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 인력 빠져나가며 악순환… “버티다 지쳐 떠나는 중”
병상 늘려도 간호사 없다… 부족한 인력, 무너지는 환자 관리
BC주 병원, 환자는 늘어나는데 간호 인력은 바닥
BC주 병원들이 급증하는 환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감기와 독감 같은 계절성 질병뿐만 아니라, 인구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 의료 인력 부족까지 겹치면서 의료 현장은 한계에 도달했다.
BC주 보건부는 2월 병원 환자 수가 지난해보다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를 감당할 의료진이 부족한 것이 더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BC주의 간호 인력 부족 규모는 6천 명에 달하며, 병실보다 환자가 더 많은 ‘초과 수용’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한 병원 관계자는 “병실 하나에 25명을 수용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30명 이상이 입원하는 경우가 많다”며 “간호사 1명이 4명의 환자를 맡아야 정상인데, 현실은 8~10명까지 돌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BC간호사노조는 환자-간호사 비율을 조정하는 협약을 체결했지만, 아직도 현장에서는 이를 적용하지 못하고 있다. 간호사 1명이 감당해야 할 환자 수를 줄이려면 추가 인력이 필요하지만, 신규 채용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보건부는 2023년 11월 BC주의 공립 병상 수를 9천202개에서 9천929개로 늘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병상이 늘어나도 이를 담당할 간호 인력이 부족해 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BC주는 미국 간호사와 의사들을 대상으로 BC주에서 근무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해외 의료진의 면허 절차를 간소화해 부족한 인력을 보완하겠다는 계획이지만, 현장 간호사들은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없다고 말한다.
간호사 부족은 단순한 병원 문제를 넘어, 환자의 건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간호사들이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면서 환자 관찰이 어려워지고, 작은 이상 징후를 놓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현재 남아 있는 의료진의 피로도가 극심해지면서, 일부 간호사들은 정신적·육체적 피로로 인해 직장을 떠나고 있다. 한 간호사는 “더 이상 환자를 제대로 돌볼 수 없는 환경”이라며 “이런 상태가 계속된다면 의료 시스템이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대책이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지, 그리고 BC주의 의료 시스템이 정상화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