 따른 좌석배치로 원거리 시청(전광판 위주)이 좀 아쉬웠다.
그래도 오랜만의 공연이라 다들 만족한 표정이였고 귀가 중에 맛집을 들러 외식하면서 집사람이 한 말이 긴 여운을 남긴다. 돈은 열심히 벌어서 이렇게 쓰는 것이구나!! 즉석에서 말은 하지 않았지만 당신이 한 그 말은 돈은 개같이 벌어 정승처럼 써라 는 것을 다시 일깨워 줘 감사함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