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전국적으로 기승을 부리던 독감의 기세가 새해 들어서는 한풀 꺾인 모양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독감 의심환자 수는 지난해 12월18~24일 1000명당 64.2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래, 12월25~31일에 63.5명, 올해 1~7일 39.5명으로 2주 연속 줄었다. 하지만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반적으로 독감은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유행한다. 원인 바이러스는 A형·B형·C형 세종류가 있으며, 사람에게 병을 일으키는 것은 A형과 B형 두가지다. 12월 말부터 2월까지는 A형이, 그다음부터는 B형이 유행한다. 올겨울 A형 독감 유행이 시작된 시기는 12월 초로 예년보다 한달가량 빨랐다. 따라서 B형 독감도 예년보다 빨리 유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그만큼 오해도 많은 질병, 독감에 대한 궁금증을 문답으로 풀어본다.
①독감은 독한 감기다?
독감을 ‘독한 감기’로 잘못 알기 쉽다. 그러나 감기와 독감은 발생시기부터 원인까지 전혀 다른 질병이다. 감기는 연중 언제든지 걸릴 수 있지만, 독감은 주로 겨울과 봄에 유행한다. 또 감기는 리노바이러스·코로나바이러스·아데노바이러스 등 200여종의 원인균이 있는 반면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단 한종류에 의해 발병한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표면에는 ‘H(헤마글루티닌)’와 ‘N(뉴라미니다아제)’ 두종류의 항원 단백질이 존재한다. ‘H’는 18가지, ‘N’은 11가지가 있는데, 두 단백질은 변이를 자주 일으킨다. 산술적으로 198종류(18×11)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최근 유행한 독감은 H3N2형이다.
②독감이 위험한 이유
감기에 걸리면 나흘에서 2주간 기침·콧물·발열·전신 무기력감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대부분 자연치유된다. 반면 독감은 39℃ 이상의 고열과 기침·인후통·근육통 등을 동반하며, 일반 감기보다 증상이 훨씬 심하고 낫기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독감에 걸린 사람들이 하나같이 ‘죽다 살아났다’라고 표현하는 것도 그래서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노인·소아 등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는 치명적인 합병증마저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독감으로 인한 대표적인 합병증은 폐렴이다. 폐렴은 폐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65세 이상 고령층 사망 원인의 1위를 차지한다. 또한 독감은 전염성이 무척 강해 한번 퍼지기 시작하면 국가적 대란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20세기 초반 스페인에서 시작된 독감은 전세계로 퍼져나가 이후 2년 동안 2500만~5000만명의 사망자를 냈다. 당시 우리나라에서도 740만명이 독감에 걸렸으며, 이들 가운데 14만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③왜 올겨울에 대유행했나?
독감 유행시기가 예년보다 빨랐기 때문이란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특히 겨울방학에 앞서 유행이 시작돼 피해가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 많다. 이재갑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집단생활을 하는 학생들의 경우 전염병 전파 속도가 일반인보다 훨씬 빠르다”면서 “겨울방학에 들어가지 않은 상황에서 학교에 독감이 퍼지면서 7~18세 환자가 급증했고, 이 때문에 전국적으로 독감이 유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④독감을 예방하려면?
현재로선 예방백신이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백신의 효과는 개인마다 다른데, 건강한 성인들에게는 70~90%의 예방효과가 있다. 단 백신을 접종했다고 효과가 바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항체가 형성되려면 대개 2~4주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더불어 백신의 약효는 5~6개월 정도만 지속되는 만큼 지난해 초에 맞은 백신은 올해엔 효과가 없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아직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만성질환자·임신부 등 고위험군의 경우 지금이라도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면서 “현재 유행 중인 A형과 함께 앞으로 유행이 예상되는 B형 독감 감염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⑤백신을 맞아도 독감에 걸릴 수 있다?
예방백신을 접종했다고 절대 독감에 안 걸리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접종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증상이 훨씬 약하고 합병증으로 이어질 확률도 줄어든다.
⑥백신마다 효과가 다르다는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종류가 다양한 만큼 백신도 여러가지가 있다. 한가지 백신만으로 모든 독감을 예방할 수는 없다. 현재 우리가 접종받는 백신은 크게 3가와 4가로 나뉜다. 3가 백신은 A형 바이러스 2종과 B형 바이러스 1종, 4가 백신은 A형 바이러스 2종과 B형 바이러스 2종에 대한 예방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해마다 그해 유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A형 2종, B형 1종을 발표한다. 이를 바탕으로 질병관리본부는 백신을 비축한다. 올겨울 준비된 백신에는 이번에 유행한 인플루엔자 A형(H3N2형) 감염을 막는 성분이 들어 있다.
⑦백신의 부작용은 없는지?
항체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몸에 무리가 간다. 따라서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 독감백신을 맞으면 더 아플 수 있다. 혹자는 독감백신을 맞고 나서 오히려 독감에 걸렸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독감백신 안의 바이러스는 활성이 없는, 쉽게 말해 ‘죽은 바이러스’라 감염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다만 독감백신은 독감을 예방할 뿐 일반 감기까지 막지는 못한다. 따라서 독감백신 접종 후에도 일반 감기에는 걸릴 수 있다.
⑧백신접종 외의 예방법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손만 잘 씻어도 감염성 질환의 70%를 막을 수 있다. 따라서 독감에 걸리지 않으려면 외출 후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 방법은 비누 등 세정제를 이용해 흐르는 물에 20초 이상 씻는 것이다. 이와 함께 사람이 많이 다니는 장소는 되도록 피하고 기관지 점막이 마르지 않도록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농민신문>
첫댓글 저, 독감이었던 건가요??
고열, 기침, 인후통, 근육통 전부 나타났었나요?
@바람숲 고열만 빼고 다 한꺼번에 있었지요. 에다가 한달 가까이.윽.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