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카운터테너 '요시카즈 메라'는 국내에서 이미 유명인사다. TV의 몇몇 광고를 통해 그 독특한 목소리가 소개된 덕택이다. 유명 휴대폰 회사와 식품회사가 본의 아니게 그의 ‘홍보사절’ 노릇을 톡톡히 했다. 요시카즈 메라의 목소리에는 애잔한 정서가 깃들여 있다. 여성적이되 중성적 음색이 강한 안드레아스 숄이나, ‘여성보다 더 여성적인’ 목소리를 내지만 동양에서 흔히 발견되는 ‘한(恨)’의 정서를 느끼기는 어려운 브라이언 아사와와 구별되는 대목이다. 그의 목소리는 듣는 이의 가슴을 촉촉히 적신다. 금방이라도 울음이 터질 것처럼 슬픔으로 가득찬 ‘울게 하소서’(헨델의 오페라 ‘리날도’ 중에서)는 그만두고라도, ‘오~’ 하고 길게 소리를 늘리며 시작하는 ‘옴브라 마이 푸’(Ombra mai fu·어디에도 없을 나무그늘이여)의, 끊어질 듯 끊어질 듯 가늘게 이어지면서 아득하게 솟구치는 목소리는 듣는 누구라도 감동하지 않을 수 없는 절창(絶唱)이다. 심지어 애절함이 덜한 ‘난 네가 필요해’를 부를 때조차도 그의 목소리는 순수하고 연약한 소녀의 정조를 띠고 있다.
그의 목소리는 ‘아니메(‘애니메이션’의 일본식 표현)의 신’으로 불리는 미야자키 하야오까지 감동 시켰다. 그는 FM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메라의 목소리에 감동해 ‘원령공주’(Mononoke Hime)의 주제가를 맡겼다. 원령공주는 신화의 형식을 빌려 인간과 자연 사이의 투쟁과 화해를 박진감 있게 표현한 애니메이션. 일본에서 개봉 4개월만에 무려 10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할 만큼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으며, 국내에도 불법 복제된 비디오나 비디오CD 등을 통해 광범하게 유통되고 있는 걸작이다.
메라의 목소리는 주인공인 아시타카가 잠든 산의 얼굴을 보는 장면에 나온다. 그의 여성스럽고 신비로운 목소리가 여간 잘 어울리지 않는다. ‘남자가 부르는 여성의 음역’이, 실제로 여자가 내는 같은 음역에 비해 다소 중성적인 이미지와 함께 순수하고 애잔한 신비감을 안겨주는 것이다.
‘남자가 부르는 여성의 음역’. 카운터테너에 대한 가장 적절한 정의다. 흔히 ‘남성 알토’로 분류되기도 하는데, 실제로는 여성의 메조소프라노 음역에 더 가깝다. 변성기 이전에 거세, 여성의 목소리를 내게 했던 16~17세기의 ‘카스트라토’(Castrato)와 달리 이들은 가성(假聲·팔세토)을 써서 머리의 공명을 끌어낸다.
*** BelUomo에서는 일본의 카운터테너 요시카즈 메라를 소개합니다.
1.메라의 앨범은 모두 몇 장인가요? -메라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앨범은 총 15장입니다.
2. 우리나라에서 메라의 앨범을 모두 구입할 수 있나요? -우리 나라 레코드 매장에서 구입할 수 있는 앨범은 로망스(romance), Bach Cantatas Vol 2, 프리셔스(Precious) 총 세 장입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바흐 칸타타 앨범 시리즈와 일본판 로망스를 추가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3. 메라의 앨범은 어느 회사에서 만들어지나요? -스웨덴 BIS사에서 만들어 집니다.
4. 메라의 공식 홈페이지는 있나요? -아직 공식 홈페이지는 없습니다.
5. 그럼 펜레터 주소는 어떻게 되나요? -직접 집으로 보내고 싶겠지만, 제펜 아츠라는 소속사 매니저의 주소로만 보낼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2-1-6, Shibuya Shibuya-ku, Tokyo 150-8905 Japan Yoshikazu Mera, JAPAN ART
***연도 순으로 나온 메라의 앨범을 정리해 봤습니다.
1. Bach Cantatas Vol 2/Suzuki, Bach Collegium Japan (03/1996) 2. Bach Cantatas Vol 3 /Suzuki, Bach Collegium Japan (07/1996) 3. Nightingale - Japanese Art Songs / Yoshikazu Mera, Ogura (07/1997) 4. Hendel Messiah / Suzuki, Bach Collegium Japan (09/1997) 5. Bach Cantatas Vol 5 /Suzuki, Bach Collegium Japan (10/1997) 6. Mother's Songs - Japanese Popular Songs / Mera, Uchiyama (10/1997) 7. Bach Cantatas Vol 7 /Suzuki, Bach Collegium Japan (05/1998) 8. Baroque Arias /Mera, Suzuki, Bach Collegium Japan (05/1998) 9. Bach Cantatas Vol 8 /Suzuki, Bach Collegium Japan (09/101998) 10. Romance / Yoshikazu Mera (10/1998) 11. Bach Christmas Oratorio /Suzuki, Bach Collegium Japan (11/1998) 12. Bach Johannespassion /Suzuki, Bach Collegium Japan (03/1999) 13. Baroque Arias Vol 2 / Mera, Suzuki, Bac h Collegium Japan (05/1999) 14. Precious / Christmas Music with Yoshikazu Mera (09/1999) 15. Yoshikazu Mera sings Bach / Suzuki, Bach Collegium Japan (04/2000)
6. 앨범들을 보면 스즈끼라는 이름과 Bach Collegium Japan이라는 단어가 많이 나오는데 왜 그런가요? -Bach Collegium Japan은 일본 오케스트라 이름이고 스즈끼는 이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입니다. 위에 나온 Bach Collegium Japan의 연주가 들어간 앨범들은 모두 프로젝트 앨범입니다.
BIS사는 2010년까지 메라가 속해있는 "Bach Collegium Japan"이 연주하는 바흐의 칸타타 전곡을 담은 CD를 발매하기로 결정했는데요. 이 계약은 2010년까지 60장의 CD를 발매하는 계획입니다. 스즈끼 지휘자가 이런 일을 결정하게 된 것은 일본인은 클래식을 못한다는 인식을 없애기 위해서 라고 하네요. 그리고 바흐의 음악이 선택된 것은 그의 음악이 연주하기 까다롭기 때문에 그의 음악을 전곡 연주한다면 인정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합니다.
***메라 음반을 듣기 위한 도움말
-정통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신다면 바로크 음악으로 채워진 바흐 칸타타 시리즈가 좋습니다. 특히 메라의 목소리가 너무 대중적이여서 싫어하셨던 분에게 권해드립니다.
-가볍게 듣는 클래식 음악을 원한다면, 부담없고, 잘 알려진 클래식 음악들로 이루어진 로망스가 좋습니다.
-클래식 보다는 대중 음악적인 느낌으로 듣고 싶으시다면, 감미로운 목소리로 부르는 크리스마스 음악이 들어있는 프리셔스가 좋습니다.
메라의 목소리는 전반적으로 포근하고 편안하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카운터테너지만 중성적인 목소리의 소유자로 들으면 조용히 목소리에 빠져듭니다. 또 소프라노의 하늘을 찌를 듯한 목소리에 지치신 분들이나 성악가의 목소리에 부담을 느끼셨던 분들에게, 편안히 즐기실 수 있는 음반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세계 속의 메라
"영화 <원령 공주>의 주제가를 불러서 동양의 가장 대표적 카운터테너로 평가받는 요시카즈 메라는 1971년생으로 1994년 제8회 고음악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면서 세인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으며, 최근 세계적인 이목을 받고 있는 바흐 콜레기움 저팬에서 독창자로 참가하는 등, 몬테베르디와 바흐같은 초기음악 레퍼토리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과연, 그는 클래식과 대중음악의 영역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새로운 타입의 가수, 장르를 불문하고 모든 음악 애호가들의 가슴을 훈훈하게 해주는 편안한 가수로 평가받고 있다." (자료-신나라레코드)
"그의 목소리는 '거칠은 것'이 없고 전형적인 영국 카운터테너들보다도 톤이 더 둥글다. 메라는 BIS의 바하칸타타시리즈에 계속 나오며 열개의 바하곡과 헨델, 알레, 쉬츠 연주로 BIS는 기사거리가 되고 있다. 메라의 자연스런 해석양식은 느리고 관상적인 바로크 음악에 잘 맞다. 그러나 메시아의 아리아에서는 레치타티브 등에서 너무 빈약하다. 좀더 역동적었으면 한다. 특히 <주 오시는 날 Who may abide>은 드라마적으로 어둡고 역동성이 부족하다. 또 다른 노래에서는 마치 연습하는 것같이 무관심하게 부르는 것도 있다. 그러나 음악적인 내용과 메라의 세심한 표현력은 일치한다. 대체적으로 괜찮다고 볼 수 있겠다. 오케스트라의 반주는 너무 경이롭다. BIS의 사운드에 감탄이 나온다." (C.B)
"나는 메라가 바하와 다른 바로크 작곡가들의 곡을 부르는 것만 들었다. 그의 놀라운 연주는 나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카운터테너의 "팀블(성대비빔)"을 떠나서 그것은 다른 인기 있는 카운터테너들(안드레아스 숄, 데이비드 데니얼즈, 알프레드 델러)보다 더욱 "순백(white)" 하다고 보며, 좀 밀어 부치는 것이 약하다고 볼 수는 있지만 놀라운 기교와 피치, 정확한 딕션(발음)은 훌륭하다. 메라의 노래를 들을 때 아쉬운 점은 메라가 자기가 부르는 곡에 대해 확신이 없다는 점이다. 즉 가사의 뜻이나 음악의 감정적 내용 말이다. 바하의 음악이 기쁘건 슬프건 찬양이건 간구이건 메라는 여전이 절망적인 차가운 감정으로 노래한다. 하지만 그것을 제외한다면 그의 노래는 매우 정확하다. 단지 숄이나 보스트리지에 비해서 텍스트의 충실이 약하다는 것이다. 반주를 한 Bach Collegium Japan 역시 정확성은 넘치지만 감정적 신념이 좀 약한 것이 흠이다." (Richard Perry columns at www.ottawacitizen.com)
위의 세가지 평을 조합해 볼 때, 메라는 맑고 예쁜 미성을 가지고 있기는 하나 힘이 부족하며, 또한 동양인이기에 어쩔 수 없는, 서구의 텍스트를 제대로 해석하지 못하는 단점들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 당시 메라는 독일어를 공부하고 있던 상태였고, 그 이전까진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랐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음악의 본(本)고장인 유럽의 여러 음악가들과 경쟁하여 세계시장에서 화제가 된 그의 목소리와 일본의 바하 콜레기움 저팬 그리고 그의 음반에 많은 플러스 점수가 된 BIS의 사운드 기술을 볼 때 우리 한국의 카운터테너, 지휘자, 음반 제작자들 모두 각성하여야 할 것이다. 자국의 판로를 깨고 세계시장으로 진출한 일본의 음악 , 특히나 서양인도 힘들다는 고음악과 바로크음악으로 경쟁한 것은 우리 한국인에게는 평가이전에 경종(警鐘)으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