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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이야기
웨살리의 기근 71)
부처님께서 웰루와나에 계실 때 당신의 과거 공덕과 관련해서 게송 290번을 설하셨다.
웨살리72)는 많은 사람들이 거주하는 화려하고 장엄하며 부유한 도시였고 거리는 언제나 사람들로 붐볐다. 그곳은 칠천칠백칠 명의 왕자들이 살며 차례로 왓지국73)을 통치하는 공화제 국가의 수도였다. 칠천칠백칠 명의 왕자들은 각기 다른 궁전에 거주하고 있었다. 도시는 궁전과 탑으로 가득 하고 집 밖에서도 즐거움을 향유할 수 있는 공원과 연못이 잘 갖추어져 있었다.그러나 얼마 후에 심한 가뭄이 들어 농작물이 말라죽고 식량이 떨어졌다. 처음에는 가난한 주민들이 죽어나가기 시작했다.시체가 여기저기 버려지자 시체 썩는 악취가 진동하였다. 악취는 또 많은 악귀들을 불러들였고 악귀들에 의해 더 많은 주민들이 죽어나갔다. 미처 치우지 못한 시체가 썩어가자 역병이 퍼지기 시작했다. 이렇게 기근, 악귀, 역병의 세 가지 재앙이 도시에 들이닥쳤다.
시민들은 왕에게 몰려가 재앙의 원인이 무엇인지 따졌다.
"대왕이시여,세 가지 재앙이 이 도시에 들이닥쳤습니다.과거 일곱 명의 왕들이 통치하던 기간에는 이런 재앙이 일어난 적이 없습니다. 과거에 정의로운 왕이 통치할 때는 이와 같은 재앙이 일어나지 않았던 것입니다."
왕은 도시 의사당에 회의를 소집하고 물었다.
"내가 언제 정의롭지 않은 행동을 한 적이 있는지 말해보시오."
웨살리의 주민들은 왕의 과거 행위에 대해 처음부터 끝까지 조사해 보았지만 허물이 발견되지 않았다.
"대왕이시여, 당신에겐 허물이 없습니다."
♣ 주 석 ♣
71) 이 이야기는 숫따니빠따(經集,Sn2.1)와 쿠닷까빠타(小誦經,knp6)에 나오는 보배경(Rata
na Sutta)을 설하게 된 인연담이다. 이 이야기는 쿠닷까빠타 주석서(KhpA. 160-165,196
-201)에 나온다.
72) 웨살리(Vesli) : 릿차위(Licchavi)족을 비롯한 여러 종족으로 이루어진 왓지(Vajji)공화국
의 수도였다. 부처님께서는 웨살리 기근 때 이곳을 처음 방문하여 재앙을 물리치셨으며
정각 후 5년째에 이곳에서 안거를 보내셨다.부처님께서 이곳에 머물고 계실 때 양모인 마
하빠자빠띠 고따미(Mahapajapati Gotami)와 오백 명의 사끼야족 여인들에게 팔경계(八
敬戒)를 지킨다는 조건으로 최초로 비구니계를 주어 비구니 승단이 성립되었다. 부처님께
서는 삶의 마지막 안거를 웨살리 근교의 벨루와 마을(Beluvagama)에서 머무셨다.안거에
들어가기 전날 기생 암바빨리(Ambapali)는 부처님과 스님들에게 공양을 올리고 자신의
망고 동산(Ambavana)을 승단에 기증했다. 웨살리는 자이나교주인 마하위라(Mahavira)
의 고향이며 자이나교의 본거지였다. 마하위라는 그의 42안거중 12안거를 이곳에서 보냈
다.웨살리는 약카를 섬기는 탑이 많았으며 부유하고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식량이 풍부했
다. 도시 외곽에는 히말라야까지 뻗어있는 큰 숲(Mahavana)이 있었다. 부처님깨서 빠리
닙바나에 드신후 100년,이곳에서 왓지뿟짜까(Vajjiputtaka, 왓지 출신 비구들)들이 제기
한 십사비법(十事非法) 때문에 제 2차 결집이 이루어졌으며,이로 인해 상좌부(Theravad
a)와 대중부(Mahasanghika)로 최초의 근본분열이 일어난 곳이다.
73)왓지(VajjiZ) : 고대 인도 16대국 중 하나로 왓지는 나라의 이름이자 종족의 이름이기도 하
다. 이 나라는 릿차위족(Licchavi),위데하족(Vidheha)등 여러 부족들의 연합으로 이루어
진 공화국이었다. 그중 릿차위가 가장 강하여 경전에서는 릿차위와 왓지를 동의어로 사용
하고 있다. 릿차위족의 수도는 웨살리(Vesali)이며 위데하족의 수도는 마틸라(Mithila)였
다.왓지는 부처님 시대에 가장 번성하였으나 부처님께서 빠리닙바나에 드신 후 아자따삿
뚜 왕의 계락에 말려들어 부족의 화합이 깨어지고 정복당했다. 부처님께서는 자주 웨살리
의 꾸따가라살라(Kutagarasala, 重閣講堂)에 머무시며 법을 설하셨다.
그들은 재난을 어떻게 슬기롭게 이겨낼 것인지 토론했다.
"어떤 방법으로 우리에게 닥친 재앙을 물리칠 수 있겠소?"
어떤 사람들은 희생제를 지내고 기도하고 기우제를 지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제사를 지내고 기우제를 지냈어도 재앙은 물러가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은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세상에 큰 신통력을 가진 여섯 명의 위대한 스승이 있습니다. 그분들을 이리로 모시고 오면 재앙은 즉시 가라앉을 것입니다."
또 다른 사람이 말했다.
"이 세상에 부처님이 출현하셨습니다.부처님께서는 모든 중생들의 행복과 안녕을 위해서 법문하십니다. 그분은 또 놀라운 위신력을 지니고 계십니다. 그분을 이리로 모시면 재앙은 즉시 사라질 것입니다."
모두가 이 제안에 박수를 치며 찬성하였다.
"그런데 부처님은 어디 계십니까?"
안거철이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다. 부처님께서는 라자가하에서 안거를 지내기로 빔비사라 왕과 약속하였기 때문에 웰루와나에 머물고 계셨다.빔비사라 왕과 친밀한 관계이며 함께 수다원과를 성취한 릿차위족의 왕자 마할리가 웨살리 회의에 참석하고 있었다. 그래서 웨살리의 주민들은 마할리를 사절단으로 뽑아서 값비싼 선물을 준비하여 제사장의 아들과 함께 빔비사라 왕에게 보냈다.
"라자가하로 가서 빔비사라 왕의 호의를 얻어 부처님을 모시고 오십시오."
릿차위의 왕자 마할리와 제사장의 아들은 빔비사라 왕에게 가서 선물을 바치고 여기에 온 이유를 밝혔다.
"대왕이시여, 우리나라로 부처님을 보내주십시오."
그들의 요청은 왕이 수락할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당신이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직접 부처님께 가서 은혜를 베풀어달라고 요청해보시오."
그들은 부처님께 가서 삼배를 올리고 간청했다.
"부처님이시여,웨살리에 세 가지 재앙이 들이닥쳤습니다. 부처님께서 가신다면 재앙이 물러갈 것입니다. 부처님이시여,저희들을 어여삐 여기시어 함께 가주셨으면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그들의 요청을 듣고 앞으로 일어날 일을 예측해보셨다.
'웨살리에서 보배경이 처음으로 울려 퍼지면 경에서 나오는 위신력이 십억 세계에 미칠 것이다. 이 경전을 암송하면 많은 중생들이 법에 대한 이해를 얻고 재앙은 가라앉을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그들의 요청을 수락하셨다.
부처님께서 웨살리를 방문하는데 동의하셨다는 소식이 라자가하의 온 도시에 알려졌다. 이 소식을 듣고 빔비사라 왕은 부처님께 다가가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웨살리를 방문하는데 동의하셨다는데 그 말이 사실입니까?"
"대왕이여, 그렇습니다."
"부처님이시여, 그러면 제가 가시는 길을 준비할 동안만 잠깐 기다려주십시오."
왕은 라자가하에서 갠지스 강까지 다섯 요자나 거리를 부드럽게 고르고 일 요자나마다 쉬어갈 수 있는 간이건물을 지었다. 모든 것이 준비되자 왕은 부처님께 가서 떠날 시간이 되었다고 알렸다. 부처님께서는 오백 명의 비구들을 데리고 출발하셨다.
왕은 일 요자나마다 오색 꽃을 뿌리고 깃발을 달고 높고 낮은 두 개의 하얀 일산을 준비하여 부처님 머리 위에 드리웠다. 그리고 오백 개의 하얀 일산을 준비하여 오백 명의 비구들에게도 드리웠다. 왕은 신하들을 데리고 부처님에게 꽃과 향을 올리고 일 요자나마다 세운 쉼터에서 하룻밤을 머물게 하고 맛있는 음식을 올렸다. 오 일이 지나서 왕은 부처님을 모시고 갠지스 강가에 도착하였다. 왕은 즉시 배를 준비하고 웨살리 주민들에게 소식을 전했다.
"길을 닦고 나와서 부처님을 맞이하시오."
웨살리 주민들은 빔비사라 왕이 부처님께 보인 존경심보다 두 배의 존경심을 표하겠다고 생각하고 웨살리에서 갠지스 강까지 삼 요자나의 거리를 부드럽게 고르고 부처님에게는 네 개의 흰 일산을 준비하고 스님들에게는 각각 두 개의크고 작은 일산을 준비하였다. 준비가 끝나자 그들은 갠지스 강가에 나와서 기다렸다.
빔비사라 왕은 두 개의 배를 하나로 묶고 배 위에 꽃으로 장식한 천막을 치고 부처님께서 앉으실 보배 의자를 준비했다.부처님께서 배에 올라 의자에 앉으시고 비구들도 뒤따라 승선하여 주위에 앉았다.왕은 직접 부하들과 함께 강물에 들어가 물이 목에 찰 때까지 배를 밀어 드리고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이시여, 부처님께서 돌아오실 때까지 여기 갠지스 강가에서 기다리겠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일 요자나 길이의 갠지스 강을 건너 웨살리족의 영토에 닿았다.
릿차위 왕자들은 부처님을 맞이하려고 물이 목에 찰 때까지 물속으로 뛰어 들어와 배를 강가로 끌어당기고 부처님이 배에서 내리는 것을 도와드렸다. 부처님께서 배에서 내려 발이 땅에 닿는 순간 먹구름이 몰려오기 시작 하더니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하였다. 사방에 물이 흘러넘쳐 무릎,넓적다리,허리까지 차 올라와 흐르면서 여기저기 널려있는 시체들을 갠지스 강으로 쓸고 가버렸다. 순식간에 거리는 청결하게 되었다. 릿차위 왕자들은 일 요자나마다 부처님께서 쉬어갈 수 있는 시설을 마련하고 빔비사라 왕이 올린 것보다 두 배로 경의를 표했다. 삼일 째 되는 날 왕자들은 부처님을 모시고 웨살리에 도착했다.
삭까 천왕은 자신의 권속을 거느리고 하늘에서 내려왔다. 하늘에서 위력있는 천신들이 모여들자 악귀들은 줄행랑을 놓았다. 저녁에 부처님께서는 성의 북문에 서서 아난다 장로에게 말씀하셨다.
"아난다여, 내가 설하는 보배경을 받아들고 웨살리의 세 개의 성벽 안을 릿차위 왕자들과 함께 돌아다니며 이 빠릿따(保護呪)를 암송하여라."
장로는 보배경을 받아들고 부처님의 돌발우에 물을 담아 들고 성문에 가서 섰다. 장로는 부처님의 공덕을 회상했다. 붓다가 되기를 서원하는 것부터 시작해서,기본 십바라밀,중간 십바라밀, 최상 십바라밀을 회상하고,74)다섯 가지 위대한 포기75)를 회상하고, 모든 중생들의 행복을 위한, 친척의 행복을 위한, 깨달음을 위한 세 가지 실천76)을회상했다.장로는 부처님께서 태어나서 깨달음을얻기까지 일대기를 회상했다. 뚜시따 천에서 내려와 어머니 모태에 드는 모습,탄생,위대한,출가,육년 고행, 금강보좌에서 마라를 항복시키고 일체지를 얻어 붓다가 되는 모습을 회상하였다.77)
◆ 주 석 ◆
74)기본 바라밀(Parami)은 아들,딸,부인,재산 등 나 밖의 것을 보시하는 것을 말하고,중간 바
라밀(Upaparami)은 자기의 눈 등 신체의 일부를 보시하는 것을 말하고, 최상 바라밀(Par
amattha parami)은 자신의 목숨을 보시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보시 바라밀만 예를 든
것이다. 보시,지계,출리,지혜,정진,인욕,진리,결심,자애,평등 바라밀의 10바라밀 각각 마
다 기본바라밀,중간바라밀,최상 바라밀이 있으므로 모두 30바라밀이 된다.
75) 다섯가지 위대한 포기(Mahapanccaga) : 짜가(Caga)는 단념,포기,버림을 뜻하는 단어
이다. 다섯 가지 포기에는 재산,왕위,처자식,몸의 부분,목숨이 있다. 포기와 보시가 일치
하지만 의도가 다를 수 있다. 보시는 주면서도 복덕을 바라면서 주는 것을 말하고 포기는
소유하려 하거나 거두려는 마음을 버리는 것을 말한다.
76) 세 가지 실천(Cariya) : 여기서 실천(Cariya)dms '자신과 남의 행복을 위한 행위,행동,실
천을 뜻하는데 여기에는 세 가지가 있다. ①모든 존재들의 행복을 위한 실천(lokattha-c
ariya) ② 자신의 친지,친척의행복을 위한 실천(natattha-cariya) ③깨달음을 얻기 위한
실천(buddhattha-cariya)이다.
장로는 그렇게 하고 나서 도시에 들어가 초경부터 말경까지 밤새도록 세 개의 성벽으로 둘러싸인 도시를 돌며 빠릿따(보호주)로서 보배경78)을 낭송했다.
여기모인 모든 존재79)들은
지상이나 하늘이나 어디에 있든지
기쁜 마음으로 정중하게 가르침을 경청하기를!
실로 모든 이들은 이 경을 경청하여
밤낮으로 제물을 바치는
인간들에게 자비를 베풀고
게으름 없이 그들을 보호하기를!
이 세상과 저 세상의 어떤 재물이든
천상의 뛰어난 보배라도
여래와 견줄 수는 없으니
♥ 주 석 ♥
77)부처님 일대기는 후대에 팔상성도(八相聖圖)로 정리되었다. 팔상성도는 이렇다 ①도솔래
의 상(兜率來義相) : 도솔천에서 흰 코끼리를 타고 내려와 어머니의 모태에 드는 모습.②
바람강생상(毘藍降生相) : 마야부인이 룸비니동산에서 무우수 나뭇가지를 잡고 아이를 낳
는 모습. ③ 사문유관상(四門遊觀相) : 네 성문에서 노병사의 괴로움과 출가수행자의 거룩
한 모습을 보고 출가를 결심하는 모습.④ 유성출가상(踰城出家相) : 태자의 나이 29세에 위
대한 출가를 하는 모습. ⑤ 설산수도상(雪山修道相) : 깨달음을 얻기 위해 6년 동안 고행하
는 모습.⑥ 수하 항마상(樹下降魔相)은 35세 되던 해 보리수 아래서 마라를 항복받고 일체
지를 얻어 붓다가 되는 모습.⑦녹원전법상(鹿苑傳法相)은 '범천의 권청'을 받아들여 같이
수행했던 5비구에게 최초로 법을 설하는 모습. ⑧ 쌍림열반상(雙林涅槃相)은 꾸시나라의
살라나무 아래에서 빠리닙바나에 드시는 모습이다.
78)보배경(Ratana Sutta, Khp6z) : 쿳다까빠타(小誦經)의 여섯 번째 경이다.
79)존재들 : 여시서의 존재들은 인간이 아닌 비인간들로, 신, 야차,용,건달바,긴나라,아수라,
들을 말한다.
부처님이야말로 훌륭한 보배
이 진실에 의해 행복하기를!
사끼야족 성자께서 삼매에 들어 성취하신
번뇌의 소멸, 집착 없음, 불사(不死),최상승법.80)
이 가르침과 견줄 것 아무 것도 없으니,
이 가르침이야말로 훌륭한 보배
이 진실에 의해 행복하기를!
훌륭하신 부처님께서 칭찬하시는 청정한 삼매
즉시 결과를 가져오는 것.
그 삼매와 견줄 것 아무것도 없으니.
이 가르침이야말로 훌륭한 보배
이 진실에 의해 행복하기를!
사람들에 의해 칭찬받으시는
네 쌍으로 여덟이 되는 성자들81)
선서(善逝)의 제자로서 공양 받을 만하여
그들에게 보시하면 큰 복덕 받으니
승단(僧團)이야말로 훌륭한 보배
이 진실에 의해 행복하기를!
확고한 마음으로 욕심 없이
고따마의 가르침에 열심인 이들
불사(不死)에 뛰어들어 목적을 성취하여
지복을 얻어 적멸을 즐기나니
♣ 주 석 ♣
80)번뇌의 소멸, 집착 없음,불사, 최상승법은 모두 닙바나(열반)을 지칭한다.
81)네 쌍으로 여덟이 되는 성자(四雙八輩) : 진리의 흐름에 들기 시작한 수다원도부터 수다원
과, 사다함도, 사다함과,아나함도, 아나함과,아라한도와 궁극의 경지에 도달한 아라한를
말한다. 이 여덟 사람이 승보(僧寶) 에 해당한다.
승단이야 말로 훌륭한 보배
이진실에 의해 행복하기를!
마치 인드라의 기둥이 땅위에 서있으면
사방에서 부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듯이
성스러운 진리82)를 분명히 보는 이도
이와 같다고 제가 말하노니
승단이야말로 훌륭한 보배
이 진실에 의해 행복하기를!
심오한 지혜를 지닌 부처님께서 잘 설하신
성스런진리를 분명히 이해하는 이들
아무리 게을리 수행할지라도
여덟 번째의 윤회를 받지 않으오니83)
승단이야말로 훌륭한 보배
이 진실에 의해 행복하기를!
또한 통찰자를 얻는 순간에
유신견(有身見), 의심, 계금취(戒禁取)의84)
세 가지 법을 모두 소멸하고
사악처(四惡處)에서 벗어나
여섯 가지 큰 잘못85)을 짓지 않으니
◆ 주 석 ◆
82)성스런 진리는 사성제(四聖諦)를 말한다.
83)성자의 흐름에 든 수다원은 7생 이내에 아라한과를 성취하여 더 이상 윤회하지 않는다.
84)수다원이 되면 10가지 족쇄 중에서 유신견,의심견,의심과 계금취견이 풀려난다. 유신견
은 오온에 실체가 있다는 견해이고 계금취견은 소나 개의 행위를 하면 천상에 태어난다
는 그 당시 바라문교의 잘못된 수행법과 미신을 말한다.의심은 부처님,부처님의 가르침,
승가,수행, 과거, 미래,연기를 믿지 않고 의심하는 것이다.
85)여섯 가지 큰 잘못 : 보배경 주석에는 여섯 가지 큰 잘못을 나열하고 있다.
① 어머니 살해(Matu-ghata),② 아버지 살해(Pitu-ghata),③아라한 상해(arahanta-gha
ta),④ 부처님 몸에서 피를 냄(lohituppada),⑤승가의 분열(sangha-bheda)⑥붓다가 아
닌 다른 스승들의 가르침을 따름(anna-satthir-uddesaa)
승단이야 말로 훌륭한 보배
이 진실에 의해 행복하기를!
경구에 말하기를 진리를 본 사람은
몸과 말과 뜻으로
어떠한 잘못을 저질렀어도
사소한 허물조차 감추지 못하니
승단이야말로 훌륭한 보배
이 진실에 의해 행복하기를!
여름의 첫더위가 다가오면
숲속의 아뭇가지에 꽃이 피듯이
닙바나에 이르는 위없는 법으로
이와 같은 최상의 이익을 가르치셨나니
부처님이야말로 훌륭한 보배
이 진실에 의해 행복하기를!
으뜸이시며, 으뜸을 아시며
으뜸을 주시고, 으뜸을 가져오시는 분이
위없는 법을 설하셨나니
가르침이야말로 훌륭한 보배
이 진실에 의해 행복하기를!
과거는 소멸하고 다음생은 없으니,
마음은 다음생에 집착하지 않고
번뇌의 종자를 파괴하고 그 성장을 원치 않는
현자들은 등불처럼 열반에 드오니
승단이야말로 훌륭한 보배
이 진실에 의해 행복하기를!
이곳에 모인 모든 존재들
지상이나 하늘 어디에 있든지
신과 인간의 존경을 받는
부처님을 공경하여 행복하여지이다!
이곳에 모인 모든 존재들
지상이나 하늘에 어디에 있든지
천신과 인간의 존경받는
이 가르침을 공경하여 행복하여지이다!
이곳에 모인 모든 존재들
지상이나 하늘 어디에 있든지
천신과 인간의 존경받는
승가를 공경하여 행복하여지이다!
장로가 세 번째 게송을 읊으면서 하늘로 청정수를 뿌리자 청정수가 악귀들의 머리에 떨어졌다.게송에서 작은 은빛 장미송이를 닮은 물방울이 나와 병자의 몸에 떨어졌다. 물방울이 병자들의 몸에 닿자 즉시 병이 나아 스스로 일어나 장로를 따라다녔다. 게송이 울려 퍼지자 관솔가지, 쓰레기 더미,지붕꼭대기,담장 등에서 우글거리는 악귀들이 물방울을 맞고 성문을 통해 꽁무니를 빼고 도망치기에 바빴다.여러 개의 성문이 있었지만 문을 통해 도망칠 공간이 부족하자 악귀들은 벽을 무너뜨리고 도망쳤다.
시민들은 도시 한 가운데 있는 의사당을 깨끗이 청소하고 향수를 바르고 황금별로 장식된 닫집을 세우고 부처님께서 앉아실 자리를 마련하였다. 부처님께서 준비된 자리에 앉으시자
비구들과 릿차위 왕자들도 부처님 주위에 둥글게 모여 앉았다.
삭까 천왕은 권속들을 거느리고 자리에 앉았다.아난다 장로는 온 도시를 돌아다니고 병이 치료된 군중들과 함께 들어와 부처님께 삼배를 올리고 자리에 앉았다.부처님께서는 모인 대중들을 살피시고 보배경을 다시 한번 낭송하였다. 낭송이 끝나자 많은 중생들이 법에 대한 이해를 얻었다. 스님들은 일주일 동안 보배경을 낭송했다. 부처님께서는 모든 재앙이 다 물러갔다는 것을 릿차위 왕자들에게 알리고 웨살리를 떠나셨다. 릿차위 왕자들은 부처님께 두 배로 존경심을 표하고 삼일 동안 갠지스강까지 호위하였다.
갠지스 강에 살고 있는 용왕들은 이렇게 생각했다.
'인간들이 부처님께 경배를 올리는데 우리도 하면 안 될까?'
용왕들은 금,은,보석으로 장식된 많은 배를 만들고, 금,은,보석으로 장식된 의자를 만들고,강물 위를 오색 연꽃으로 뒤덮게 하고, 부처님께 배에 오르시기를 권했다.
"부처님이시여,우리에게도 호의를 베풀어주십시오."
그러자 땅에 의지해서 살아가는 지신들부터 범천의 천신들까지 모든 천신들이 이렇게 생각했다.
'인간들과 용들이 부처님께 경배를 올리는데 우리도 하면 안 될까?'
모든 천신들도 부처님께 경배를 올렸다.
용들이 많은 일산을 세우자 나무와 숲속의 신들과 하늘의 천신들도 일산을 세웠다. 용들의 세계에서 범천의 세계까지 일산이 드리워졌다.일산들 사이에는 깃발이 세워지고 또 그 사이에 꽃으로 장식된 줄이 달리고 향과 향수가 뿌려졌다. 천녀들은 곱게 단장하고 줄을 지어 하늘로 솟아올라 소리 높여 환호했다.
전통에 따르면 세 가지 큰 모임이 있다고 한다.부처님께서 쌍신변을 보이실 때의 큰 모임,하늘의 천신들이 내려왔을 때의 큰 모임,갠지스 강에서 용들이 올라왔을 때 큰 모임이 그것이다.
반대편 강변에는 빔비사라 왕이 릿차위 왕자들이 보인 존경보다 두 배의 존경을 보일 만반의 준비를 하고 부처님께서 도착하기를 기다리며 서있었다. 부처님께서는 갠지스 강 양쪽의 왕들이 올린 훌륭한 공양을 바라보고 용들과 천신들이 경배하는 의도를 아시고 신통으로 각각의배 위에 오백명의 비구들을 거느린 붓다로 화현하셨다.이렇게 부처님께서는 각각의 흰 일산과 화환 아래에 앉았다.이처럼 하늘의 천신들 사이에도 각기 오백 비구를 거느린 부처님의 분신을 만들었다. 이렇게 철위산 안의 온 세계는 축제 분위기였다. 부처님께서는 용들에게 호의를 베풀기 위해 인자하신 모습으로 각각의 배에 오르셨다.
용들은 부처님과 스님들을 용들의 세계로 모시고 가서 밤새도록 법문을 듣고 다음날 부처님과 스님들에게 천상의 음식을 올렸다.부처님께서는 공양 축원을 하시고 갠지스 강을 건너셨다.빔비사라 왕은 강가로 내려와서 부처님께서 배에서 내리는 것을 도와드리고 릿차위 왕자들보다 두 배나 더 많은 경의를 표하고 부처님을 호위하여 닷새에 걸쳐 라자가하로 돌아왔다.
다음날 비구들이 탁발에서 돌아와 저녁에 법당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 부처님의 신통력은 정말 불가사의합니다. 용들과 천신들은 부처님에게 확고한 신심을 보여주었습니다.갠지스 강변 양쪽으로 여덟 요자나의 거리를 왕들은 부처님에 대한 신심으로 땅을 고르고 모래를 뿌리고 오색의 꽃을 뿌렸습니다.용왕들은 신통으로 갠지스 강을 오색 연꽃으로 뒤덮게 하고 하늘 꼭대기까지 일산을 드리웠습니다.온 세계가 장엄한 축제였습니다."
이때 부처님께서 가까이 와서 물으셨다.
"비구들이여,여기 앉아서 무슨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가?"
비구들이 대답하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여래의 신통력 때문에 또는 용들과 천신들의 신통력 때문에 사람들이 나에게 존경을 표하고 공양을 올린다고 한 말은 사실이 아니다.반대로 그것은 과거생에 내가 지었던 작은 공덕 때문이다."
비구들이 그 이야기를 해달라고 요청하자 부처님께서 과거생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기 시작하셨다.
부처님의 과거생 : 상카 바라문
오랜 옛날에 딱까실라에 상카 바라문이 수시마라는 아들을 데리고 살고 있었다.수시마가 열여섯이 되자 아버지에게 가서 말했다.
"아버지,저는 베나레스에 가서 경을 공부하고 싶어요."
"좋다,아들아,베나레스에 가면 바라문 친구가 한 사람 있단다.그에게 가서 배우도록 해라."
"그렇게 하겠습니다."
아들은 아버지의 말씀에 따라 베나레스에 도착하자 바라문에게 가서 아버지가 보내서 왔노라고 말했다.
바라문은 젊은이가 친구의 아들이라는 것을 알고 제자로 받아들였다.여행의 피로를 풀고 다음날부터 그는 경을 배우기 시작했다.젊은이는 짧은기간에 많은 경을 배웠다.마치 황금그릇에 담긴 사자기름이 한 방울도 흘리지 않고 그대로 있는 것처럼 그는 한 번 배운 것은 절대로 잊어버리지 않았다.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스승에게서 배울 수 있는 것은 모두 다 배웠다.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정확히 암송할 수 있었다.하지만 처음부터 중간까지는 이해할 수 있었지만 끝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는 스승에게 다가가서 물었다.
"저는 이 가르침의 처음과 중간은 이해하였지만 끝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제자여, 끝부분은 나도 이해하지 못한다."
"스승님,그러면 이 세상에 이것을 이해하는 사람이 있습니까?"
"제자여,여기서 가까운 이시빠따나(녹야원)에 살고 있는 성자들은 이해 하고 있을 것이다. 그들에게 가서 물어보아라."
젊은이는 이시빠따나로 가서 벽지불에게 물었다.
"존자님께서 이 가르침의 끝을 알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알고 있지."
"저에게 가르쳐주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출가자가 아니면 가르치지 않는다. 알고 싶다면 비구가 되어야 한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젊은이는 출가하여 비구가 되었다.
"그대는 먼저 이것부터 익히도록 하여라."
벽지불들이 이렇게 말하며 먼저 출가수행자의 예절부터 가르쳤다.
"아랫가사는 이렇게 입는 것이고 웃가사는 이렇게 입는다."
그들은 사소한 의무부터 가르쳤다.
젊은이는 벽지불들의 제자가 되어 그들이 가르치는 모든 것을 배웠다. 그는 모든 자질을 갖추고 있어서 짧은 시간에 깨달음을 얻어 벽지불이 되었다. 그의 명성은 하늘의 보름달처럼 베나레스 전역에 퍼져 최상의 이득과 찬사를 받았다. 그는 지나친 활동으로 수명이 단축되어 얼마가지 않아서 빠리닙바나에 들었다. 벽지불들과 시민들은 그의 유체를 다비하고 사리를 수습하여 성문 근처에 사리탑을 세웠다.
상카 바라문은 아들의 소식이 궁금했다.
'아들이 유학을 떠난 지 오래되었구나.어찌 되었는지 한 번 찾아가봐야겠다.'
그는 아들을 보려고 딱까실라를 떠나 베나레스로 향했다. 베나레스에 도착해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을 보고 아들을 알고 있는 사람이 여기에 틀림없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수시마라는 젊은이가 오래 전에 여기에 왓었는데 혹시 아시는 분 있습니까?"
"바라문이여, 잘 압니다. 그분은 바라문에게서 삼베다를 배우고 출가하여 비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벽지불의 깨달음을 얻은 후 며칠 전에 빠리닙바나에 들었습니다.이 탑은 바로 그분의 사리를 안치한 탑입니다."
바라문은 땅에 쓰러져 머리로 땅을 찧으며 서럽게 울었다. 그는 탑을 둘러싸고 있는 담장 안으로 들어가 풀을 뽑고 웃옷으로 모래를 퍼와 뿌리고 물항아리에 물을 담아와 뿌렸다. 그리고 존경의 표시로 꽃을 뿌리고 옷을 찢어 갓발을 만들어 하늘높이 달고 탑 꼭대기에 일산을 드리웠다. 그리고서 그는 길을 떠나 고향으로 돌아갔다.(과거이야기 끝)
부처님께서 과거생을 이야기하고 나서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그때의 상카 바라문이 바로 나였다.수시마 벽지불의 탑 주위에 자라고 있는 잡초를 뽑은 과보로 왕과 왕자들이 여덟 요자나 길에 있는 나무 그루터기와 가시나무를 제거하고 땅을 고르고 부드럽게 정비했다.존경의 표시로 꽃을 뿌린 과보로 오색 꽃이 여덟 요자나의 길에 뿌려지고 일요자나의 갠지스 강이 오색 연꽃으로 뒤덮였다.물항리에 물을 떠와 뿌린 과보로 웨살리에 소나기가 쏟아졌다. 탑에 깃발을 달고 일산을 드리운 과보로 하늘 꼭대기까지 철위산 안의 모든 세계가 많은 깃발이 펄럭이고 일산이 드리워졌다.비구들이여, 사람들이 나에게 올린 공양과 존경은 붓다의 신통력으로 생긴 것이 아니고 용들과 천신들의 신통력으로 생긴 것도 아니다.반대로 이것은 내가 과거생에 지었던 아주 조그마한 공덕으로 생긴것이다."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고 게송을 읊으셨다.
조그만 행복을 버려야
큰 행복86)을 얻을 수 있다면
지혜로운 이는 큰 행복을 위해
조그만 행복은 버려야 한다. (290)
◆ 주 석 ◆
86)큰 행복(vipulam sukham) : 이것은 닙바나의 지복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