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편 안연
12-1. 극기복례
顔淵問仁 子曰 克己復禮爲仁 一日克己復禮 天下歸仁焉 爲仁由己 而由人乎哉 顔淵曰 請問其目 子曰 非禮勿視 非禮勿聽 非禮勿言 非禮勿動 顔淵曰 回雖不敏 請事斯語矣
안연이 인을 물었다. 공자가 말하였다. 나를 이기고 예로 돌아감이 인이 된다. 하루 나를 이기고 예로 돌아가면 하늘아래가 인으로 돌아간다. 인이 됨은 나로 말미암음이지 사람으로 말미암음이겠는가? 안연이 말하였다. 그 조목을 묻기를 청합니다. 공자가 말하였다. 예가 아니면 보지 말고, 예가 아니면 듣지 말고, 예가 아니면 말하지 말고, 예가 아니면 움직이지 말라. 안연이 말하였다. 회가 비록 재빠르지 못하나, 그 말씀을 일하기를 청합니다.
<Seminar Notes>
- 공자 가르침의 핵심 ‘인’에 대해서 가장 그릇이 큰 수제자 안회와의 문답이다. 그러니 대기설법을 하는 공자가 ‘인’의 진수를 설명하고 있다. 인은 ‘나’를 이기고 ‘예’로 돌아감이다. ‘나’는 뇌과학에서 자의식(self)이다. 예는 물리학의 자연법칙, 종교의 하느님이다. 사람은 곧 사회관계를 맺는 타인이다. ‘나’는 타인과의 사회관계를 맺기 위해 발달한 의식이다. 사회관계는 종종 자연법칙을 위배한다. 그것이 종교에서 말하는 ‘타락’이다. 타락에서 벗어나는 것이 예로 돌아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회관계를 먼저 바꿀 수 없다. 사회관계를 맺는 주체인 ‘나’를 먼저 이겨야 한다. 그러면 사회관계도 차차 바뀌어 간다. ‘나’를 이기는 것은 곧 하느님의 승리이다. ‘나’가 ‘나’를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
- 보고, 듣고, 말하고, 움직이는 것도 ‘나’가 주관한다. 동물에게 자의식 ‘나’는 움직이기 위해 발달한 신경세포의 도구이다. 시각, 청각은 입력신호이고, 말하고 움직이는 것은 출력선택이다. 생존을 위해서는 가장 유리하게 입력신호를 분석하고 출력선택을 해야 한다. 이것을 조절하는 주체가 ‘나’이다. 예가 아니면, 즉 자연법칙에 어긋나면, 또는 하느님의 뜻이 아니면 입력도 말고 출력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공자님의 말씀이다.
- 안연은 그 말씀대로 살아가겠다고 선언한다. 공자가 전한 진리의 말씀, 사회관계가 아닌 자연법칙에 따라, ‘나’의 욕망이 아닌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살겠다는 선언은 아무나 할 수가 없다. 사회적 관계에서 ‘나’를 죽이고 기독교(마태복음 10장 38절)에서 얘기하는 ‘예수의 십자가’를 질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