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바람이 까슬하다.
차디찬 것이 스치기만해도 상처가 날거 같다.
이럴때 내 앞에 나타난 [봉천동 봉이 돈까스]
이쪽은 튀김옷이 까슬하지
돈까스 하나에 7억씩 한다.
집을 팔아도 먹을 수가 없다.
그러나 내 발로 들어온 식당
딴거 다 팔아도 쪽은 팔릴수 없으니 주문을 시작한다.
휘감던 찬 바람을 걷어줄 따뜻한 국물
그보다 더 필요한 건
우리의 찬 마음 녹여줄 따뜻한 손길...
.....
....
셀프다
마음을 막 녹일 찰나
더욱더 뜨거운 녀석이 나왔으니...
이 샷 이후로 저 국물엔 손을 댈 수 없었다.
미안하다..
내게도 사정은 있다.
면발이 두껍지 않다.
그래서 국물 간이 깊게 배어있다.
가진게 적어도
진한 사람이 되고 싶다.
후룩후룩
호로로로록
봉천동 골목에 정체모를 호루라기 소리가 울려퍼진다.
그것은 크리스마스 저녁의 찬가
이브날 나는 우동을 먹었다.
그리고 날이 날인지라
산타가 좋아하는 빠알간 색을 내 안에 담기로 했다.
난다.
치즈가 늘어난다.
난다.
양념통닭 냄새가 난다.
이것이 봉이 돈까스 대표메뉴
[양념치즈 돈까스]
달달하면서 끈적임있는 익숙한 그 맛이다.
역시 이 소스는 튀김에 최적화 되어 있다.
까슬함이 부드러움으로 진화하고 있었다.
치킨집에서만 느낄수 있는 바로 그 맛을
어떻게 돈까스집에서 재현해 낸 것인가?
사장님은 양념통닭의 노하우를 알고 있었던 걸까?
전 업종이 치킨집 이었던 걸까?
풀지 못하는 의문을 품은 채 마지막 양념돈까스를 취하려는 두사람...
챙!
챙챙챙!
기 싸움에서 승리하였다.
빨간 음식 앞에서는 항시 긴장을 늦출수 없다.
여기 상당하다.
맛있다.
마지막 호루라기를 불며 오늘의 식사를 마치려 한다.
호로로로로로록!!
집으로 돌아가는 거리의 쇼윈도우 안으로는 성탄절의 특별함이 주렁주렁 열려있었다.
여기도 내게 있어 특별한 동네가 될거같다
터를 잡은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뿌리를 깊게 내리면 기둥이 자라나듯이
앙상한 가지에 푸른 잎들이 하나 둘 돋아나듯이
이번 동네에도 많은 추억들이 생겨나길 바랍니다
물론 저녁을 챙겨줄 맛집도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