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 중소형아파트 9.66%↓
대형 면적보다 3배 이상 하락
"집값 상승기에 몰렸던 투자수요 빠져"
ⓒ연합뉴스
아파트값이 역대 최대 하락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 소형 아파트가 대형 아파트 대비 3배 이상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높아진 금리로 2030 '영끌' 수요가 실종된 게 주효한 원인으로 풀이된다.
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중소형아파트(전용면적 40㎡ 초과~60㎡ 이하) 매매가는 누적 기준으로 전년보다 9.66% 내려 모든 평형 중 가장 높은 하락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소형아파트(전용면적 40㎡ 이하)는 8% 하락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초대형아파트(전용면적 135㎡ 초과)는 전년 대비 2.86% 하락하며 가장 낮은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 같은 흐름은 강북권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지난해 강북권 중소형 아파트는 11.64%, 소형 아파트는 11.47% 떨어지는 등 두자릿수 하락을 보였다. 특히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의 경우 중소형(12.08%)·소형(13.26%) 모두 서울 권역 중 가장 큰 폭의 하락률을 나타났다.
시장에서 서울 소형 아파트의 외면은 집값 상승기에 내 집 마련을 꿈꾸며 저렴한 소형 아파트에 몰렸던 2030 영끌족이 사라지면서다. 최근 연이은 금리인상으로 대출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낮은 가격에 '급매'를 내놓는 집주인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여기에 임대사업자 혜택마저 사라지면서 매물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문재인 전 정부는 출범 첫해 세입자의 주거 불안을 해소한다며 임대사업자 혜택을 확대했다. 아파트를 신규 임대 등록 대상에서 제외했지만, 현재는 다세대가구 등 비아파트에 대해서만 장기 임대사업자 등록이 가능하도록 했다.
주택 시장에 급매가 봇물을 이뤄 소형아파트의 가격은 떨어지는 반면 거래 비중은 높아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신고된 서울 아파트 거래량 총 1만2111건 가운데 60㎡(전용면적) 이하의 소형아파트의 거래량은 총 6506건으로 전체의 53.7%에 달했다. 이는 2021년 소형아파트의 거래 비중인 46.5%에 비해 7.2%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택시장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집값 상승기에 몰렸던 투자수요가 빠져나가고 있는 것"이라며 "금리인상 등의 여파로 재건축이나 리모델링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구축 아파트가 신축 아파트 대비 외면받고 있다"고 말했다.